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디아’ 너무 비싸다면? 반도체ETF 신상 9종 어때요

‘천비디아’ 너무 비싸다면? 반도체ETF 신상 9종 어때요 유료 전용

AI와 관련된 반도체 기업에만 적극 투자하는 ETF가 있는가 하면, 아직 덜 오른 국내 ‘전공정(pre-process)’에만 투자하는 ETF도 있다. 일례로 키움자산운용의 ‘KOSEF 글로벌 AI 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AI와 관련이 깊은 기업들만 골라 투자하는 ETF다. 김정현 본부장은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성과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투자자는 세분화된 반도체 ETF가 맞고, 반도체 공부가 어렵다면 전반적인 산업에 투자하는 ETF 등을 활용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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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츠랩]자회사 비상장 약속 믿을 수 있나? 신사업 성과 내야

    [앤츠랩]자회사 비상장 약속 믿을 수 있나? 신사업 성과 내야

    포스코(POSCO)는 저희 앤츠랩에서 2월 18일에 다룬 적이 있는데요. (출범하고 5번째 레터! 너무 먼 옛날..) 최근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큰 이슈가 생겨서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기로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건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고 나오는 카드인데요(예: 현대차그룹). 포스코는 사실상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역할을 이미 하고 있고, 지배구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왜 굳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건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포스코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건 ‘철강 중심 사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사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를 위해서’ 입니다. 2월 레터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 같은 메타버스 시대에 철강산업이 좀 올드하고 성장성이 없어 보이는 거죠.  철강 뿐 아니라 포스코의 다양한 사업을 형상화한 그림. 사진 포스코 철강은 고성장 산업군도 아닌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또 1위인 ‘굴뚝산업’이어서 요즘 유행하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불리하죠. 거참, 자동차나 배나 다 철강으로 만들텐데 다들 너무한다 싶긴 하네요.   하여간 포스코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에 ▶철강 ▶2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설 ▶식량∙바이오를 두겠다고 합니다. 철강은 친환경 생산방식과 해외시장 선점으로 좀 더 산뜻한 분위기로 바꾸고, 철강에 가려 안 보이던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음극재 사업, 리튬∙니켈 같은 2차전지 원재료 사업, 수소, LNG, 건설, 식량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웬 식량? 하시는 분도 계실텐데, 포스코인터내셔널(예: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의 식량사업은 규모가 꽤 큽니다.]   자회사가 될 포스코는 상장하지 않겠다고 유독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무슨 구글 얘기도 합니다. '포스코홀딩스 = 상장된 지주사 알파벳'이고, '철강 자회사 포스코 = 상장하지 않은 구글'이라는 건데요. 포스코는 자회사 5곳이 상장돼 있어서 알파벳과 경우가 다르지만,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 포항시 POSCO 제철소 전경. 뉴스1 통상 지주사 주가는 직접 사업을 하는 자회사에 비해 둔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죠. 포스코의 기존 주주 입장에선 철강 자회사 포스코가 홀랑 상장을 해버리면 손해를 볼까봐 걱정입니다. 지금은 상장 안한다고 하지만, 포스코는 전에도 물류 자회사 안한다고 했다가 끊임없이 시도한 전력도 있고, 현대중공업 같은 회사를 봐도 돌고돌아서 필요하면 상장도 하고..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에 40조원을 투입한다고 했는데, 그럼 매년 1조원 넘게 투자를 하겠다는 건데, 상장 없이 한다? 지주사 유상증자만으로 한다? 흠..   포스코가 오너 없는 회사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내년 1월 28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서 지주회사 전환(물적분할)을 결정할 건데, 포스코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9.75%) 입니다. 국민연금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법인을 물적분할 할 때 반대했죠. LG나 SK는 대주주가 따로 있고,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막상 주총에선 압도적으로 통과가 됐습니다.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필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포스코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국민연금 다음으로는 CITI 7.30%, 블랙록 4.95%, 피델리티 3.15%, 뱅가드 2.98% 등의 글로벌 금융사들이고, 자사주 13.26%, 우리사주조합 1.41% 등이 있는데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습니다. 80% 가까운 개인∙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뭉쳐서 반대하면 이론적으로는 무산될 수도 있겠네요. 마침 한국거래소가 자회사 상장을 막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포스코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포스코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목적이 철강에서 벗어나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것이라면 일단 신사업을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최근 주가 추이를 봐도 과연 투자자들이 포스코 신사업의 성장성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리튬 생산은 2023년,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은 2024년에 생산한다고 하는데, 투자를 많이 하겠다고 하는 것 이외에 그 사업들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지 가시적으로 입증된 게 좀 부족하다고 할까요. 국내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수소 사업도 마찬가지고요. 자료 포스코 따라서 지주회사 전환을 둘러싼 포스코의 과제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자회사 상장 안한다는 약속에 대해 기존 주주들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냐, 그리고 신사업들의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을 보여줄 것이냐. 두 가지에 대해 시큰둥한 분위기가 계속 된다면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 같고요.   오히려 내년 철강 사이클이 나아진다고 하는데 본업 실적을 보고 투자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포스코 밸류에이션은 현재 저평가 국면이고요. 내년 상반기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부양책을 기대해봄직 합니다. 2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하죠? 주총 봐야하고 중국 봐야 해서 단기 불확실성 있지만, 신사업을 하겠다는 것과 철강의 안정적인 수익성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비전은 좋지만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달라 ※이 기사는 12월 2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

    2021.12.21 07:00

  • [앤츠랩]삼성이 버린 사양산업? 전기차 꽃길 열렸는데!

    [앤츠랩]삼성이 버린 사양산업? 전기차 꽃길 열렸는데!

     전기차 시대이고, 전기차엔 반도체가 엄청 많이 필요하고,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가 매우 중요한데 부족해서 차를 못 만들어 난리다..란 얘기, 너무 뻔한가요? 얼마 전엔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텔레칩스를 들여다봤는데요. 이번엔 차량용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해성디에스 알아볼게요.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필요해요. 셔터스톡 ‘잠재적 적자요인을 제거했다’. 2014년 삼성테크윈이 반도체부품 사업을 떼어내자 증권사들은 잘했다고 박수쳤죠. 그 사업부를 해성그룹(‘밀크 복사지’의 한국제지가 계열사)이 인수했고, 해성디에스가 됐습니다. 해성디에스 사옥. 사진 해성디에스 그리고 반전 스토리. 보란 듯이 해성디에스는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채 아주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매출이 한번도 줄지 않았다고. 올해 들어서도 1년 전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0% 늘었죠(3분기 누적 기준). 해성디에스는 반도체용 리드프레임을 만듭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긴 부품인데, 딱 봐도 익숙한 모양이죠. 반도체칩을 부착해서 회로와 연결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해성디에스는 세계 최고 수준 도금기술(팔라듐 초박막 도금)을 보유한 리드프레임 기업(세계시장점유율 7.4%)이죠. 리드프레임. 이렇게 생겼어요. 사진 해성디에스 스마트폰 시대엔 반도체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게 중요해지면서 아예 리드프레임(구리라서 무거움)을 안 쓰는 반도체 패키지가 대세가 됐죠. ‘와, 그럼 이제 큰일 났네~’ 하시겠지만. 반도체가 스마트폰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란 말씀. 자동차용 반도체는 작고 가벼운 것보다 무조건 ‘안정성’이 중요하거든요(자동차는 공간이 많아서 작은 건 안 중요). 그래서 뭐가 꼭 필요하다? 리드프레임!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내연기관차 약 200~300개, 전기차 약 500개, 자율주행차(레벨3 이상) 약 2000개라고 하죠. 자동차용 반도체가 뜰 수밖에 이유.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요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자동차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 1, 2위는 각각 인피니언(독일)과 NXP(네덜란드)(한국 기업은 아직 존재감 없음...). 해성디에스는 이들 선두기업 모두에 리드프레임을 납품합니다.   주문이 밀려들어서 공장이 완전 풀가동 중이죠. 최근 증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늘어나는 건 기정사실.  리드프레임(매출의 68%) 말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매출의 32%)도 만듭니다.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D램용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죠.    아시다시피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패키지 기판도 단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럼 이 분야는 당분간 별로 좋아질 일이 없는 걸까요.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따라갈 텐데요. 내년에 기대를 거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DDR5 전환. 차세대 D램 DDR5 시대가 열릴 조짐이... 셔터스톡 지금 D램 시장은 DDR4에서 DDR5로 넘어가려는 중인데요. 아직은 너무 초기이고. 내년 중에 DDR5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란 관측이 있죠. 그렇게 되면 D램 기판을 공급하는 해성디에스가 수혜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단, 당초 예상보다 DDR5 전환이 계속 늦어져서 이제 시장이 DDR5에 좀 심드렁해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해성디에스 주가는 5만320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4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는데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이거 일시적인 거 아니야? 이제 끝물인가?’라는 회의적 시각 때문이죠. 전기차, 자율주행차엔 더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셔터스톡 하지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구조적 성장기. 금세 꺾일 시장이 아닙니다. 부가가치 높은 이 분야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훌쩍 뛰게 될 겁니다(2020년 9.5%, 올해 12.9%, 내년 16.2% 전망-하이투자증권). 고로 성장은 계속되겠죠.     다만 올 들어 많이 오른 주가(88% 상승)가 부담이란 시각이 있는데요. PER(주가수익비율)은 12배(2021년 추정 실적 기준) 정도로 높지도, 낮지도 않은 편. 앞으로의 성장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지겠군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끝물? 이제 시작! 이 기사는 12월 1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   

    2021.12.20 07:00

  • 50년연속 배당 늘렸다고? 32개 美배당왕에 서학개미 눈 번쩍 [영상]

    50년연속 배당 늘렸다고? 32개 美배당왕에 서학개미 눈 번쩍 [영상]

     최근 국내 기업들도 주주친화 정책을 표방하며 배당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시에선 정~말 오랫동안 두둑한 배당을 해 온 기업들이 많은데요. 그들을 추려서 배당왕, 귀족 이렇게 구분까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재밌게요~. 구분 방식 많지만 여기선 배당왕과 배당귀족만 일단 알아볼게요. 우선 배당왕(Divident King)은 50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기업들입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50년 연속 배당을 하는 것도 모자라 매년 늘렸다니…. 참 대단한 회사들인데요. 미국 증시 그 많은 종목 중에 현재 32개 정도의 기업이 배당왕으로 분류됩니다.     코카콜라, 알트리아(필립 모리스), 프록터&갬블, 3M, 존슨앤존슨 처럼 잘 알려진 회사들도 있지만, 호멜 푸즈, ABM 인더스트리즈, 블랙 힐스, H.B.풀러 같은 생소한 기업들도 있네요.   배당귀족(Dividend Aristocrats)은 25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기업들입니다. 앨버말, 캐터필러, 엑손모빌, 킴벌리-클락, 뉴코, 레이시온 등이 있습니다. 이들을 모아놓은 ETF도 물론 있습니다.   더 궁금하시면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으로 오세요. 안녕~ 

    2021.12.19 14:00

  • [앤츠랩]서학개미들 관심 끄는 이 컴퓨터 대체 뭔데?

    [앤츠랩]서학개미들 관심 끄는 이 컴퓨터 대체 뭔데?

     양자컴퓨터를 아세요? 요즘 미국에서 핫한데.    지금 컴퓨터는 정보단위가 비트(bit)잖아요. 0 또는 1. 근데 양자컴퓨터는 달라요. 큐비트(Qubit)이죠. 큐비트엔 0과 1이 동시에 겹쳐서 존재해요. 0도 될 수 있고, 1도 될 수 있고.  그럼 뭐가 좋냐고요? 엄청난 경우의 수를 동시에, 놀라운 속도로 계산할 수 있죠. 날씨 예측·교통정체 같은 난해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 몰라요! 어쩌면 암호화폐의 보안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죠.   하지만 아직 실험실 단계에요. 큐비트가 너~무 불안정한 게 문제에요. 그래서 보통 양자컴퓨터는 엄청 큰 초저온(-273도) 냉장고 안에 들어가있죠. 아마 상용화되려면 4-5년은 걸릴 거에요.    양자컴퓨터 개발회사는?   대기업 : 구글, IBM, 허니웰,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 아이온Q, 리게티컴퓨팅   더 궁금하면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으로 오세요. 안녕!

    2021.12.19 11:00

  • [앤츠랩]전기차에 필수로 들어가는 이것! 관련주는?

