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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 없는데 맥주는 어떻게 수출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 여름에는 미국에서 북한산 맥주를 먹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의 외국자산통제국(OFAC)이 지난해 9월30일 북한 대동강맥주의 미국 수입을 승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 산하 ‘적성국가교역법허가실(TWEALS)’은 뉴욕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의 스티브 박(한국명 박일우) 대표에게 보낸 서한(Case No. NK-93092)에 북한에서 제조된 대동강맥주 1만 7460박스, 42만3360병의 미국 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에 북한산 맥주가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라며 4일 이같이 보도했다.

대동강맥주 수입허가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미국은 2004년 150만달러, 2010년 8000달러의 물품을 북한에서 수입한 것이 북미교역의 전부였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2009년 대동강맥주를 광고했었다. 북한이 상업광고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대동강맥주는 미국 각 주정부 주류당국의 규정에 맞춘 레이벨작업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북한측은 우선 컨테이너 3~4대 물량의 대동강맥주를 6~7월쯤 미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뉴욕과 뉴저지와 같은 미국 동부지역에서 먼저 시판한다는 것이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내 다른 맥주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전망이다. 알콜 도수는 5.5도이며 보리함량은 11%로 640ml 크기의 병맥주이다.

북한은 2000년 180년 전통의 영국 어셔양조회사로부터 양조장 설비를 인수했었다. 여기에 독일의 건조실 설비를 이용해 맥주를 만들고 있다. 대동강맥주에는 500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 박 대표는 "일반 맥주에 비해 약간 달콤하고, 쌉쌀하다. 독특한 라거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동강맥주 수입허가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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