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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월남수상 판·콰트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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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남전의「북새통」에 파리하게 지친 모습이려니 싶었지만『앙트레!』하고「호텔」방문을 여는「콰트」박사는「데모」와「쿠데타」소동에 밀려난 월남이라는 나라의 전 수상 같지 않게 발랄한 생기를「전시」했다.
-『거,「대가」라는 사람들, 현실을 바로 알고 월남전을 평했으면 좋겠어』

<피상적 판단 말길>
지난 9월5일「사이공」을 떠나「개인자격」으로「마닐라」대북을 거쳐 1주일 예정으로 한국을 방문한「콰트」박사는「파이프」를 비스듬히 물고 대뜸 구미의 학자·언론인들이 월남과 미국의 대공전을 피상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올해 57세, 3남3녀에 손자까지 둘이나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나이보다 다섯 살은 젊어 보이는「콰트」박사, 승산 없는 전쟁이라면 우리는 벌써 손들고 말았을 거라고 기염을 토했다. 65년2월「칸」장군의 군사위서 수상으로 지명되어 5월6일 형식상으로나마 민정을 회복하였다가 6월에 물러난 이「과도수상」은 그래도 금년 초부터 월남정치 정세가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하루 아침엔 안돼>
『구엔·카오·키」장군이 만사를 잘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는게 사실이지. 그러나 월남의 현실은 어떤 사람이 수상자리에 앉아도 하루아침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요. 막대한 전쟁피해를 입고있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기대는 너무 큰데 정부측으로서는「베트콩」소탕이라는 또 하나의 십자가를 지고 있으니…』
이때 젊었을 때는 아닌게 아니라 참「핸섬」했노라는 이「에트랑제」의 얼굴이 침통하게 어둔 빛을 띤건 꼭 담배연기의 탓만은 아닌 듯 싶었다.

<파병엔 감사할 뿐>
한국과 월남의「반공유대」를 거듭 강조하는「콰트」박사는 한국의 월남파병은 대공전서 승리를 거두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했다. 그는 예컨대, 일본 같은 나라는 월남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타산을 앞세우기 마련이라고 불평스런 한마디를 덧붙였다.
-『서구? 그 사람들도「아시아」보다야「유럽」걱정을 더하지. 월남국민의 다수가 호지명 밑에서라도 통일되는 것을 원한다는「유럽」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어』
용케 가을철에 한국을 방문한게 행운이라고 활짝 웃는「콰트」박사, 방한인상에 극적인 멋진 답변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못박는다.
-『신념만 있으면 이렇게 전화에서 빨리 부흥할 수도 있구나 싶어「전환의 전쟁환자」로서 큰 힘을 얻었답니다』
『귀국하면 다시 정계로?』

<정계복귀에 여운>
『가만있을 수야 있을라구. 인간만이 정치의 전부는 아니니까, 이번 외유서 얻은 경험을 「야」에서라도 살려봐야겠어』
정계복귀에의 여운을 남기는 귀공자「타입」의 이 정객은 오늘도 그 김치와 불고기 생각이 난다면서 자리를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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