    [앤츠랩]전기차에 필수로 들어가는 이것! 관련주는?

     요즘 주식시장에서 핫한 업종은 2차전지, 그러니까 충전해서 쓸 수 있는 배터리 관련주인데요. 배터리를 만드는 소재로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 양극재가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데요.  양극재를 만드는 데는 니켈,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등이 쓰입니다. 아프리카 콩고 같은 나라에서 많이 나는데 노동 착취 문제도 심각하다고 해요.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고, 망간과 코발트는 안전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니켈 비중이 높은 양극재가 쓰이는데요. 니켈이 많을수록 주행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인데요. 다만 화재도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코발트를 적절하게 섞어 안전하게 만드는 게 양극재 핵심기술이라고 합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회사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이 있습니다. 더 궁금하면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으로 달려오세요. 안녕!

    2021.12.19 07:00

  • [앤츠랩] 에르메스 사고 싶니? 백 말고 주식

    [앤츠랩] 에르메스 사고 싶니? 백 말고 주식

    ‘에루샤’라고 부르죠.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다들 아실만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데요. 이 중에서도 요즘 주식시장에서 핫한 기업을 들여다보죠. 에르메스인터내셔널(티커 RMS).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르메스 매장. 셔터스톡 사실 패션명품 대장주는 누가 뭐래도 루이비통이 속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이죠. 시가총액으로 프랑스 1위(유럽 전체로도 2위)이고요(브랜드도 엄청 다양). 구찌·입생로랑으로 유명한 케링도 프랑스에 상장돼있습니다(샤넬은 비상장).   경쟁업체보다 에르메스가 돋보이는 건 놀라운 실적 성장세 때문입니다. 3분기에 증권가 전망(전년 동기 대비 21.5% up)을 훌쩍 뛰어넘는 31%의 매출성장을 했죠. 어차피 코로나 특수 덕일 텐데 뭐 그리 특별하냐고요? 같은 기간 LVMH 매출은 20%, 케링은 12%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남다른 수치이죠.   프랑스 공방에서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었다는 에르메스 백. 셔터스톡 에르메스란 기업, 너~무 보수적이죠. 여전히 창업자의 6대손(알렉 뒤마 회장)이 경영하는 가족 기업이고, 브랜드는 에르메스 하나뿐. 구찌처럼 NFT를 만들어 팔거나 하는 새로운 시도는 절대 없죠(최근엔 버킨백 NFT가 상표권 침해라고 발끈 중. ‘수공예를 통한 물리적 사물의 손에 잡히는 표현을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에’ NFT 시장에 진출 안 한다나). 심지어 가죽제품은 100% 프랑스 공방에서 장인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   그런데 바로 이 지독한 고집이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더 달아오르게 만듭니다. 1만 달러가 넘는 버킨백은 ‘돈 있어도 못 산다(대기하세요~)’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유럽·미국·일본·중국 할 것 없이 이 대기명단이 길어져 가고만 있는데요. 이를 두고 알파밸류의 애널리스트 지에장은 이렇게 평가했죠. “에르메스는 바위처럼 안정적이다.” 코로나와 경기침체, 심지어 중국 시진핑의 ‘공동부유론’까지도 에르메스 실적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으니까요(일본은 제외한 아시아(중국 포함) 매출은 3분기에도 32.3% 증가). 에르메스 H08. 한국 판매가격 730만원. 에르메스 홈페이지 매출의 절반 가까이(45%)가 가방 같은 가죽제품이지만 성장세만 보면 뷰티·액세서리 쪽이 더 쏠쏠합니다. ‘에르메스 H08’이란 남성시계가 엄청 팔렸고, 스카프와 그릇 판매도 급증. 스위스 은행 라일&시에의 세드릭 오마즈만 CIO는 에르메스에 대해 “호황기의 강력하고 꾸준한 매출 성장”을 전망했죠. 수요는 폭발하는데, 생산능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요. 에르메스는 현재 51개인 공방을 2024년까지 3개 더 만들어서(물론 프랑스에)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에르메스 공방에서 교육하는 모습. 에르메스 홈페이지 올 초 880유로 대였던 주가는 81% 뛰어 15일 현재 1599.5유로. 특히 10, 11월 두달 간 많이 올랐는데요. 에르메스가 ‘유로스톡스50 지수’에 편입될 거란 전망 때문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유니버설 뮤직그룹을 밀어내고 에르메스가 유로스톡스50 지수에 편입(12월 20일 예정)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유로스톡스50은 유럽을 대표하는 지수인데, 이를 벤치마크로 하는 ETF 자산만 350억 유로(약 47조원)에 달하니, 들썩 거릴만 했죠.   하지만 이제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PER이 75배에 달하니까요(LVMH 38배, 케링 26배). 그래서 요즘 좀 주춤. 에르메스에 투자하는 럭셔리ETF.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럽주식을 직접 살 수 있는 증권사는 현재는 삼성증권뿐이라서요. 에르메스에 관심 있다면 럭셔리 테마 ETF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 ETF 중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 미국 ETF 중엔 ‘엠레스 럭셔리 굿즈 ETF’가 있죠. 각각 에르메스 투자비중이 6.3%와 3.5%. 둘다 ‘럭셔리’를 표방했고 테슬라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기초지수가 달라 구성종목에 차이가 있고, 국내와 해외 상장 ETF는 세율이 다르다는 점 알아두세요.  by.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1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

    2021.12.18 07:00

  • [앤츠랩]인도가 중국의 대안? 모비우스의 '50년 랠리'론

    [앤츠랩]인도가 중국의 대안? 모비우스의 '50년 랠리'론

    올 한 해 펀드 시장을 정리하면 대체로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보단 성과가 좋았습니다. 제자리걸음을 한 코스피와 달리 해외 증시는 올해도 괜찮은 모습!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었는데요. 신흥국 중에선 인도와 베트남이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둘 다 40%대의 높은 1년 수익률을 기록! 인도 뭄바이. 셔터스톡 특히 인도 증시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4%가량 상승. 지난 9월엔 사상 처음으로 6만 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죠. 미·중 갈등의 장기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 헝다그룹 파산 우려 등이 얽히면서 요즘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인도가 반사이익을 본 거죠. 월가의 유명 투자자 중 하나인 마크 모비우스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흥국 펀드 자금을 인도와 대만에 재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인도 주식시장에 대해선 ‘50년 랠리’를 설파!! 그는 “지금의 인도는 10년 전 중국 주식시장과 비슷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50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죠. 인도 경제. 셔터스톡 50년까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멀리 볼수록 더욱 매력적인 나라가 인도. 장점이 많은 나라죠. 넓은 국토, 많은 인구(심지어 젊음), 게다가 영어권. 예전엔 잠재력만 있었다면 최근엔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제조업 육성 정책 등을 보면 인도가 중국의 ‘세계의 공장’ 자리를 물려받을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네요.   IMF는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9.5%로 전망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인도는 8~9%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거로 보입니다. 긴 흐름에서 투자할 만한 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인도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선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 펀드’의 운용 규모가 가장 큽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데요. 현재 보유 종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 중에는 IT서비스 업체 엠파시스(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이 소유), 인도 정부가 지분 51%를 보유한 방산업체 바라트전자 등이 일단 눈에 띄네요. 펀드 이름은 중소형이지만 작은 기업만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인도 중앙은행과 국립은행을 담아둔 점도 흥미롭네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 펀드’는 2015년 출시됐는데요.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1년 수익률은 61.3%, 3년은 104.94%입니다. 센섹스지수가 9월 고점을 찍고 주춤했던 탓에 단기 수익률은 마이너스. 1개월은 -7.53%, 3개월은 0.46%입니다.   물론 인도 증시가 단기간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고점 부담은 있습니다. 실제로 모비우스 같은 낙관론자도 있지만, 모건스탠리·노무라증권 등 주요 투자은행은 너무 많이 올랐다며 센섹스지수의 목표 주가를 낮추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이렇습니다. “‘인도의 시간’은 결국 온다.”   ※이 기사는 12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7 07:00

  • [앤츠랩]7년 간의 우여곡절…마지막 문턱 앞에 선 국내산 희귀의약품

    [앤츠랩]7년 간의 우여곡절…마지막 문턱 앞에 선 국내산 희귀의약품

    상장 종목 중 ‘대박’ 기대감이 가장 큰 건 아무래도 바이오겠죠. 특히 신약 개발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성공만 한다면 엄청난 보상이 따르니까요. 하지만 쉬울 리 없습니다. 해마다 수백 건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 마지막 관문 앞에서 쓰러지는 경우도 허다하죠.    글로벌 단계에서 마지막 관문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일 겁니다. 국내 제약회사가 신약으로 이 문턱을 넘은 건 손에 꼽을 정도! 그마저도 해외 제약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나갔죠. 2019년 엑스코프리(뇌전증 치료제)로 FDA 품목 허가를 받은 SK바이오팜이 대단한 건 이 때문인데요.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신약 허가 신청(NDA)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했죠. 어쩌면 두 번째 사례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공부할 종목은 메지온입니다. 심장 이미지. 셔터스톡 'cona***@naver.com', 'tskj***@hanmail.net' 두 명의 독자님이 제안해 주셨는데요. 자체 개발한 단심실증 환자용 치료제 쥴비고(유데나필)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올해 3월 품목 허가를 신청했는데요. 내년 3월 26일이 답변 기한. 석 달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메지온은 동아제약에서 분리해 2002년 설립한 동아팜텍이 출발점(2013년 메지온으로 변경)입니다. 당시 동아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글로벌 특허를 인수해 분리했죠. 자이데나의 주성분이 바로 유데나필(Udenafil)인데요. 원래는 발기부전·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심장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의견에 폰탄 치료제로 방향을 급격히 틀게 되죠. 미 식품의약국. 셔터스톡 폰탄은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 기형(단심실증)을 가진 아이들이 받는 수술입니다. 정상적인 경우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나뉘죠. 우심방과 우심실은 폐순환을, 좌심방과 좌심실은 체순환을 담당하는데 심실이 하나밖에 없으면 동맥혈과 정맥혈이 섞이게 됩니다. 그래서 태어나서부터 세 차례의 수술을 받는데요. 폰탄 수술이 그 마지막입니다. 몸에서 돌아오는 정맥혈을 우심실을 거치지 않고 폐로 바로 보내도록 하는 수술이죠. 폰탄 수술을 받으면 당분간 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30대 이후엔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산소 공급에 문제가 있어서 운동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다양한 합병증에도 노출돼 있기 때문이죠. 유데나필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심장에서 폐로 가는 폐동맥을 확장해 피를 잘 돌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걸 단심실증 환자에게 적용해 보면 어떨까 했던 겁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임상 계획을 세운 게 2014년. 2015년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인정을 받았죠. 환자 수가 적은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할 때 세금 감면, 독점 판매권 등 여러 혜택을 주는 겁니다. 2018년 3상에 돌입했으니 임상 속도도 빨랐는데요. 기대감은 커졌고 2018년 초 4만원대였던 주가는 2019년 11월 25만원대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심장 이미지. 셔터스톡 하지만 곧장 반토막. 11월 발표한 임상 3상 결과가 뭔가 애매! 1차 평가 지표인 ‘최대 운동상태에서의 최대 산소 소비량(Max VO₂)’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럼 실패라고 봐야 하는데, 그런데! 2차 지표였던 ‘유산소운동에서 무산소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의 산소 소비량(VO2 at VAT)’ 지표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 성공도 실패도 아닌 뭔가 독특한 결과가 나온 거죠. 당연히 메지온은 VO2 at VAT가 효능을 입증할 더 정확한 방법이라고 주장! 하지만 1차가 안 되니 2차 지표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도 물론 있었죠. 하지만 FDA는 일단 메지온의 주장을 받아들인 거로 보입니다. 아예 실패로 봤다면 승인 신청조차 못 했겠지만 메지온은 일단 지난해 6월 신약 허가 신청을 제출, 한 차례 보완을 거쳐 올해 3월 다시 접수.   ‘폰탄 수술을 받은 환자가 쥴비고를 복용하면 산소 섭취량이 늘고, 운동 능력이 개선된다. 이에 따라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메지온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주장에 대한 FDA의 최종 판단만 남은 거죠. 셔터스톡 통과 확정이 아니긴 하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미국에서 폰탄 수술을 받은 단심실증 환자는 약 3만5000명 정도. 연령 등을 고려했을 때 2만명가량이 대상일 될 거로 보입니다. 약값은 1인당 연간 5만~10만 달러 정도일 듯. 최대치로 계산하면 시장 규모가 2조원가량. 이중 절반만 복용한다고 해도 1조원 시장이 새로 열리는 거죠. 쥴비고는 첫 치료제이고, 다른 신약이 나올 때까진 경쟁자가 없습니다. 요즘 분위기만 보면 회사는 사실상 최종 승인을 확신하는 듯한데요. 얼마 전 메지온은 전환사채(CB)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표면이자와 만기이자 모두 0%, 30년씩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데다(사실상 영구채), 조기상환청구권도 없으니 메지온 입장에선 너무 좋은 조건인데요. ‘FDA 승인을 받지 못하면 2년 뒤부터 이자를 올려준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투자자(타이거자산운용)는 승인 이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은 듯하네요. 간 이미지. 셔터스톡 다른 좋은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하위 연구로 진행한 ‘간질환 개선’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 폰탄 환자는 혈액순환 구조가 비정상적이라 간이 많은 부담을 안게 돼 간 섬유화를 피하기 어려운데요. 간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면 쥴비고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겠죠. 지난달 잠재적 경쟁자였던 존슨앤드존슨(J&J)이 폰탄 치료제 맥시텐탄의 임상을 중단한 것도 호재! 기대가 크지만 모든 게 희망적일 순 없죠. 전제는 최종 승인을 받는 것! 만약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메지온이 입을 타격은 매우 클 거로 보입니다. 사실상 단일 파이프라인이기 때문에 마땅한 대안도 없죠. 7년간의 우여곡절, 큰 기대를 받았던 국내산 희귀의약품은 정말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마지막 문턱만 넘어서면 꽃길 열린다   ※이 기사는 12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6 07:00

