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정광호씨 개인전 29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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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조각가 정광호(42) 씨의 개인전은 가볍고 투명한 조각을 보여준다(29일까지) .

구리나 은 철사를 용접해 만든 꽃잎.나뭇잎.북어 등의 형상 15점.

2m가 넘는 대형 항아리도 있고, 김수영 싯귀나 천자문 등의 글자로 이어진 것도 있다. 일상에서 익숙한 형체는 편안함을 주지만 형태와는 모순된 철사라는 재료가 시각적으로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작품의 표면과 형체를 동시에 구성하고 있는 철사선들은 나뭇잎의 잎맥.항아리에 난 미세한 균열의 무늬를 떠올리게 한다.

전체적인 인상은 편안하고 가벼우면서도 명상적이다. 1994년부터 철사 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의 관심은 '표면' 이다.

"책을 읽을 때도 표면에 인쇄된 글자를 통해 의미가 전달되듯 사물의 본질도 표면이나 피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면서 "표면이 곧 현실의 전부" 라고 말한다.

서울대 조소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정씨는 올초 일본의 니카프 아트페어에 참가,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 6월 스위스의 바젤 아트페어(미술견본시) 에선 출품작 9점중 7점이 팔리는 등 인기를 누렸다. 오는 20-2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개인전은 이번이 15번째. 02-511-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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