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행성에 둥지튼 인류 어떻게 됐을까

중앙일보

입력

우주시대 3만년의 인류 역사를 그린 영미 SF의 고전 '듄 연대기' 가 완역된다.

1990년대 초 풀빛 출판사가 4부까지 출간하다가 절판됐었는데, 황금가지가 다시 1부 『듄』 네 권을 시작으로 마지막 6부 『듄의 신전』까지 총 20권을 한 사람의 역자를 통해 차근차근 내놓기로 한 것이다.

1965년 미국에서 발간되자마자 공상과학소설 최고의 영예인 네뷸러상(65년) .휴고상(66년) 등을 휩쓸었던 이 책은 지난해에도 TV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지는 등 여전히 전세계 SF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작이다.

우리나라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84년) 나 게임 '듄2' 등이 더 잘 알려져 있지만, 한 인터넷 서점에 올 초까지도 올라와있는 독자서평을 보면 소개되다 만 이 소설에 대한 국내 SF팬들의 갈증도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구하지도 못하는 책을 책방 아저씨를 괴롭혀 가면서 어찌어찌 4부까지는 다 읽었다. 마치 물리학의 법칙이 종말을 맞는 블랙홀의 특이점 속처럼, 좁고도 한없이 넓은 듄의 세계는 짧디짧은 어리기만 한 내 인생 소견으로는 이해의 지평선 너머에 있다. 누군가 또다시 오역도 고치고, 깨끗이 다듬어 책으로 내놓아 주기를 정말로 빈다. (일전에 모 통신망에서 듄 동호회 만들려다 실패한 사람) "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이 소설 속에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와 마호메트, 구세주 신앙, 신비주의, 아라비아의 로렌스, 석유파동, 자원민족주의, 히피문화, 체 게바라, 서양 중세의 사회상, 불로장생, 신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등등. 언제건 나머지 부분과 함께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기를 빈다. (SF팬) "

작가인 프랭크 허버트가 죽을 때까지 20년에 걸쳐 만들어낸 사막의 행성 '듄' 이라는 인류 미래의 세계가, 독특한 주인공들과 탄탄한 플롯, 정교한 문장과 함께 SF소설의 묘미를 확실히 느끼게 해 준다.

3개월에 한 부씩 출간할 예정이라 하니 이미 4부까지 읽었던 팬들은 다시 세심히 번역된 작품을 읽으며 기다리는 '즐거운 고통' 을 좀더 감내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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