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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오미크론 등장에 출렁이는 진단키트 대장주…멀리 보아도 예쁘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02 07:00

지난해 연말엔 그랬죠. “어유 그래도 내년엔 괜찮겠지.” 전혀 괜찮지 않았고, 올 연말에 같은 대사를 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캐리어가 어디 있더라’ 찾고 있었는데 그만둬도 될 거 같군요. 오미크론의 등장에 전 세계가 다시 한번 휘청! 꺼질 만하면 불씨가 되살아나니 코로나, 정말 끈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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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누군가는 웃는 법. 씨젠이 그렇습니다. 구독자 foc***@naver.com님께서 제안해 주셨어요. 오미크론 글로벌 확산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한 24일 이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36%나 뛰었습니다. 델타 변이가 급격히 퍼져가던 지난 6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씨젠 주가는 단 1주일 만에 약 40% 급등했죠. 환자가 늘면 진단키트 수요도 늘어날 거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2000년 설립한 씨젠은 국내 대표적인 분자진단 업체입니다. 혈액이나 대·소변, 콧물 등을 통해 각종 질병을 검사하는 체외진단의 대표적 기술이 분자진단인데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나 영상을 활용해 진단하는 거죠.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가던 씨젠이 확 뜬 건 지난해 1월입니다.

코로나 덕 급성장…불안의 이유도 코로나
체외진단 시장 가파른 성장세…실력은 이미 검증
오미크론 등장에 단기 급등한 주가는 부담

중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지만, 국내엔 없었던 그때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 회사의 운명을 바꾼 신의 한 수였습니다. 개발엔 2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는 데 딱 1주. 4월엔 미국 FDA의 승인까지 받아 글로벌 시장으로 쭉쭉! 팬데믹 덕에 거둔 폭발적 성장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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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822.3%, 영업이익은 291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60%!! 주가는 말할 것도 없죠. 코로나 직전 3만원대에서 8월엔 30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지난 한 해 국내 주식시장 최고의 스타로 꼽힐 만도!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3월 최고점의 3분의 1 수준인 12만원까지 하락했죠. 4월 8일 1주당 1주 무상증자 카드가 주효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 최근까지 5만원(무상증자 전 주가로는 10만원)대에 머물고 있었죠.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 진단키트 관련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단 우려가 작용한 듯.

씨젠 코로나 진단키트. 연합뉴스

씨젠 코로나 진단키트. 연합뉴스

사실 이런 걱정은 지난해 말에도 동일! 코로나 때문에 떴으니 코로나 끝나면 어떡하냐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2021년에도 코로나는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국내만 해도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직후부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 오미크론 확산에서 보듯 더 심각한 상황이 찾아올 수도 있고, 오미크론이 끝인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 덕 보는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씨젠엔 항상 ‘코로나 수혜를 제외한다면 지금의 주가가 적절하냐’는 질문이 따라다닙니다. ‘YES OR NO’ 답할 순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코로나 진단키트가 아니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

일단 씨젠의 무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의료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고 있거든요. 치료에서 예방·진단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건데요. 코로나 같은 감염병이 아니어도 감기부터 암까지 진단키트로 간단히 잡아낼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할 텐데요. 2018년 612억 달러였던 체외 진단 시장규모는 연평균 약 5%씩 성장해 2026년 880억 달러에 이를 전망(Fortune Business Insights). 아직 제약 시장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지만 쑥쑥 크고 있는 건데요.

분석 중인 씨젠 연구원. 뉴스1

분석 중인 씨젠 연구원. 뉴스1

분자진단은 체외 진단 중 가장 정확도가 높습니다. 당연히 성장 기대감도 크죠. 씨젠의 강점은 여러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기술입니다. DPO(증폭), TOCE(검출) MuDT(분석) 기술이 그 바탕인데요. 이를 모두 적용해 한 번에 8개의 유전체 분석까지 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진단키트가 주력제품인 올플렉스(Allplex). 코로나 진단 시약에 적용된 바로 그 기술이죠.

타겟 유전자만을 증폭시켜 정확히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시약만 해도 전 세계 60개국이 사다 썼으니 기술력은 검증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 시약만큼 검사 결과를 분석할 ‘장비’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씨젠은 미국 바이오 업체 바이오라드와 협력해왔는데요. 바이오라드의 진단 장비에 씨젠의 시약을 적용하는 방식이죠.

코로나 때 쏠쏠한 재미를 본 두 회사는 협력의 강도를 더 높였습니다. 지난 7월 미국 FDA 공동 승인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시약과 장비는 말 그대로 셋뚜셋뚜! 지난해 코로나 덕에 장비가 엄청 많이 팔렸는데요. 비싼 장비 사서 한 번 쓰고 말 순 없으니 앞으로도 씨젠의 시약을 많이 사서 쓸 거란 뜻이죠. “씨젠의 경쟁력은 장비와 연동된 진단키트라는 점에서 락인(Lock-in)효과가 있다는 것”(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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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엔 미래형 아이템도 공개했는데요. 분자진단 자동화 시스템인 에이오스(AIOS)입니다. 핵산 추출부터 PCR 검사, 결과 분석까지 한방에 해보자는 컨셉. 이미 다른 회사에서 만든 자동화 장비가 있긴 한데 에이오스는 훨씬 작고, 가볍습니다. 한 번에 여러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씨젠의 기술까지 장착!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동네 병원에서도 쉽게 분자진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인데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잘 되면 대박 아이템!

너무 좋은 얘기만 했나요. 체외 진단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는 뜻! 글로벌 제약회사부터 벤처기업까지 줄줄이 뛰어든 상태인데요. 씨젠의 분자진단 섹터가 그나마 경쟁이 덜하긴 해도 시장이 커질수록 전장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죠.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은 그래서 한 끗 차이.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점도 부담스럽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코로나 덕에 씨는 뿌렸고, 잘 크길 빌어보자

※이 기사는 12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모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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