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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대통령선거의 여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962년10월28일의 개헌에 의해 1백17년만에 처음으로 시행된 이번 불란서대통령의 직접선거는 여러가지 여운을 뒤로 남기는 것이 되었다.
첫째, 예상을 뒤엎고 「드·골」후보는 끝내 과반의 선을 뚫지 못함으로써 그가 그다지도 집착했던 위광은 급기야 금이 가고 만듯하다.
둘째, 사회당 공산당의 연합전선이 오랜만에 형성됨으로써 그것을 배경으로한 「미테랑」 후보는 착실하게 조직표를 동원할 수 있있다. 소련의 관변마저 놀라게 한 이러한 일종의 인민전선의 부활같은 징후는 앞으로 불란서내외정에 적지않은 바람을 불어일으킬 전망을 안게 한 것이다.
셋째, 의외의 복병이었던 인민공화파 「르카누에」후보는 전통적인「드·골」발판에 파고들어 「드·골」의 금성탕지를 밑으로부터 위협하고 든 것이다. 특히 이 「르」후보의 경우는 그의 지위가 「캐스팅·보트」역할을 하게 되어있었다는것 외에도 그의 주장이 「드·골」의 대 EEC정책과 대 서구동맹정책을 정면에서 힐난하고 있는것이었음에 비추어 「드·골」의 향후 정치노선에 불가피한 자성을 뒤따르게 할 것 같다.
물론 이번 선거가 보여준 위의 세가지 특징을 한데 묶어 고찰한다면 한마디로 이제 「드·골」대통령의 독주적대국주의에는 석일과 같은 후광이 비춰지지 않을것이라 하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그의 면모를 약여케했던 몇가지 주요정책은 최소한 어떤 신축성정도는 갖추는것이 되어야할 것 같다. EEC교섭의 즉각적재개, 「파트너쉽」으로 되는 서구동맹(대서양동맹)의 재조정, NATO로 향했던 강인한 수정공세의 재고려 문제등이 우선 등장되리라 관측된다. 말하자면 이번 선거에서 그 위광이 크게 후퇴된 「드·골」대통령은 어느모로나 선거결과가 남긴 교시 내지는 선거때에 조직됐던 여론의 동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것이라는것이 일반적 견해인것이다.
제3제국의 군화소리가 전구주에 울려 퍼지던 시절, 현대사양지에 그 모습을 드러낸이후, 줄곧 고독하면서도 어떤 계산의 치밀성과 『국제적 역할에 있어서의 불란서의 천분과 전통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구사하려고 했던 그의 시대에도 이제 돌이킬수없는 한 큰획이 그어진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영원히 무엇엔가 도전해드는 것 같은 특이하고 야심적인 정치역정을 더듬어왔던 「드·골」의 위세도 차츰 현실의 중압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되게된 것 같다.
물론 지금 이 시각에 있어선 그가 약 2주일후인 12월19일, 최고득점자 2명을 놓고 다시 겨루게되는 제2차 결선투표에 확실하게 나설 것 인지가 아직 불분명하며 그의 향후 정치노선이 크게 수정되리라는 뚜렷한 조짐도 없다. 그러나 그가 2차결선에 나서지 않을수 없다는 것과 만일 그가 2차결선에 나서는경우, 그의 당선이 의심할 나위도 없을것이라 하는것은 여기서 중언할 필요도없이 명백하다.
또한 그렇게 멍든 자존심을 안고 2차결선에 나서 비록 틀림없는 당선자가 되어 내년 1월9일부터 시작되는 7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재취임한다해도 그의 더이상의 독주가 사실상 제어되리라하는 전망에도 거의 틀림은 없는것이다. 여러모로 획기적인 여운을 남긴것이 이번 불대통령 선거이었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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