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확진자 20% 후유증으로 병원 찾아…정부, ‘롱 코비드’ 공식 조사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29일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가정의학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후군 클리닉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뉴스1

29일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가정의학과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후군 클리닉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롱 코비드(long covid)’라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표준화된 연구를 위해 감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염자 20~79% '피로감ㆍ호흡곤란ㆍ건망증' 앓아 #확진자 1000명 대상으로 롱코비드 조사 예정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한 국내 연구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표준화된 정밀 자료 확보를 위해 확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확진 판정 후 3개월과 6개월째에 후유증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립보건의료원을 중심으로 서울·경기·충청·경상·부산·제주권 소재 국내 14개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표준화한 방법으로 실시된다. 올해 하반기 중간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이상원 방대본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까지의 연구는 기저질환자나 중증 환자, 입원 환자 중심으로 후유증 조사가 진행돼 일반 성인에서의 후유증 자료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표준화된 후유증 조사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단장은 연구 대상자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1000명은 국립보건연구원이 진행하는 연구에 직접 참여하는 대상의 숫자”라며 “빅데이터 개방을 통해 민간에서도 후유증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더한다면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과 국립건강보험공단은 오는 4월 말부터 코로나19 빅데이터를 국내 연구기관에 개방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피해 분석과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확진자의 최대 79%가 코로나 후유증 겪어 

31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31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한편, 현재까지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 등과 협력해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의 20~79%가 피로감과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립중앙의료원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확진된 입원환자 47명을 조사한 결과 최장 19개월까지 피로(31.7%)나 운동 시 호흡곤란(17.1%) 등의 후유증이 관찰됐다.

경북대병원 연구에선 2020년 2~3월 내원한 확진자 170명 중 129명(75.9%)이 12개월 이후까지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81명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한 결과 64명(79%)이 21개월 시점에서도 건망증(32.1%), 피로감(30.4%), 수면장애(23.5%)가 지속됐다.

연세의료원 연구진이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경증보다 중증 환자에서 후유증 발생률이 높았고, 경증 환자는 피로감, 중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전체 대상자 중 3개월째 후유증이 발생하는 비율은 20% 정도로 추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2만1615명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238만696명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환자 4139명(19.1%)이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독감 환자보다 기분장애·치매·심부전·탈모를 겪을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게 나타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