  • "국제유가 올라도 석유를 버리라고?" 기로 놓인 역사적 기업[앤츠랩]

    "국제유가 올라도 석유를 버리라고?" 기로 놓인 역사적 기업[앤츠랩]

    록펠러(John D. Rockefeller)가 누군지 아세요? 미국 발음으로는 라커펠러라고 하는데요. 존 D. 록펠러는 1870년에 스탠더드 오일 컴퍼니(석유 뿜뿜)를 세워서 당시 세계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뉴욕에 가면 록펠러 센터도 있죠.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이스링크에,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에, 뉴욕의 랜드마크인데요.   오늘 알아보려는 엑손 모빌(Exxon Mobil)은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 오일에서 그 뿌리를 찾는, 역사가 긴 기업인데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시가총액 1위도 했고 늘 5위 안에 들었습니다. 암튼 초대박 엄청난 회사인데, 옛날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은 좀 걱정거리가 늘었기 때문인데요. 예상하시겠지만 석유 시추하고 이러는 게 친환경 디지털 시대와 좀 맞지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뉴욕 록펠러 플라자의 아이스링크와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 셔터스톡 올해 5월엔 ‘엔진 넘버원(Engine No. 1; 네, 실제 회사 이름 맞습니다ㅋ)’이라는 헤지펀드가 엑손모빌 지분을 야금야금 사 모은 뒤 이사 3명을 갈아치우고 자기네 사람을 임명하라고 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고, 배당을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라는 것.   굉장히 옳은 얘기 같지만 수십년 동안 석유산업을 해 온 회사 입장에선 그게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오미크론 때문에 주춤하지만 국제유가가 올해만도 엄청나게 뛰었고, 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 사업 300억 달러(약 35조원), 베트남 사업 200억 달러… 이렇게 들어온다는데 이걸 다 갑자기 하지 말라는 것이니까요.   엑손 모빌의 고민은 실적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 68억 달러(약 8조376억원)를 냈는데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덕이 컸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 3분기 6억8000만 달러 손실을 낸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렇게 석유가 돈을 끌어다 주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요구로 엑손 모빌 이사회가 논의 중인 것은 1) 배당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 2) 앞으로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입니다.  텍사스주 댈러스의 엑산 주유소. 셔터스톡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21억 달러. 2014년 3분기 이래 가장 많은 액수. 당장 10월에 배당금을 높여 배당귀족(dividend aristocrat)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39년 연속 배당을 늘린 겁니다. 또 내년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해 1~2년에 걸쳐 100억 달러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예전에 1년에 300억 달러 하던 것보다는 못하지만...   앞으로 5년 간 지출과 투자를 보수적으로 할 것이고, 이렇게 돈을 아끼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져도 괜찮을, 1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합니다. 영업이익을 2027년까지 2019년의 두 배로 만들겠다고도 했습니다.     BP나 Shell 등 경쟁사와 달리 엑손 모빌은 화석연료 투자를 아예 그만두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대런 우즈 CEO는 “대안이 없는 분야에선 우리 상품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탄소를 적게 또는 '제로' 배출하며 기존 상품을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패사디나의 모빌 주유소. 셔터스톡 엔진넘버원이 엑손 모빌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은 블랙락, 스테이트스트리트 같은 대형 운용사들이 55%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운용사들도 기존 이사회가 친환경 신재생 기업으로 가는 데 있어 전문성과 독립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엑손 모빌은 탄소저장, 수소, 바이오연료 등 저탄소 사업부문을 올해 2월 신설했지만 아직 특별한 소식이 들리는 건 없는 상황입니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 배당이 높아질 것이고 자사주 매입으로 투자자 친화적인 국면이 조성될 것이라는 점 등이 매력적입니다. 다만 장기 투자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당장 배당으로 많은 돈을 써버리고 신재생에너지 등 투자 방향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by.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1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5 07:00

  • [앤츠랩]메타버스 시대에도 배는 필요하니까 (feat. 물류대란)

    [앤츠랩]메타버스 시대에도 배는 필요하니까 (feat. 물류대란)

    2차전지, 메타버스, 클라우드, 바이오, 반도체?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꼽으라면 생각나는 업종은 대개 이런 것들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조선업?”하면 혼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거제도의 대량 실업, 중국 조선회사들의 굴기 같은 게 떠오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지금 글로벌 물류 대란만 봐도, 메타버스 시대에도 배가 있긴 있어야 해요. 마침 앞으로 조선 업황이 나아질 거라는 얘기가 있어서… 오늘은 앤츠랩 구독자 eorj****@naver.com님이 오래 전에 제안하신 현대중공업을 들여다 보기로 합니다.  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입니다. 가끔 중국이 1등이라는 뉴스가 나오는 것은 국가 단위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배 몇 척 만들 수 있는지(건조량), 어떤 배를 만들 수 있는지(탱커∙벌크선∙LNG선 등), 미래 친환경 선박 기술은 보유하고 있는지(액화수소 운반선, 수소 추진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등에서 현대중공업은 가장 앞서 있는 회사입니다. (중국 배는 바다 한 가운데서 갑자기 멈춰버리는 사고도 있었고, 납품 일자를 못 맞춰서 주문한 선주들이 황당해 하는 일도…)  LNG 탱커. 사진 셔터스톡 현대중공업은 또 배 엔진도 만드는데요. ‘힘센엔진’이라는 자체 엔진모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배의 주 기관인 대형엔진은 독일과 스위스 업체가 양대 산맥이고, 힘센엔진은 선박 보조기계용 중형엔진인데요. 여하튼 자체 모델이 있는 엔진 메이커는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해 수익성이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습니다.   배 만드는 회사가 잘 되려면 선가(배값)와 수주가 둘 다 올라야 하는데요. 업황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내년 수주량은 세계적으로 21% 둔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 그럼 뭐야~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것은 이른바 기저효과라고 해서 올해 수주가 너무 잘 돼서 내년이 낮아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배 만드는 데는 적어도 1~3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발주와 수주와 인도, 이런 부분에서 시간차가 나기 마련입니다.  현대중공업의 자체 엔진모델 '힘센(HiMSEN)엔진'. 사진 현대중공업 마찬가지로 앤츠랩 구독자 여러분 가운데서도 글로벌 물류 대란, “배편이 없어서 수출을 못한다” 같은 기사를 보고 HMM 주식을 냉큼 사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배 수요가 저렇게 많으니 조선회사 주식을 사면 바로 오르겠네? 이 부분도 해운회사가 배를 주문한다고 바로바로 조선회사 매출에 반영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수주 단가인데요. 통상 제조업 종목을 보다보면 ‘증설을 해서 주가가 오른다’ 이런 대목들이 나오는데 조선업에 있어서 설비 확장은 너무 어려운 얘기입니다. LNG선 한 대 가격이 평균 2000억원씩 하거든요? 그냥 무슨 BMW가 아니예요. 따라서 증설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주 단가 인상인데요. 올 한해 계속 선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현재 선가로만 내년에 수주를 해도 평균 수주단가 10%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요.   사실 선가 상승이 2013년에도, 2017년에도 있었는데 주가는 제자리 걸음… 이번엔 뭐가 다르냐면 앞서 언급한 해운 관련 지표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 점입니다. HMM 주가는 빠졌지만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아직도 오르는 중! 전방산업인 해운 지표가 좋고, 현대중공업 자체도 올해 수주, 즉 일감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 선가 상승도 기대되는 분위기 입니다.  해양플랜트. 사진 셔터스톡 여기에 지난 수년간 국내 조선소들에 큰 손실을 입혀 온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가 회복되면서 돈 새 나갈 구멍을 하나 더 막은 셈입니다.   현대중공업은 9월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88% 상승했습니다. 조선업 세계 최고 경쟁력, 엔진사업 보유, 해양부문 수주 회복 등 추가 상승 여력이 꽤 있습니다. 지금껏 쌓인 수주량, 선가 상승, 전방산업인 해운지표 개선 등이 모두 모여 내년 말 또는 2023년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종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2023년이냐?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선가가 낮았던 올해 이전 수주 분을 내년에 선주들에게 인도할 예정입니다. 올해 하반기 수주 분이 선가가 가장 높은데, 이 배들이 대부분 인도되는 시점은 2024년... 결국 올해 하반기 선가가 매출에 반영되는 시점은 2023년이라는 얘기죠. 현대중공업의 AIP 잠수함. 사진 현대중공업 올해 선가 인상은 2004년 이후 최대폭 입니다. 또 한국과 중국의 조선소들은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후판(배 만드는 두꺼운 철판)가격 인상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지만, 조선회사들은 이를 위해 충당금을 다 설정해 놓았습니다. 다만 이 충당금 부분은 2022년 매출에서 적자로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단기적인 관점에선 저평가돼 있다고 하기 어렵고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상장시 조선업 대장주 자리를 내준 현대미포조선(중형선박 전문)이 밸류에이션 관점에선 나아 보입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심사도 3년째 지지부진 합니다. 무산되면 대우조선해양의 피해가 더 크긴 하겠지만 현대중공업 주가에도 악재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극적으로 통과한다면? 주가에 큰 호재! (※주말 사이 유럽연합이 합병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ㅠ) 현대중공업지주. 출처 현대중공업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렇게 지표 상 모든 게 좋은데도 과거 한국조선해양(중간지주회사)이나 경쟁 조선사를 봤을 때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선 현대중공업이 오롯이 조선업체로 재상장을 했기 때문에 '1위 프리미엄'이 있을 거라고 하는데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조선업은 국제유가가 올라야 좋습니다. 석유화학 운반선 등 탱커 발주가 지지부진한 유가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약 규모가 조 단위로 큰 해양플랜트도 발주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위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조선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다면,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2차전지도 메타버스도 아닌, 섬유의류 업종(작년말 대비 70.42% 상승)이었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다~ 좋은데...주가 오를 때만 기다린다 이 기사는 12월 1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4 07:00

