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운동의 방향과 성격

이른바「순수·선명 야당」을 지향하는 신당운동은 지금 중대한 고비에 이르렀다. 신인의 참가전망이 뚜렷하지 못한데다가 신당운동의 주축을 이루는 전 민중당 강경파와 민주구락부 사이에 당 조직의 「헤게머니」다툼이 벌어져 잘못하다가는 두개의 군소 신당이 나타날 가능성 마저 생겨나기 때문이다. 신당운동의 이와 같은 분열위기는 새로운 정치도량의 결집에 국정쇄신의 기대를 걸었던 국민대중을 적이 실망시키는 것인데 우리가 보는바 신당운동의 방향과 성격을 요약·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당운동은 만란을 극복하고서라도 재야 민주세력을 대동 단결시켜 늦어도 금년 말까지는 발족을 보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한·일 협정 비준 파동을 계기로 집권당인 공화당, 그리고 야당으로 자처하였던 민중당이 공히 국민의 신임을 상실하고 우리 나라 대의 민주정치가 사실상에 있어서 국민적 기반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조건하에서 정당 정치, 대의 정치를 대중 사회의 저변과 밀착시켜 명실공한 민주주의를 구현해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선명한 야당을 새로이 만들어 가지고 현 집권 세력과 대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당운동이 유명무실해진 한국 대의 민주정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대적 요청으로서 객관적 필요성이 잘못 큰 것이라고 하면 신당운동에 참여코자하는 개인이나 정파는 개인감정이나 파벌의식을 넘어 우선 대동단결의 방향부터 찾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당운동이 발족도 보기 전에 벌써 파쟁과 분열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 이유가 어디 있든 간에 비난을 받아야 할 일이요, 이점 관계자들의 맹성을 촉구하고싶다. 통합야당의 분열이나 신당운동의 부진 등 재야정세력의 한없는 세포분열작용은 정권투쟁에 있어서 현 집권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인데, 우리는 신당운동의 부진이나 분열이 다음 총선에 있어서 공화당에 부전승의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을 서슴지 않고 단언할 수 있다.
둘째 신당운동은 그 조직과 운영에 있어서 「국민의 국민을 위한 건전야당」으로 결집을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까지 정당은 국민의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었던 가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는 바로서는 지금까지의 정당의 대다수는 정권투쟁과의 관련에 있어서 「정치인들의 정치인들을 위한 정당」이었지 공당적 대중적 성격이 희박하였음을 부인치 못할 것 같다. 현존정당은 극언한다면 정권의 「톱·리더」나 국회의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야심가들이 모여서 정당이란 간판을 내세워 마치 구걸하는 식으로 정치자금을 뜯어다가 직업당원을 먹여 살리고 정권투쟁에 한몫 보려는 조직에 불과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까닭으로 「국민중 보다 좋은 부분」은 정당참여를 꺼리게 되었고 대중은 그러한 조직을 일종 필요악적 존재로서 인정했을 따름 적극적인 호응을 거부해 왔던 것이다.
앞으로 나올 신당은 이런 한국정당의 통폐를 반드시 극복하지 앉으면 안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직업을 갖지 않은 자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하며, 당원들로부터의 균등한 당비갹출로써 당 활동에 필요한 정치자금은 자변토록 하는 원칙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국민의 국민을 위한 정당이나 타날 수 있는 것이며 정권투쟁에 있어서만 대중의 이익이 옹호 신장될 수 있다. 보수정당이라 하면서 중산계층이나 봉급생활자, 소시민지식층, 농민으로부터 완전히 외면을 당하는 이상으로 더 큰 정치적 불행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