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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개발 없이 경제부흥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일부터 12일까지의 교육주간 중 대한교련은「인력 개발 없이 경제부흥 없다」는「슬로건」아래 입체적인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의 특색을 보면 기간중의 매일매일 행사에 각별한 의미를 붙이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사은의 날」을 첫 날로 하여「사친의 날」「직업보도의 날」「연구수양의 날」「체위향상의 날」「윤리확립의 날」등으로 나날을 엮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한가지 서운한 것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는 등 교육전반에 걸친 자각과 추세를 가다듬는 것까지 좋으나「슬로건」이 추구하는 내용에는 별로 관심이 베풀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의 교육문제에 있어서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그 근원적인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문제는 바로 교련「슬로건」대로 종합적인 인력개발의 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은, 사친, 윤리는 모두가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적절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는 것은 여전히 인력개발의 문제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연내로 우리 교육계에서는 우리교육이 어떻게 긴밀한 사회수요와의 관련 위에서 운용되어야 할 것인가가 숙제로 되어 왔다. 그래서 학제문제가 왈가왈부 되었고 의무교육문제, 교육세문제가 거론되었으며 대학의 정원문제 같은 것이 시끄럽게 논의되었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교육의 충실이라는 것은 적정학생수의 과학적 산출, 제도적 뒷받침 나아가서는 사회수요에 직결시키는 것에서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아 온 것이 근자의 추세이었던 것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교육투자에 관한 부문을 다시 말하면 인적자원의 개발, 동원 등을 홀시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이의를 제기케 하였던 것이었다. 국가수준에 의한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인력개발계획이 없고 그것을 관장하는 기구가 없이 경제부흥에 부응할 인력개발을 운위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가 지적되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계와 정부의 각성된 관심은 무엇보다도 이 원초적인 문제해결에 집중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슬로건」만 그럴듯하게 내걸고 기실 행사는 예년의 축하행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 어렵고 근시적인 문제에는 아무도 개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달이면 달마다 각종 기관에 의해 베풀어지는 수많은 행사가 한결같이 형식적 도장에만 기울어지고 있음을 한탄하는 바다. 전시하길 좋아하고 떠들썩하길 좋아하는 태도로 우리의 각종 행사가 전개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실보다는 명만을 취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야말로 한 나라의 백년 후를 내다보는 부문인 교육계에서만은 이런 타성이 말끔하게 씻어져야 한다. 우리는 교육계가 하다못해「인적능력개발의 장기계획」같은 하나의 문제만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고 제창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교육계를 아끼며 나라의 장래를 더불어 걱정하는 마음에서 교육주간만은 겉치레보다 속치레에 개중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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