  • [앤츠랩]동박 세계 1등은 바로 여기…“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앤츠랩]동박 세계 1등은 바로 여기…“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요즘 화학기업들의 변신이 대세죠. 그 중 가장 놀랍게 변신한 기업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SKC. 비디오테이프·플로피디스크 만들던 회사가 2차전지주로 대 변신.    1973년 ‘선경석유’로 출발한 SKC. 이름은 들어봤어도 정작 뭐하는 기업인지 잘 모르실 수 있는데요. 원래는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폴리우레탄 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를 열심히 만들었죠(지금도 PO가 ‘캐시카우’ 노릇).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사진 SKC 그리고 지금은 이걸로 유명합니다. 동박! 구리를 아주 얇게 펴서 종잇장처럼 만든 건데요. 앤츠랩 오랜 구독자라면 5월 썼던 ‘솔루스첨단소재 편(동박이 대박이래...2차전지 떡잎주, 될성부르다)’을 기억하실 수도.   2020년 동박제조업체 ‘SK넥실리스(구 KCF테크놀로지)’를 인수한 덕분인데요(SKC가 100% 지분 보유한 자회사). 이후 해외공장을 지으며 공격적으로 투자 중.  동박이 왜 핫할까요. 동박은 예전엔 주로 인쇄회로기판에 쓰였는데요. 이젠 전기차용 2차전지의 필수소재로 더 유명합니다. 2차전지 음극재를 감싸는 데 쓰는 동박을 ‘전지박’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하죠. 세계 동박 수요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아시다시피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급증하는데요. 동박 공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 한마디로 없어서 못 팔 지경. 게다가 구리가격이 오르면서 가격까지 오름세!   자료:키움증권, 각 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무엇보다 이미 말레이시아엔 동박 공장을 새로 짓고 있고(2023년 상업가동)와 폴란드에도 짓기로 했거든요(2024년 생산 시작). 2025년이면 SKC의 동박 생산능력이 25만톤으로 확 불어납니다.(2025년 기준 일진머티리얼 20만톤, 솔루스첨단소재 8만8000톤) ‘동박 대장’ 자리는 떼어 놓은 당상.   그런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죠.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가 IPO를 하면 어쩌나, 하는 점이요. SKC의 알짜가 동박인데 SK넥실리스가 따로 상장을 하면 SKC는 앙꼬 빠진 찐빵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인 건데요. 마침 SK넥실리스가 해외공장 증설을 하려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터라(그런데 SKC 재무구조는 썩 좋지 않아서) 더 우려가 컸습니다. SKC 광화문 본사. 사진 SKC 다행히 한숨 돌려도 되겠습니다. SKC가 얼마 전 산업은행에서 1.5조원 자금을 조달한다고 발표했거든요. “SK넥실리스 상장은 2024년 이후”라던 SKC 약속, 이제 믿을 만해 보입니다.   동박 하나만으론 좀 아쉽죠. SKC가 밀고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 두가지가 있습니다. 실리콘 음극재와 유리기판. 영국 기업 넥시온. 사진 넥시온 SKC는 얼마전 영국기업 넥시온(Nexeon)에 33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실리콘음극재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지금은 2차 전지에 주로 흑연 음극재를 쓰는데요. 흑연 말고 실리콘을 쓰면 리튬이온을 10배나 많이 담을 수 있어서 주행거리가 늘어나죠.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아직 초기이지만 가파르게 커질 전망(연 76.6% 성장 예상)입니다. 기대할 만하겠죠? 물론 SKC 이사회가 투자안을 한번 부결시켰다가(9월) 다시 통과시키며(11월)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주가가 출렁였던 건 안 비밀…. SKC가 개발한 글라스 기판. 사진 SKC  전기차 배터리 얘기만 줄창 했는데 SKC는 반도체 소재도 만듭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용 글라스 기판’이 그건데요. 한마디로 플라스틱으로 만들던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을 유리로 바꾼 겁니다.   이게 왜 획기적이냐면 기판 표면을 매끄럽게 하면서도 훨~씬 더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MLCC(뭔지 잘 모르시면 삼성전기 편 참조)를 기판 위가 아니라 유리 기판 속에 넣어버릴 수 있죠!(신박하다) SKC는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기판 공장 건설을 발표했는데요. 2023년부터 본격 생산될 겁니다.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몽실몽실.   SKC 주가는 올해 들어 100%가량 뛰었죠. 높은 상승률이지만 동박 경쟁업체 일진머티리얼즈(약 150% 상승)보단 덜 올랐습니다. 아직까진 화학 비중이 훨씬 큰(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의 65%가 화학) 기업이라 좀더 무겁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최근 대규모 증설 계획을 내놓은 것도 살짝 부담.   이번 인사에서 5년 만에 사장이 바뀌었는데요(박원철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이 SKC 사장으로). 과연 투자계획이나 자회사 IPO 같은 굵직한 사업방향에 변화가 있으려나요. 아직 알 수 없으니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시나리오대로 갈까? 일단은 긍정적! 이 기사는 12월 1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3 07:00

  •  [앤츠랩]전기차? 수소차? 뭘 살지 모르겠다면 ETF 어때?

    [앤츠랩]전기차? 수소차? 뭘 살지 모르겠다면 ETF 어때?

    오늘은 모빌리티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올해 5월 25일에 동시 상장한 ETF 중 3종이 모빌리티 관련이더군요. KODEX K-미래차액티브(삼성자산운용),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미래에셋자산운용),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한국투자신탁운용). 셔터스톡 딱 보고 눈치 채셨나요? 모두 이름에 ‘액티브’가 들어가는 액티브ETF입니다. 기초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패시브ETF)이 아니라, 펀드매니저가 투자종목과 비중을 정해서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ETF이죠. 액티브펀드랑 비슷한데 그보단 수수료가 저렴하고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수익률부터 비교해볼까요. 상장 이후 수익률은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가 가장 높은데요. 초과성과, 그러니까 지수보다 수익률이 얼마나 높냐를 따지면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가 제일 잘했네요. 펀드매니저가 잘 운용했다는 뜻. 수익률, 구성종목은 12월 8일 기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름만 보고 비슷비슷하게 운영될 줄 알았는데, 막상 구성종목들을 보니 투자방향에 차이가 꽤 있습니다.   KODEX K-미래차액티브는 유독 반도체 관련주(삼성전기, 심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해성디에스)를 많이 담았는데요. 이래서는 반도체ETF인지 미래차ETF인지 헷갈릴 정도. 과거 자료를 보니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10월쯤부터 반도체 비중을 높이는 추세네요. 초과수익을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는 다른 ETF보다는 수소경제 관련주(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 두산퓨얼셀) 비중이 살짝 큰 편입니다. 기초지수(FnGuide 퓨처모빌리티 지수) 자체가 2차전지테마지수와 수소퓨처모빌리티 지수를 4대 6 비중으로 섞은 거라서 그렇습니다. 수수료는 제일 높은 편. 셔터스톡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는 누가 봐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인 종목들로 구성됩니다.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와 양극재주(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좀더 ‘정통’ 전기차에 포커스.   패시브ETF는 지수 구성 종목이 1년에 한두번밖에 안 바뀌죠. 이에 비해 액티브ETF는 수시로 확확 바뀝니다. 결국 사람(펀드매니저)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건데요. 이제 상장한 지 6개월이 지나가니 슬슬 운용사간 실력 차이가 드러나겠죠. (주식형펀드 잘하던 운용사가 액티브ETF도 잘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추정도 있긴 합니다. 단, 아직 검증은 안 됨.)   액티브ETF는 매일 투자종목을 공개하게 돼있는데요. 액티브ETF에 투자하기 전에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를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추종매매는 안 돼요~ by.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10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1 07:00

  • [앤츠랩]늙어가는 지구, 헬스케어 펀드 하나쯤 어떨까요

    [앤츠랩]늙어가는 지구, 헬스케어 펀드 하나쯤 어떨까요

    개별 종목과 달리 큰 틀의 테마를 잡아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펀드의 장점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알아서 묶어 뒀는데요. 앞으로 잘 될 것만 같은, 잘 될 수밖에 없는 테마를 찾는다면 좀 더 쉽게 펀드를 고를 수 있겠죠. 헬스케어도 이런 테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구인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으니까요.  셔터스톡 UN이 발간한 세계 고령화 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고령자(65세 이상) 수는 2019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15억명을 돌파. 특히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 급격히 증가하는데요. ‘젊은 아시아’ 이런 말도 이제 곧 사라진다는 뜻! 셔터스톡 일단 늙으면 병원 갈 일이 많아지는데요. 단순히 늙어가기만 하는 것도 아니죠. 오래 살려는 욕심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경제 성장에 따라 예전엔 병원 근처에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의료 수요자가 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 약, 치료, 진단, 평소 건강관리까지 아주 포괄적인 시장이 쑥쑥 자랄 거란 전망을 해볼 만하죠.   이렇게 헬스케어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제약사나 의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은데요. 오늘은 그중 하나인 ‘한화 글로벌헬스케어 펀드’입니다. 2006년 7월 설정 이후 15년 동안 운용해 온 장수 펀드입니다. 국내 운용사가 굴리는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중에는 규모가 가장 크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약회사, 생명공학, 의료 장비 관련주 등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입니다. 비대면 원격의료, 의약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도 최근에 추가된 투자처. 특징은 캐나다의 섹터럴 에셋 매니지먼트에 위탁 운용한다는 점. 셔터스톡 경제, 의학, 약학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리서치 팀을 보유한 헬스케어 전문 운용사입니다. 국내 글로벌 펀드 중에는 해외 전문 운용사에 위탁하는 경우도 흔한데요. 물론 수수료는 좀 들지만. ‘한화 글로벌헬스케어 펀드’는 장수 펀드답게 꾸준히 인기를 끌었는데요. 코로나 발생 이후 백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입액도 증가. 성과도 안정적입니다. A클래스의 1년 수익률은 16.53%, 3년 수익률 40.15%였는데요. 다만 최근엔 부진했습니다. 1개월 -9.21%, 3개월 -7.95%. 특성상 미국 비중이 73%인 펀드인데 최근 미국 증시에서 제약 섹터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보입니다. 한국포스증권 전반적인 방향성이 괜찮다면 쌀 때 사두는 게 더 괜찮은 전략일 수 있겠죠. 최근 투자 종목은 이렇습니다. 예상대로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로슈, 사노피 같은 대형 제약회사가 큰 비중을 차지! 세포,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강자로 부상 중인 써모 피셔 등도 눈에 띄네요. 모더나에 많이 투자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 연금 버전도 있습니다. 장기 투자 취지에도 맞으니 연금저축펀드에 넣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이 기사는 12월 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10 07:00

