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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먹자촌] 대구 찜갈비 골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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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 찜갈비 골목=대구시 중구 동인동의 한 뒷길에는 찜갈비집만 열두어 집이 추녀를 나란히 하고 모여 있어 '찜갈비 골목'으로 통한다.

동인동 찜갈비는 다른 지역에서는 맛 보기 어려운 대구의 명물 먹거리. 대구음식답게 고춧가루를 듬뿍 써 우선 보기에도 매워 보인다. 마늘.생강도 범벅이다시피해 외지인들은 지레 겁을 먹곤 한다. 그러나 한번 먹어보면 개운하고 달콤한 맛까지 느낄 수 있어 다시 찾게 된다.

이 골목은 70년대 초 한 선술집에서 술안주 겸 반찬으로 찜갈비를 내놓으면서 큰 호응을 얻어 한집.두집 늘어나 타운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집집마다 맛은 조금씩 달라 저마다 고정 입맛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찜갈비의 맛은 고기의 육질 외에도 여러 가지 양념을 버무리는 손끝에서 달라진다고 한다. 60~70년대에나 쓰던 노란색의 찌그러진 양은 그릇만을 고집하는 것도 찜갈비집의 특징이다.

23년째 이 골목을 지키고 있는 '벙글벙글 찜갈비'집의 장영숙(53)사장은 "불 조절이 쉬워 눈으로 보면서 가장 알맞게 쪄낼 수 있다"며 "술 한잔을 나누며 고기를 건져 먹은 뒤 그릇 바닥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일미"라고 귀띔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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