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뜻하지 않은 '테러 특수'를 누리는 업종들이 생겨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성조기 제작, 보안장비, 재난대비시스템 , 유화제품 등 일부 업종이나 업체는 주문량이 크게 늘고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이번 테러사태이후 어려움을 겪고있는 대부분의 업종과는 달리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 美 애도물결.애국심 고취로 '성조기 특수' : 테러참사로 인한 국민적인 애도물결과 애국심 표현 등으로 미국의 가정집과 차량마다 성조기를 내거는 바람에 테러사건 다음날 미국 전역에서 팔린 성조기 판매량은 과거 1년치를 넘어설 정도. 이에 따라 미국내 성조기 재고가 바닥나는 바람에 중국과 우리나라 등으로 성조기 제작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기산업사, 월드산업사 등 태극기 제조업체들은 미 테러사태 이전에는 성조기를 거의 제작하지 않았으나 태러참사 이후에는 오퍼상과 무역업체들로부터 쏟아지는 성조기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산업사의 이봉수 사장은 "오퍼상들이 워낙 급하게 물량을 주문하는 바람에 생산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 1만장 정도의 성조기를 제작,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테러 대비위한 '보안 특수' 생겨 : 미 테러사태로 인해 보안시스템과 장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보안관련 업체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DVR(디지털영상보안장치) 제조업체인 ㈜성진씨앤씨는 이번 사건이후 미국으로부터의 주문량이 늘어나는 한편 일본, 중국, 홍콩, 호주 등 신규시장으로부터의 주문상담도 쏟아지고 있다.
성진씨앤씨의 정혜진 실장은 "미 테러사건이후 미국 보안유통업체로부터의 주문량이 30% 이상 늘었다"며 "임원진들도 대부분 일본, 호주 등 외국으로부터의 주문상담에 응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DVR를 수출하고 있는 ㈜3R또한 이번 테러사건뒤 미국내공항, 군사보안시설, 공공기관 등으로부터의 업그레이드 및 추가설치 주문이 크게늘고 있다.
보안전문업체인 에스원[12750]과 ㈜CAPS에도 미국의 테러참사 이후 안전 및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안시스템 설치나 경비 문제에 대한 문의가 평소보다 크게 늘고 있다.
◇ '재난대비'로 SI업계도 특수 : 미 금융회사들의 피해가 심각한 이번 테러를 계기로 국내 금융권의 재해복구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SI(시스템통합)업계도 '테러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재해복구시스템은 은행, 보험, 증권사의 거래내역, 고객신용정보 등 중요정보를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데이터백업센터에 저장, 뜻밖의 재해에 대비하는 시스템. 동원증권의 경우 지난해 전산시스템 침수사고로 2천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적도 있으나 국내 45개 증권사중 재해복구시스템을 갖춘 곳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이분야 투자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삼성SDS의 위기복 상무는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투자비를 이유로 지금껏 재해복구시스템 투자를 미뤄왔으나 미 테러사건이후 금융권 경영진들로부터 시스템 설치에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이외에 데이터백업센터를 갖춘 SI업체들은 현대정보기술, LG-EDS, SKC&C등이며 이 업체들에도 이번 테러이후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화제품은 가격상승 효과 :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테러사건 이후 가격이 t당10-20달러 상승해 그동안 불황으로 허덕이던 국내 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에 상당한도움이 되고 있다.
에틸렌의 경우 7일 t당 435달러(동남아 도착기준)였으나 14일에는 450달러로 상승했으며 프로필렌도 425달러에서 435달러로 올랐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도 같은 기간 각각 600달러와 580달러에서 610달러와 600 달러로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만 안정된다면 이번 테러사태 여파가 국내 유화업체들의 수익개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