  • [앤츠랩]잘 크면 한국의 미디어텍…팹리스의 미래, 이 회사 보면 안다

    [앤츠랩]잘 크면 한국의 미디어텍…팹리스의 미래, 이 회사 보면 안다

    반도체의 귀환이라 할 만합니다. KRX 반도체 지수는 최근 한 달(7일 기준) 새 12.4% 상승. 이달 들어서만 약 10%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대장주 삼성전자도 9.6%나 급등(?)하며 오랜만에 웃었는데요. 침체 우려는 사실상 가격에 반영(즉, 바닥)된 반면, 경기 회복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매수세가 몰린다는 분석이네요. 개인이 팔기 시작하니 오른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돕니다^^   앤츠랩은 여러 차례 반도체 관련주를 다뤘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작은 회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포츠로 치면 차기나 차차기 올림픽에 나갈 유망주랄까요. 텔레칩스입니다. 지능형 자동차. 텔레칩스 텔레칩스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회사입니다. 흔히 팹리스(반도체 공장을 의미하는 ‘팹’(Fab)과 없다는 뜻인 ‘리스’(less)의 합성어)라고 부르죠. 앤츠랩에선 LX세미콘 때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LX세미콘에 이어 국내 2위권입니다. 줄을 세우긴 좀 그런데요. 분야가 다르기 때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주력인 LX세미콘과 달리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가 메인입니다. 칩 이미지. 셔터스톡 업력이 20년 넘었으니 이 바닥에선 꽤 알려진 회사인데요. 예전엔 MP3나 방송용 셋톱박스 칩을 많이 설계했죠. 2007년 차량용 오디오 AP를 개발하면서 자동차로 눈을 돌렸습니다. AP(application processor)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비메모리)인데요. CPU,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는 DSP, 비디오(이미지) 담당 MMP 등이 1개의 칩 안에 들어있습니다. 주력은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현대차·기아에 들어가는 AVN용 AP는 텔레칩스가 80%가량 공급합니다. 올해 4월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개발(삼성전자가 파운드리!!)해 화제를 모으기도.   올해 예상 매출은 1300억원. 시가총액이 2200억원 정도니 아직 덩치는 작습니다. 하지만 몇 년 뒤엔 체급이 달라질 거로 예상! 일단 텔레칩스의 무대가 더욱 커질 겁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019년 2269억 달러에서 2025년 3521억 달러로 매년 7.6% 성장할 전망인데요. 이중 절반가량이 팹리스의 몫! 스마트카. 셔터스톡 팹리스 시장에선 퀄컴이나 엔비디아를 앞세운 미국의 지배력이 압도적인데요. 세계 팹리스 기업 순위에서 50위권에 드는 건 1곳(LX세미콘)뿐. 돈이 무기인 반도체 시장에서 텔레칩스 같은 작은 회사가 비빌 언덕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하지만 대만 미디어텍(MediaTek)이 퀄컴을 제치고 스마트폰 AP 팹리스 1위(TSMC는 파운드리 1위이니 대만은 참!)에 올라선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죠. DVD 플레이어, 와이파이 칩셋(그것도 저가형)을 만들던 미디어텍이 급성장한 건 피처폰→스마트폰 전환기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     비슷한 맥락에서 텔레칩스엔 자동차 시장의 거대한 변화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2010년 300개에서 2022년 2000개로 급증. 올해 450억 달러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6년 676억 달러로 커질 전망(IHS마킷)입니다. 칩 이미지. 셔터스톡 최근 텔레칩스는 AVN 같은 인포테인먼트를 기반으로 전방표시장치(HUD),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디지털 계기판(Digital Cluster)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는 중입니다. 이미 이런 것들을 하나의 칩에서 구현하는 콕핏(Cockpit) 시스템으로의 전환에도 대비. 콕핏 시스템용 AP인 돌핀플러스(Dolphin+), 최근엔 더 높은 수준의 돌핀3을 선보였죠. 좀 더 멀리 보면 자율주행이 또 다른 키워드가 될 텐데요.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핵심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인공지능(AI). 텔레칩스는 지난해 차세대 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의 ‘모바일용 인공지능 프로세서 플랫폼 기술’ 과제 총괄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는데요. 서울대 등과 함께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상황 예측형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를 개발 중! 지율주행 이미지. 셔터스톡 기존에 있던 콕핏에다 NPU, ADAS 등을 결합하면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높은 수준의 AP가 되는 건데요. 향후 2~3년 안에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거란 전망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적극적인 정부가 꾸준히 지원할 거란 점도 챙겨둘 만한 포인트. 아직 화끈한 지원이라 보긴 어렵지만 귀한 팹리스를 키우려는 정부 차원의 관심은 다음 정부에서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텔레칩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한 366억원.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충격을 완벽히 회복한 듯한 모습입니다. 당장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계기판(최근 유럽, 러시아에 진출)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 일감 걱정은 크지 않을 듯하네요. 텔레칩스 기술을 적용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텔레칩스 정리하면 미래를 준비하는 느낌인데 현재에도 충실한 편이랄까! 유망주는 분명한데 이 업계가 그렇습니다. 덩치 큰 회사가 찍어 누르면 힘든 싸움을 해야 하죠.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능형 차량용 AP=텔레칩스’란 존재감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2020년 뼈저리게 경험한 것처럼 파운드리에 문제(생산을 못 하니까)가 생기면 실적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세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한국형 팹리스의 미래를 응원하자 ※이 기사는 12월 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9 07:00

  • [앤츠랩]연 40% 성장 가능하다는 클라우드 강자…"아마존도 그랬어"

    [앤츠랩]연 40% 성장 가능하다는 클라우드 강자…"아마존도 그랬어"

    앤츠랩 구독자 taeri*****@naver.com님의 의뢰로 미국 데이터 클라우드 회사 스노우플레이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올해 들어 금요일까지 24% 올랐는데요. 클라우드~ 고성장~ 유후~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이다. 여러개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구글 클라우드, AWS, MS 애저)을 동시에 사용하는(멀티 클라우드) 기업도 스노우플레이크를 통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스노우플레이크 홈페이지 4분기 상품 판매가 3억5000만 달러(3549억원)에 육박할 거라고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월가 기대치 3억1740만 달러보다 높았고요. 3분기 전체 매출도 전분기의 배로 뛰었고, 전년 대비 영업손실도 줄어들었고, 기존 고객들의 주문 액수도 업계 평균보다 훨씬 컸다고 합니다. 코로나가 클라우드 사업에는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고 하네요.   우리말로 눈송이, 눈꽃송이인 스노우플레이크라는 회사 이름은 창업자가 몬태나에서 스키를 타다가 즉흥적으로 지었다고 하는데요. 본사도 몬태나에 있습니다. 작년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소프트웨어 회사로는 가장 큰 가치를 인정받아 화제가 됐죠. 11월 중순에 주가가 401.89달러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었고요. 현재 345.11달러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스노우플레이크 홈페이지 스노우플레이크는 여러 다른 시스템에서 정보를 끌어와서 고객이 한 자리에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듭니다. 수십년 전통의 IT기업 오라클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현대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여러 군데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꺼번에 한 곳에서 처리해야 할 수요가 회사마다 많아지면서 스노우플레이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고객사들은 상당수가 소규모, ‘창업 때부터 디지털’ 기업들이라고 하는데요. 이 회사 프랭크 슬룻만 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포춘 500 회사 아닌 곳이 얼마나 많은지 다들 놀라실 거예요. 그리고 그들이 저희 매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고객사 수는 지난 분기보다 8.5% 늘어난 5416곳이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아직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는데요. 3분기 영업손실 1억5490만 달러는 월가 예상치보다 현저히 작은 것이라고 합니다. 뭔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실리콘밸리 유명인사들의 돈을 주무르는 아이코닉 캐피탈이 투자한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죠.   스노우플레이크 본사가 있는 미국 몬태나주 보즈먼. 셔터스톡 몇 년 전만 해도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하는데요.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구글, 오라클도 쓰기 시작하더니.. 아마존웹서비시스(AWS) 같은 대형사들이 자꾸 고객을 자기 서비스에 묶어두려는 시도를 하면서 이에 불편을 느낀 회사들을 중심으로 스노우플레이크를 선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정보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작년에 592억 달러 규모였고, 내년엔 1068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영향 없이 (오히려 코로나의 도움으로) 급팽창을 하고 있는데요. 또 2018년엔 여러 클라우드 쓰는 회사가 응답자의 81%였는데 올해는 92%로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 홈페이지 스노우플레이크는 주가가 최고치로 올랐던 작년 12월, 시총이 1110억 달러였는데요. 아무리 IBM이 노쇠한 기업이라고 하지만 신생회사 시총이 IBM과 비슷한 건 과도한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9년까지 상품판매매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는데요. 그럼 매년 40%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여기에 회의적인 시각도 물론 있습니다.   구독모델로 선수금을 하는 게 아니라 상품 구매를 할 때마다 돈을 내는 시스템이 매출 증대에 별로라는 의견이 있기도 합니다.   다만 UBS의 칼 키어스테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AW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나 100억 달러 매출 시점엔 연간 70%씩 성장했다며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성장성에 대해선 월가에서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by.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8 07:00

  • [앤츠랩] 2차전지 소재주인 줄 알았더니?

    [앤츠랩] 2차전지 소재주인 줄 알았더니?

    국내외 주식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해도 2차전지 소재주는 계속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에.. 얼마 전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오늘은 포스코케미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가운데 양극재와 음극재를 둘 다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주력.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사진 포스코케미칼 2차전지소재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포스코케미칼은 1971년 포항축로 주식회사(이름 무엇..)로 출발했습니다. 축로, 그러니까 제철소 고로를 짓는 데 쓰는 내성이 강한 벽돌과 생석회(생선회 아님)를 만드는 회사였죠. 놀랍게도 이 사업은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콜타르, 카본블랙 같은 탄소소재 원료와 제품, 과산화수소 등 그야말로 케미칼, 화학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  2차전지소재 이외 매출이 50% 넘어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 같은 2차전지소재 회사가 양극재 그 자체라면, 포스코케미칼은 좀 사업군이 다양하달까, 느슨한 분위기 입니다. 올해 3분기 벽돌과 석회 매출이 23.3%, 화학소재 매출이 33.2%나 되니까.. 2차전지소재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양극재 음극재가 좌지우지한다고 하기엔 조금 그러네요. 주가적인 관점에서 장단이 있겠죠. 흠흠.. (시총도 무거워..)   철 주조기. 셔터스톡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시장 점유율 국내 1위, 글로벌 4위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2010년에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 카보닉스를 인수했는데, LS 시절엔 적자에 허덕이다가 인수 후 잘 됐다 뭐 그런 얘기.. 포스코케미칼이 부채 비율도 낮고 투자 여력이 충분하단 점을 어필하는 듯합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음극재의 원료인 콜타르를 생산하는 화학소재 부문이 있습니다. 또 자회사 피엠시텍에서 콜타르를 가공해서 배터리 소재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만들기도 하고요. 콜타르는 제철소에서 나오는 찌꺼기이기도 해서 포스코에서 갖고 오기도 한답니다.   경북 포항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준공식. 사진 포스코케미칼 그러니까 양극재 음극재 생산뿐 아니라 그룹 자산을 활용해 그 원재료 생산까지 해서 ‘수직 계열화’를 이뤘기 때문에 원가 절감도 되고 투자 효율도 생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를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올 초 1조27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  양·음극재의 원재료까지 '수직 계열화' 추진   2012년 포스코ESM 설립으로 양극재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후발주자 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또 설립 초기부터 니켈 함량이 80%가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을 공략했다고 자부합니다. 니켈이 많이 들어가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서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거든요. 다만 차에 불이 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데, 그래서 또 알루미늄을 섞어 안전성도 높였다고 합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물류 사태 영향으로 전기차 생산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양극재고 음극재고 그렇게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같은 금속 가격이 급등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음극재도 지난 분기 수준 매출을 유지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당분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비슷하거나 3분기보다 조금 나은 실적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지금 오미크론 때문에 난리지만 내년에는 전기차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GM과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고 있는데 포스코케미칼은 LG에 양극재를 공급하면서 뭔가 다 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죠.   포스코케미칼은 내년에 북미 진출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LG에너지솔루션과 추가 대규모 계약 가능성도 있습니다. 작년 1월 공시한 1조8500억원 계약이 내년 말까지인데 올해 말까지 55% 이상이 매출로 잡혔다는 데서 기인한 계산입니다.   2차전지소재 부문 이외에 내화물 부문(아까 말한 축로!)은 임금인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화학소재 부문은 철강 생산량 증가와 유가 상승으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출처: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은 대기업 자본력을 무기로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생산, 흑연사업 진출, 음극재 코팅소재 생산 등으로 투자와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음극재·양극재 공장도 계속 증설 중이고, 중국에 합작법인도 만들고 바쁩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당장의 주가 흐름은 별로 안 좋은 편인데요.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실적이 확 뛰지 않았다는 점, 배터리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대신 음극재로 어필하고 다른 소재주에 비해 사업이 다각화돼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고요. 다만 공매도 비율 증가나 니켈·코발트 가격 하락 등의 변수, 거창한 계획들이 생산 능력으로 제때 이어지는지 여부 등이 때때로 주가 조정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언젠가 오르겠지만 쉬어가는 구간이 길어지네 ※이 기사는 12월 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7 07:00

  • [앤츠랩]SK표 반도체·ICT 테마형ETF…끌리시나요?

    [앤츠랩]SK표 반도체·ICT 테마형ETF…끌리시나요?

