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델」탐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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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정치의 특징은 첫째로 정치적 결정론을 들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정치가 거의 모든 사회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둘째로 국민의 가치 신조 감정적 태도를 말하는 정치문화가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이다. 셋째로 국민의 정치 참여의식이 결여되어 있다한다. 한국정치에 대한 이와 같은 여러 학자들의 분석은 과학적 방법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첫째로 정치학자들의 철학적 통찰력의 부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정치학자들은 서구의 정치적 이념가치를 마치 한국의 현실에 그대로 타당한 듯이 생각하고, 그 가치와 그것이 생긴 환경과의 관계, 그러한 가치가 생성해온 과정만을 다루는 한계에 머무르고있다.
이 범위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가치도덕을 구명하는 데로 나가지 않는 한 과학적 정치학을 표방하는 연구는 학문적 기반을 가질 수 없다. 남의 필요에서가 아니라 자기의 필요에서 문제를 의식하고 제기하는 태도가 요청된다.
둘째로 소위 과학적 분석을 시도한 제 연구가 외국의 「모델」을 비판 없이 빌어온 나머지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모델」이용이 아니라 「모델」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온 일도 적지 않았다.
우리는 이러한 모방의 단계를 벗어나 정치동태분석에 있어 한국 현실에 맞는 지표와 변수를 찾아내기에 노력할 때 정치학도로서의 학문적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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