     SK텔레콤이 드디어 두 회사로 쪼개진 것 아시죠? SK텔레콤과 SK스퀘어, 둘로 회사를 나누고(인적분할) 지난달 29일 다시 상장을 했는데요. 상장 직후 사흘 연속 SK스퀘어 주가가 곤두박질(8만2000원→6만2700원, -23%)치면서 주주들 멘붕. 다행히 2일 주가가 다시 9.57% 뛰었지만 3일 다시 -3.93%(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네...). 도대체 SK스퀘어는 어떤 회사이길래.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함께 있다. 연합뉴스 SK스퀘어는 기존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투자형 지주회사’입니다. 자체 사업이 있는 게 아니라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M&A와 투자,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회사죠. 섹터는 ‘금융업’(통신 아님).   SK스퀘어는 다들 아실 만한 쟁쟁한 기업들을 자회사로 둡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20.07%)와 온라인쇼핑몰 11번가(80.3%), 옛 ADT캡스인 SK쉴더스(62.6%), T맵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티맵모빌리티(66.3%)가 대표적이죠(괄호 안은 SK스퀘어의 보유 지분율). 여기에 원스토어(국내 토종 앱마켓), 콘텐츠웨이브(토종 OTT), 드림어스컴퍼니(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등. SK스퀘어의 총 관리자산 구성(2021년 1분기 기준). SK스퀘어 홈페이지 보통 기업의 적정주가를 계산할 땐 그 기업이 앞으로 얼마를 벌겠는지(주당순이익)를 추정한 다음 여기에 몇배의 PER(주가수익비율) 줄지를 정해 계산하죠. 그런데 이건 사업회사 얘기고, 지주회사는 달라요. 지주회사 가치를 계산할 땐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가 기준이 됩니다. 지주회사가 들고 있는 자회사 지분가치에서 순차입금을 빼면 순자산가치입니다. 자회사 지분가치를 합쳐서 순차입금을 빼면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 셔터스톡 SK스퀘어는? 현재 순자산가치가 26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데요. 그럼 SK스퀘어 적정 시총도 26조원? 그건 절대 아니죠. 지주회사(특히 한국의 지주회사) 가치는 순자산가치에서 많이 할인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SK스퀘어 현재 시총이 9.3조원이니까 65%나 할인됐군요. 보통 할인율이 30~40%이고, 50% 넘으면 ‘저평가’라는 말이 나오건만. 그럼 SK스퀘어 시총은 왜 9.3조원 밖에 안 될까요. 여기서 잠깐 하나 말씀드리자면 SK스퀘어는 재상장일(11월 29일) 당시 기준주가(분할 전 SK텔레콤 주가로 정한)는 6만19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32% 높은 8만2000원이었습니다(SK텔레콤은 시초가가 5만3400원). 그만큼 초반에 ‘분할 뒤 SK스퀘어가 더 유망’할 거란 기대가 컸던 거죠. 시초가가 워낙 높게 책정됐던 바람에 최근 주가 하락률이 더 커보입니다.   그간 주가 하락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 ①SK하이닉스 비중이 매우 큰데, 요즘 메모리 반도체 쪽이 D램 가격 하락 때문에 지지부진하고요 ②배당을 보고 SK텔레콤에 투자했던 기존 주주 입장에선 SK스퀘어 매력이 떨어졌을 수도(고배당주는 SKS말고 SKT!).   그래도 할인율 65%는 좀 과하니까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올라야? 이론은 그런데, 주가가 꼭 이론대로 가는 건 아니죠. 관건은 SK스퀘어가 얼마나 얘기 되는 신사업에 투자를 하고, 자회사 IPO로 대박을 내느냐인데요. 바로 이 부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 중. IPO로 자회사 지분가치 뛰면 SK스퀘어 순자산가치도 뛰면서 주가가 슝~? 셔터스톡 SK스퀘어는 주요 비상장 자회사가 줄줄이 IPO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1번 타자는 ‘원스토어’(내년 1분기 상장 예정). 구글·애플에 치일 줄 알았던 원스토어는 의외로 선전(구글플레이 71.9%〉원스토어 14.5%〉 애플앱스토어 13.6%) 중인데요. 3분기 누적 매출(1568억원)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매출이 성장세입니다. 원스토어 IPO가 흥행에 성공하느냐, 여기에 일단 SK스퀘어의 첫 성적표가 달려있습니다. 원스토어 로고 이어서 2022년 SK쉴더스(회사 이름이 ‘Shield’+’us’), 2023년 11번가·웨이브, 2025년쯤 티맵모빌리티가 IPO에 나설 전망입니다. 그래서 “플랫폼 자회사의 순차적 상장 과정에서 SK스퀘어 기업가치가 계단식으로 제고될 것”(현대차증권)이란 낙관론도 나오죠.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게 있죠. 이들 자회사들 중엔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은 없다는 점. SK쉴더스는 보안업계 2위이긴 하지만 1위 에스원과 격차가 꽤 크고요(물리보안 시장 기준 에스원 60%, SK쉴더스 약 30% 추정). 11번가는 온라인쇼핑 거래액 기준 4위(점유율 6%, 2020년 기준)로 고전 중. 웨이브는 OTT 시장 2위이지만 1위 넷플릭스에 한참 뒤지고요.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1위지만, 정작 돈이 되는 택시호출에선 카카오T에 한참 밀리죠.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공략을 강화한 11번가. 중앙포토 자고로 플랫폼 시장은 ‘승자 독식’. 따라서 이들 자회사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미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시장을 공략하느라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고요.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지만 그렇게 투자해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SK텔레콤의 과거 플랫폼 사업 실패사례(예-싸이월드, 네이트온)를 떠올리면 불안감이 엄습. ㄷㄷ SK스퀘어는 상장일인 지난달 29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2대 주주가 된다고(900억원 투자) 밝혔는데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 관심을 끌려는 전략이었을 텐데, 주가 면에선 큰 효과는 못 봤네요. 아직 이프랜드가 썩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 얼마나 클지 긴가민가합니다. SK스퀘어가 코빗의 2대 주주가 된 건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연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결국 SK스퀘어가 시장의 주목을 확 끌려면 반도체 관련 한방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단 이번 인적분할로 SK하이닉스가 전보다 M&A에 나서기 쉬워졌기 때문에 기대해봅니다.(예전엔 SK(주)의 손자회사라 M&A를 하려면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는데, 이젠 SK스퀘어 자회사라 100% 의무 사라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주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SK스퀘어 홈페이지 수급 측면에서 기대할 것도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통신업이라 외국인 지분한도(49%)가 있었는데요. SK스퀘어는 그게 사라졌거든요. 잘하면 내년 2월 MSCI 분기리뷰 때 비중확대 가능성도 있겠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하필 반도체가 썰물이긴 하지만 잠재력은 크다! 이 기사는 12월 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6 07:00

  • [앤츠랩]서학개미 몰린 양자컴퓨터 선두주자…돈은 언제 벌지?

    [앤츠랩]서학개미 몰린 양자컴퓨터 선두주자…돈은 언제 벌지?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폭발적입니다. 다들 ‘테슬라 같은 주식’을 찾나봅니다. 11월 서학개미들이 많이 산 종목 리스트를 보니, 테슬라가 단연 1위이고, 새내기주 리비안(3위)·루시드(7위)도 상위권이네요. 그리고 지난 10월 1일 상장한 이 종목이 바로 5위에 올랐죠. 아이온Q(IONQ).   그래서 이제 아이온Q가 어떤 기업인지를 설명해드릴 텐데...(어렵다고 도망가지 않기!) 바로 양자컴퓨터를 만듭니다! 구글도, IBM도 양자컴퓨터를 만들지만 아이온Q는 최초로 상장된 ‘순수’ 양자컴퓨팅 회사이죠. 2015년 설립된 직원 수 63명짜리 회사. 양자컴퓨팅 이미지. 셔터스톡 여기까지 보시고 ‘아, 양자컴퓨터라는 걸 미국에선 데스크탑처럼 지금 팔고 있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아니요. 양자컴퓨터는 아직 실험실 단계에 있습니다. 아주 약간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미미하고요. ‘상용화 됐다’고 표현하려면 몇 년 남았죠(아마 4-5년?). 사실 기업들이 이걸 ‘어디에 쓸지’ 용도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이온Q가 핫한 건 양자컴퓨터의 무지막지한 잠재력 때문이죠. 어렵지만 양자컴퓨터 개념을 소개하자면 ‘‘얽힘’과 ‘중첩’이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입니다. 무슨 외계어 같죠?   일단 지금의 컴퓨터와는 정보단위·계산방식이 달라요. 현재 컴퓨터는 ‘비트(bit)’라는 정보단위를 쓰죠. 비트는 0 또는 1 중 하나.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정보가 ‘큐비트(qubit)'로 존재하는데, 이건 0과 1이 동시에 존재해요(0도 아니고 1도 아니고 0이 될 수도 있고 1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비트와 큐비트. 비트는 0 아니면 1, 둘 중 하나.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 셔터스톡 그럼 뭐가 좋냐. 연산속도가 훨씬 빠르죠. 많이 쓰는 ‘미로’ 비유를 들어볼게요. 미로찾기를 할 때, 현재 컴퓨터는 한사람이 이쪽 갈림길을 가보고, 다시 돌아나와서 저쪽 갈림길도 또 가보고, 이렇게 반복해서 답을 찾아요(순차성).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한꺼번에 여러사람이 갈림길마다 경우의 수로 쪼개져서 길을 찾죠(동시성). 오, 그거 좋네, 싶지만 상용화 안 된 데는 이유가 있겠죠. 일단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슈퍼컴퓨터 성능을 넘어섰냐’를 두고 아직 왈가왈부가 있습니다. (구글이 2019년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니까 IBM이 그거 아니라고 반박하고 난리도 아님.) 크기도 문제인데요. 큐비트는 극단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보통 초저온(영하 –273도)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 냉장고가 엄청 큽니다.   보통 양자컴퓨터는 큰 냉장고 안에 들어가있음. 셔터스톡 여기서 아이온Q가 돋보이는 건 상온에서 사용가능한 양자컴퓨터 칩을 개발한다는 점이죠. 아이온Q 공동창업자들(듀크대 크리스토퍼 먼로 교수와 김정상 교수, 김 교수는 서울대 나온 한국분!)이 개발한 이온트랩(전자기장으로 이온을 잡아둠) 기술을 쓴다는군요.   기술 아닌 사업 측면에서 중요한 건 모든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아마존·MS·구글)에 현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건데요(아마 IBM 견제의 반사효과?). 한국기업 중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투자한 걸로도 유명하죠.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업계 선두주자 중 하나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럼 더 뜨기 전에 지금 당장 몰빵? 아니, 실적과 전망부터 체크하셔야죠. 아이온Q는 3분기에 엄청난 영업손실(1480만 달러)을 기록했습니다(매출은 고작 22만 달러). 아이온Q 스스로 최소 2026년까지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을 것(잉여 현금 흐름 마이너스)으로 보고 있다는군요. 한마디로 돈 벌려면 아주 멀~었다. 다행히 IPO 덕분에 현금은 넉넉합니다(5억8700만 달러 현금 보유). 아이온Q가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 중앙포토 골드만삭스는 아이온Q에 대해 ‘중립’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8달러를 제시했는데요. “양자컴퓨팅이 광범위하게 채택될지, 어떤 형태의 양자컴퓨터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지가 불확실하다”는 게 그 이유. 선뜻 투자하기엔 너무 위험해보인다는 거죠. 상장 초기 아마존이나 테슬라보다 더더 불확실!   지금은 ‘상장발’인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또 언제 이 열기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릴지 모릅니다. 생각보다 평탄하게 가지 않을 수도. 진짜 장기 중에서도 초장기(3년 이상)로 바라봐야 할 종목이지 싶습니다. 투자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업의 미션(좀 멋짐)에 베팅하는 셈. by. 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4 07:00

  • [앤츠랩]거 좀 알아서 굴려줄 순 없어요? TDF에 돈 몰리는 이유

    [앤츠랩]거 좀 알아서 굴려줄 순 없어요? TDF에 돈 몰리는 이유

    얼마 전 레터에서 “연말이고 하니 연금저축이 없다면 생각해보세요.”하고 조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연금저축이든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든 당장 세제 혜택이 솔깃한 건 맞는 말.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잘 굴려서 든든한 노후자산을 만드는 거죠. TDF.셔터스톡 안정과 수익률 사이 그 애매함이 고민이라면 TDF(타깃데이트펀드, Target Date Fund)도 괜찮은 대안입니다. 아시는 분도 많을 거에요, 워낙 돈이 많이 몰렸거든요. 지난달 말 국내 자산운용사의 TDF 총 운용 규모(순 자산)가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게 2017년이란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세! ‘나이에 맞춰 알아서 굴려드릴게요!’란 홍보 문구가 주요한 덕분? TDF는 은퇴 시점을 목표(Target)로 연령별로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입니다. 쉽게 말하면 은퇴할 나이를 정해놓고 젊었을 때는 좀 공격적(주식)으로,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 그래서 생애 주기형 펀드라고도 부르죠. 펀드 시장이 성숙한 미국에선 아주 오래전부터 팔았는데 한국에 들어온 건 얼마 안 됐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14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굴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운용 규모가 가장 큰(약 1조1000억원)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을 예로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보시다시피 이름은 매우 길어서 혼란스럽지만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가장 앞은 운용사 이름인데요. 국내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1, 2위를 달리는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그 뒤에 붙는 건 운용사가 붙인 브랜드. ‘전략배분’의 경우 운용 전략을 뜻하는데요. 자본수익, 멀티인컴, 시장중립, 기본수익 4가지로 분류한 뒤 거기에 속한 펀드를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는 겁니다. 숫자 뒤의 혼합 자산은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는 의미! TDF의 핵심은 숫자입니다. 예로 든 경우 2025년이 바로 은퇴 시점(TDF에선 빈티지라고 부름). 올해를 기준으로 하면 대략 5년 뒤 은퇴할 거로 보고 돈을 굴리는 거죠. 현재 자산 구성을 보면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약 절반, 채권이 31% 정도입니다. 은퇴가 5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상대적으로 주식 비중이 작은데요. 시간이 많으면 혹 중간에 수익률이 낮아도 회복할 시간이 있지만 얼마 없다면 마냥 공격적일 순 없으니까요. TDF.셔터스톡 순자산이 두 번째로 많은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45’의 경우는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78%, 2035펀드는 70% 정도입니다. 은퇴까지 남은 시간에 맞춰 투자 전략을 조정하는 거죠. 그래서 같은 종류의 TDF라도 2025부터 2055까지 종류가 다양한데요. 꼭 실제 본인의 은퇴 시점에 맞춰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은퇴가 얼마 안 남았더라도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으면 숫자가 큰 걸 고르면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장년층보단 20~30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부지런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원래 퇴직연금은 적립금의 70%까지만 위험자산(주식형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지만 TDF는 100%까지 채울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TDF 자체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니 일종의 예외랄까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45’의 경우 요즘 이런 곳에 투자하고 있네요. 성과도 훌륭했습니다. 6개월 5.35%, 1년 18.74%, 설정 이후 65.72%(11월 28일 기준). TDF는 운용사별로 수수료 차이가 꽤 있으니 잘 비교해봐야 합니다. 한 번 넣고 말 게 아니니까 수수료의 중요성이 큰 편인데요. TDF도 펀드니 당연히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게 수수료가 저렴!   ※이 기사는 12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3 07:00

  • [앤츠랩]오미크론 등장에 출렁이는 진단키트 대장주…멀리 보아도 예쁘다

    [앤츠랩]오미크론 등장에 출렁이는 진단키트 대장주…멀리 보아도 예쁘다

    지난해 연말엔 그랬죠. “어유 그래도 내년엔 괜찮겠지.” 전혀 괜찮지 않았고, 올 연말에 같은 대사를 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캐리어가 어디 있더라’ 찾고 있었는데 그만둬도 될 거 같군요. 오미크론의 등장에 전 세계가 다시 한번 휘청! 꺼질 만하면 불씨가 되살아나니 코로나, 정말 끈질깁니다. 셔터스톡 그래도 누군가는 웃는 법. 씨젠이 그렇습니다. 구독자 foc***@naver.com님께서 제안해 주셨어요. 오미크론 글로벌 확산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한 24일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36%나 뛰었습니다. 델타 변이가 급격히 퍼져가던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씨젠 주가는 단 1주일 만에 약 40% 급등했죠. 환자가 늘면 진단키트 수요도 늘어날 거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2000년 설립한 씨젠은 국내 대표적인 분자진단 업체입니다. 혈액이나 대·소변, 콧물 등을 통해 각종 질병을 검사하는 체외진단의 대표적 기술이 분자진단인데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나 영상을 활용해 진단하는 거죠.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가던 씨젠이 확 뜬 건 지난해 1월입니다.   중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지만, 국내엔 없었던 그때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 회사의 운명을 바꾼 신의 한 수였습니다. 개발엔 2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는 데 딱 1주. 4월엔 미국 FDA의 승인까지 받아 글로벌 시장으로 쭉쭉! 팬데믹 덕에 거둔 폭발적 성장이었는데요. 셔터스톡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822.3%, 영업이익은 291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60%!! 주가는 말할 것도 없죠. 코로나 직전 3만원대에서 8월엔 30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지난 한 해 국내 주식시장 최고의 스타로 꼽힐 만도!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3월 최고점의 3분의 1 수준인 12만원까지 하락했죠. 4월 8일 1주당 1주 무상증자 카드가 주효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 최근까지 5만원(무상증자 전 주가로는 10만원)대에 머물고 있었죠.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 진단키트 관련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단 우려가 작용한 듯. 씨젠 코로나 진단키트. 연합뉴스 사실 이런 걱정은 지난해 말에도 동일! 코로나 때문에 떴으니 코로나 끝나면 어떡하냐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2021년에도 코로나는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국내만 해도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직후부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 오미크론 확산에서 보듯 더 심각한 상황이 찾아올 수도 있고, 오미크론이 끝인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 덕 보는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씨젠엔 항상 ‘코로나 수혜를 제외한다면 지금의 주가가 적절하냐’는 질문이 따라다닙니다. ‘YES OR NO’ 답할 순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코로나 진단키트가 아니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   일단 씨젠의 무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고 있거든요. 치료에서 예방·진단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건데요. 코로나 같은 감염병이 아니어도 감기부터 암까지 진단키트로 간단히 잡아낼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할 텐데요. 2018년 612억 달러였던 체외 진단 시장규모는 연평균 약 5%씩 성장해 2026년 880억 달러에 이를 전망(Fortune Business Insights). 아직 제약 시장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지만 쑥쑥 크고 있는 건데요. 분석 중인 씨젠 연구원. 뉴스1 분자진단은 체외 진단 중 가장 정확도가 높습니다. 당연히 성장 기대감도 크죠. 씨젠의 강점은 여러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기술입니다. DPO(증폭), TOCE(검출) MuDT(분석) 기술이 그 바탕인데요. 이를 모두 적용해 한 번에 8개의 유전체 분석까지 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진단키트가 주력제품인 올플렉스(Allplex). 코로나 진단 시약에 적용된 바로 그 기술이죠.   타겟 유전자만을 증폭시켜 정확히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시약만 해도 전 세계 60개국이 사다 썼으니 기술력은 검증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 시약만큼 검사 결과를 분석할 ‘장비’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씨젠은 미국 바이오 업체 바이오라드와 협력해왔는데요. 바이오라드의 진단 장비에 씨젠의 시약을 적용하는 방식이죠. 코로나 때 쏠쏠한 재미를 본 두 회사는 협력의 강도를 더 높였습니다. 지난 7월 미국 FDA 공동 승인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시약과 장비는 말 그대로 셋뚜셋뚜! 지난해 코로나 덕에 장비가 엄청 많이 팔렸는데요. 비싼 장비 사서 한 번 쓰고 말 순 없으니 앞으로도 씨젠의 시약을 많이 사서 쓸 거란 뜻이죠. “씨젠의 경쟁력은 장비와 연동된 진단키트라는 점에서 락인(Lock-in)효과가 있다는 것”(신한금융투자). 셔터스톡 얼마 전엔 미래형 아이템도 공개했는데요. 분자진단 자동화 시스템인 에이오스(AIOS)입니다. 핵산 추출부터 PCR 검사, 결과 분석까지 한방에 해보자는 컨셉. 이미 다른 회사에서 만든 자동화 장비가 있긴 한데 에이오스는 훨씬 작고, 가볍습니다. 한 번에 여러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씨젠의 기술까지 장착!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동네 병원에서도 쉽게 분자진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인데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잘 되면 대박 아이템! 너무 좋은 얘기만 했나요. 체외 진단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는 뜻! 글로벌 제약회사부터 벤처기업까지 줄줄이 뛰어든 상태인데요. 씨젠의 분자진단 섹터가 그나마 경쟁이 덜하긴 해도 시장이 커질수록 전장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죠.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은 그래서 한 끗 차이.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점도 부담스럽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코로나 덕에 씨는 뿌렸고, 잘 크길 빌어보자   ※이 기사는 12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2 07:00

  • [앤츠랩]“애플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이 회사...실적으로 얘기하자

    [앤츠랩]“애플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이 회사...실적으로 얘기하자

    앤츠랩 구독자 kkw0***@naver.com님의 의뢰로 미국 반도체 회사(한때 무선통신회사로 더 유명했던) 퀄컴(QCOM)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985년 설립한 퀄컴은 CDMA 기술을 기반으로 무선전화 시장을 개척한 회사 입니다. 이후 주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영역을 넓히고, 5G 기술을 내놓으며 사업을 다각화 해 왔습니다. 셔터스톡 퀄컴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보면 핸드셋(스마트폰)이 매출의 62%, RF Front-end(안테나로 수신된 고주파신호를 내리고 증폭해서 디지털로 넘기는 부분) 15%, 자동차 4%, 사물인터넷 19% 입니다. 여전히 핸드셋 매출이 월등하지만 이 비율을 줄여나가겠다는 게 퀄컴의 복안입니다.   kkw0***님이 지적하셨다시피 퀄컴의 주가가 최근 올랐지만 여전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보다 36%나 싼 것은 ▶퀄컴이 핸드셋 매출에 의존하는 회사라는 인식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애플 같은 고객사들마저 자체 모뎀칩과 AP개발에 나서면 퀄컴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거라는 인식이 퀄컴의 거듭된 항변에도 지금까지 도무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1월 16일 인베스터데이를 전후해서 퀄컴이 지금까지의 ‘계획’을 ‘실적’으로 보여줬습니다.   2019년 67%였던 핸드셋 비중을 62%까지 낮췄는데, 5G 스마트폰이 늘며 핸드셋 관련 부품 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감소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 애플을 비롯해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 줄어든다해도 다른 사업부문을 통해 충분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셔터스톡 RF Front-end도 5G나 커넥티드카 쪽으로 영역이 확대하기 시작해 업계에선 연평균 10%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애플 관련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숫자죠. 자동차 관련 매출도 작지만 꾸준히 늘고 있고, 사물인터넷 또한 AR∙VR 기기의 성장과 함께 기존 핸드셋 사업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퀄컴은 애플과 모뎀칩 로열티(특허료) 소송을 벌여 2019년 합의(화해)에 이른 전력도 있습니다. 그만큼 애플 비즈니스가 절실했고, 투자자들도 애플 없는 퀄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온 게 사실입니다. 이제 애플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걸 숫자로 증명한 퀄컴은 2023년 애플의 자체제작 칩셋인 M시리즈와 대적할 수 있는 ARM기반 PC용 칩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이 기사는 11월 29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2.01 07:00

  • [앤츠랩]몇 안 남은 '승계주'...주가가 올라야 하는 이유는?

    [앤츠랩]몇 안 남은 '승계주'...주가가 올라야 하는 이유는?

    앤츠랩 구독자 luken**@naver.com님의 의뢰로 현대차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4월 현대엠엔소프트(내비게이션)와 현대오트론(차량용 소프트웨어) 일부 사업부를 합병해 새롭게 출범했는데요. (입지가 강화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인 커넥티드카.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현대오토에버 하면 우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립니다. 정의선 회장이 꽤 비중있는 지분(7.33%)을 갖고 있거든요.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남아있습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회장이 아니라 현대모비스(21.43%) 입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현대차가 기아,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뱅글뱅글 순환) 구조입니다. 순환출자는 아주 작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지배하고, 한 계열사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흔들린다는 단점 때문에 정부는 지주회사 체제를 선호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런저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23.29%)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자는 계획이었는데…. 모비스가 워낙 비싸다보니 모비스의 모듈∙AS 부문을 떼어다가 글로비스에 붙이는 안을 함께 추진했습니다. (사야하는 모비스는 작게, 팔아치울 글로비스는 크게..)   그랬더니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나타나서 “총수일가에 유리하고 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며 반대를 했고, 글로벌 자문사들도 속속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무산됐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글로비스 이외에 현대엔지니어링(11.72%)과 현대오토에버(7.33%)가 있습니다. 어떤 개편안이든 이 회사들의 가치를 높여 모비스 지분 확보에 써야 하는데..  폴 싱어 엘리엇 회장 현대차그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지배구조 개편을 할 거라는 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초 상장을 앞두고 있고 ▶내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개정 공정거래법(총수일가 20% 이상 보유 자회사)이 시행되면서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이 30%에 육박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0%쯤 팔아야한다는 점 때문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금은 2018년(feat. 김상조)처럼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거세지 않고, ▶전기차 전환 등 글로벌 자동차산업 격변기로 미래 모빌리티 투자가 시급한 시점에 지배구조 개편보다 투자에 역량을 쏟을 시기라는 점에서 대선 이후 추이를 보며 결정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많습니다.  독일 브레머하펜 항에 기항 중인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크라운’호. 사진 현대글로비스 물류회사 글로비스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고, 건설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가치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이런 게 들어가는 현대오토에버가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mobilgene)’을 만드는데, 아이폰의 iOS 같은 운영체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일부 편의기능에만 적용하고 있는 이 모빌진을 앞으로 엔진, 샤시, 바디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 일부 차종에만 들어가고 있는데 2024년까지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 전 차종에 심을 거라고 하네요. (매출 증대)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 서비스 개념도. 현대오토에버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서비스도 만듭니다. 스마트폰으로 멀리서 차에 시동 걸고, AI스피커로 차 안에 히터 미리 켜 두고 그런 것부터, 부품이 고장 나면 바로 근처의 서비스센터에 재고가 있는지 알려준다든지, 하여간 온갖 ‘개인화’ 서비스를 고객-차량-서비스가 하나가 되게 운영하는 것이죠. 테슬라처럼(스마트폰처럼)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해요.   여기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갖고도 별도의 사업이 가능합니다. 내비게이션도 저는 다들 카카오맵을 쓰는 줄 알았더니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의외의 캐시카우라고 하네요. 특히 북미나 유럽 같은 경우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비율이 30~40%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 고급차종 판매가 늘면서 내비게이션 매출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자율주행 기능 확산으로 AI기반 정밀지도 서비스도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제네시스 전기차 GV60와 디지털 키를 적용한 삼성 갤럭시Z 폴드3(오른쪽). 사진 제네시스·삼성전자 그러니까 현대오토에버는 성장성 하나는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모빌진을 앞으로 계속 확대 적용할 거고, 현대차그룹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 그 e커머스 플랫폼을 현대오토에버가 만들 거고, 해외공장(지금 짓고 있는 인도네시아라든가 싱가포르 혁신센터라든가) IT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연결된 차) 기능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이런 각종 솔루션 공급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돈을 내야하는 구독 모델로 제공하고…. (현재 구독 매출 3000억원)   올해 3분기 매출은 이런 사업들이 가시화하면서 작년 3분기보다 39.4% 늘어난 5535억원이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에 그쳤는데요(컨센서스 하회). 개발자 등 연구소 인력 대거 충원 때문이라고 하니, 투자로 봐야겠죠? (올해에만 개발자를 500명이나 뽑았다고)   이렇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출 구조로 내년 영업이익은 1500억원(작년 89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감을 가질 만합니다.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비중이 작년 400만대에서 내후년 13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기아 전기차 EV6 GT LIne 내부. 셔터스톡 다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현대기아차 판매 추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그 자체로 단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면서 신차 수요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현대차그룹도 때에 따라 IT 투자의 강약을 조절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금이야 회사 가치를 키울 필요성 때문에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하면 승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면서 단기적인 주가 하락도 감수해야 합니다. 또 글로비스 정도는 아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일단은 가치가 올라야만 하는 회사  ※이 기사는 11월 29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1.30 07:00

  • [앤츠랩]5G·전기차 다 있는데, 주가는 왜…근데 메타버스는 탈 거니?

    [앤츠랩]5G·전기차 다 있는데, 주가는 왜…근데 메타버스는 탈 거니?

     당장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아맞히는 건 어렵지만,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공부하면 큰 흐름을 볼 수 있죠. 그래서 앤츠랩은 막 문이 열리기 시작한 5G·전기차·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종종 소개했는데요. 그 세 영역에 모두 걸쳐 있는 대기업인데도 아직 다루지 않은 곳이 있어 들여다봤습니다. 삼성전기입니다.    삼성전기. 찌릿찌릿 전기(電氣) 말고 전자기기의 전기(電機)입니다. 이래 봬도 글로벌 톱10에 드는 종합전자부품회사! 그럼에도 일반 대중 인지도는 많이 낮죠. 완전 B2B 기업인 데다, 이름이 삼성전자와 한 끗 차이... 물론 삼성전자가 가장 큰 고객사인 건 맞습니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5G 통신 기지국용 MLCC. 사진 삼성전기   크게 세가지를 합니다. MLCC, 카메라모듈, 기판. 이 중 우선 눈여겨볼 건 바로 MLCC입니다.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한글로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인데요. 이름만큼 어렵진 않아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작은 모래알처럼 생긴 부품인데요. 모~든 전자기기에 다 들어가서 ‘전자산업의 쌀(또는 소금)’이라고 부릅니다.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34%)에 이어 점유율 2위(24%).   고객사인 삼성전자나 샤오미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면 삼성전기 MLCC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이죠. 스마트폰 하나에 들어가는 MLCC는 800~1000개(크기는 가로 0.4㎜, 세로 0.2㎜). 전장용 MLCC. 사진 삼성전자 그런데 이 MLCC가 요즘 핫해진 건 전기차 때문입니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1만개가 넘거든요. 고급전기차는 3만개까지도 들어가고요. 전기차 시장이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는 걸 생각하면 성장성 아주 Good. 게다가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지면 정보처리량이 급증할 테니 초고용량 MLCC 수요가 폭발할 겁니다.   오, 그럼 삼성전기가 MLCC 전체 2위니까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용 MLCC도 2위? 안타깝게도 그건 아닙니다. 전장용 MLCC에선 점유율이 7.5% 정도로 3~4위 수준이죠.(1위 무라타, 2위 TDK 모두 일본 기업) 자율주행 1단계에서 3단계로 진화하면 정보처리량이 100배 증가하기 때문에 그만큼 초고용량 MLCC 수요가 늘어난다. 셔터스톡 전장용 MLCC는 IT용보다 만들기 까다롭기 때문인데요. 보증수명도 더 길고(IT 3년, 전장 15년), 높은 온도(150도)와 고전압(1000볼트)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대신 크기는 좀 더 큰 편(1.6㎜×0.8㎜).   삼성전기는 일본 기업들이 독점하던 이 시장에 뛰어들어 영역을 확장 중인데요. 올 하반기엔 중국 텐진에 세운 전장용 MLCC 공장이 가동 시작. 내년 중 전장용 MLCC에서도 2위에 오른단 목표입니다. 일본업체들도 증설 작업 중이어서 경쟁은 치열하겠지만요.   전기차와 함께 5G도 큰 기회인데요. 5G스마트폰이 LTE폰보다 더 고사양 MLCC를 많이 쓰니까요. 게다가 5G 기지국 장비용 MLCC 수요까지 증가세. 삼성전기 MLCC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5%대에서 올해 20%대로 껑충 뛴 이유입니다(가격 올린 게 아니라, 비싼 고사양 제품이 잘 팔림). 내년에도 20%대 전망.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사진 삼성전기 MLCC만 핫한 게 아닙니다. 삼성전기엔 카메라모듈도 있죠. 갤럭시S21 울트라에 탑재된 광학 10배줌 폴디드 카메라 모듈. 그게 삼성전기가 만든 겁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샤오미·오포·비보 같은 중화권 기업에도 납품.   카메라모듈 업체로는 애플 협력사인 LG이노텍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LG이노텍 주가가 요즘 급등한 거 아시죠?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이 내년 출시될 애플의 XR(확장현실) 헤드셋에 들어갈 거란 추정 때문에 날아올랐는데요(순식간에 ‘메타버스 관련주’ 되어버림). 그럼 삼성전기는?   아직 삼성전자는 XR기기 출시계획은 내놓은 게 없어서 좀 아쉬운데요. 대신 최근 삼성전자·삼성전기가 함께 손잡고 미국의 XR 기술전문기업 디지렌즈(DigiLens)에 투자를 하면서 뭔가 있을 것만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물론 진짜 뭐가 나오긴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요. AR 글래스. 셔터스톡   삼성전기 주가는 올해 초 20만원대를 뚫었다가 지금은 17만원대로 내려와있는데요. 다들 아시는 그 ‘공급망’ 문제 때문에 PC나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면서 MLCC 수요가 줄어들 거란 걱정 탓입니다. 통상 4분기가 비수기(갤럭시 S시리즈가 1분기에 출시)라는 것도 이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삼성전기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몇 대 팔리냐만 쳐다봐야 하는 그런 천수답이 아니란 말씀(아, 물론 갤럭시가 잘 팔리는 건 실적에 중요). 오히려 이제 내년에 더 좋아질 실적+전기차·5G 같은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할 때가 다가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탄탄한데 뭘 그리 걱정? 이 기사는 11월 2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1.29 07:00

  •  [앤츠랩]석 달 새 –32%…돈 잘 버는 페이팔에 무슨 일?

    [앤츠랩]석 달 새 –32%…돈 잘 버는 페이팔에 무슨 일?

    써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다 아는 기업이죠. 페이팔(PayPal).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이고, 나스닥에 페이팔 홀딩스(PYPL)로 상장돼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덕에 승승장구하며(온라인 쇼핑 결제 급증) 1년 만에 200% 넘게 뛰었던 페이팔 주가가 최근 석달새 32%나 급락했습니다(개미들 비명 T.T). 그래서 syp***@hu*******.com 독자님이 게시판에 페이팔에 대해 물어봐주셨네요. 주가가 왜 떨어졌는지를 알면 답이 좀 보이겠죠? 크게 두가지인데요. 페이팔. 셔터스톡 ①실적 성장세가 기대만 못합니다   페이팔은 빠르게 성장해온 기업이고, 특히 작년엔 코로나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결제금액·건수 모두 껑충 뛰었죠. 그래서 시장에선 페이팔이 올해와 내년에도 연 20% 씩 매출이 늘거라고 기대했었는데요. 그게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페이팔이 내년 매출 성장률을 ‘10%대 후반’으로 제시한 거죠. 그래서 대실망 분위기.   페이팔 실적 부진에 한몫 한 건 이베이입니다. 한때 페이팔 모회사였던 이베이가 올 상반기부터 판매자에 줄 돈을 페이팔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은행계좌로 넣어주도록 바꿨는데요. 한마디로 이베이가 ‘너 이제 필요 없어, 나가’라고 쫓아낸 것(단, 구매자는 계속 페이팔로 결제 가능). 2015년 페이팔이 독립하면서 남남이 됐으니, 언젠간 이렇게 될 줄 알았죠. 그래도 충격은 좀 있습니다. 셔터스톡 ②경쟁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닙니다   온라인 결제할 때마다 2% 넘는 수수료를 따박따박 떼는 이 노다지 시장을 남들이 그냥 둘 리 없죠. 이미 핀테크업체로는 스퀘어(Square)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고요(잭 도시 트위터 CEO가 스퀘어 CEO). 거대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까지 ‘숍페이(Shop Pay)’라는 자체 결제플랫폼을 출시하며 뛰어들었습니다. 어펌(Affirm)처럼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BNPL·Buy Now Pay Later)로 치고 올라오는 핀테크 업체도 있고요. 이 때문에 얼마 전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페이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페이팔이 경쟁 위험에 직면했다”는 이유.   물론 페이팔이 넋놓고 있는 건 아니죠. 일본의 AI 기반 후불결제 사업자 페이디(Paidy)를 27억 달러(약 3조1000억원)에 인수하면서 MZ세대에 핫한 ‘선구매 후결제’ 시장 공략을 강화했고요(신용카드 없이 무이자 할부 됩니다~). 내년엔 페이팔의 자회사 벤모(Venmo, 미국판 ‘토스’)가 아마존에 결제수단으로 채택될 예정입니다(이게 잘 되면 좀 대박일 거란 전망도). 페이팔. 셔터스톡 아울러 ‘슈퍼앱’이 되겠다는 원대한 구상까지 내놨죠. 페이팔앱을 금융·결제·쇼핑·SNS·암호화폐를 모두 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업그레이드 중(중국 ‘위챗’이 롤 모델?).   이런 페이팔의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렇다보니 주식 투자 면에선 당분간 좀 답답할 수 있겠다 싶은데요. 투자한다면 장기로 보는 게 낫겠습니다.   무엇보다 페이팔은 워낙 돈 많고(보유 현금 133억 달러=15조8000억원) 돈 잘 버는 회사니까요. 지금까지처럼 적극적인 M&A로 돌파구를 찾을지도?(‘핀터레스트 인수설’은 살짝 이상했지만) 적어도 중국처럼 결제회사에 ‘기업 쪼개고 일부는 국유화’하라고 하거나, 한국처럼 정부가 결제 수수료를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위험은 없다는 건 다행.     by.앤츠랩 이 기사는 11월 2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2021.11.27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