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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 2차전지 소재주인 줄 알았더니?

중앙일보

입력

국내외 주식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해도 2차전지 소재주는 계속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에.. 얼마 전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오늘은 포스코케미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가운데 양극재와 음극재를 둘 다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주력.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사진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사진 포스코케미칼

2차전지소재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포스코케미칼은 1971년 포항축로 주식회사(이름 무엇..)로 출발했습니다. 축로, 그러니까 제철소 고로를 짓는 데 쓰는 내성이 강한 벽돌과 생석회(생선회 아님)를 만드는 회사였죠. 놀랍게도 이 사업은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콜타르, 카본블랙 같은 탄소소재 원료와 제품, 과산화수소 등 그야말로 케미칼, 화학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2차전지소재 이외 매출이 50% 넘어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 같은 2차전지소재 회사가 양극재 그 자체라면, 포스코케미칼은 좀 사업군이 다양하달까, 느슨한 분위기 입니다. 올해 3분기 벽돌과 석회 매출이 23.3%, 화학소재 매출이 33.2%나 되니까.. 2차전지소재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양극재 음극재가 좌지우지한다고 하기엔 조금 그러네요. 주가적인 관점에서 장단이 있겠죠. 흠흠.. (시총도 무거워..)

철 주조기. 셔터스톡

철 주조기. 셔터스톡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시장 점유율 국내 1위, 글로벌 4위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2010년에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 카보닉스를 인수했는데, LS 시절엔 적자에 허덕이다가 인수 후 잘 됐다 뭐 그런 얘기.. 포스코케미칼이 부채 비율도 낮고 투자 여력이 충분하단 점을 어필하는 듯합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음극재의 원료인 콜타르를 생산하는 화학소재 부문이 있습니다. 또 자회사 피엠시텍에서 콜타르를 가공해서 배터리 소재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만들기도 하고요. 콜타르는 제철소에서 나오는 찌꺼기이기도 해서 포스코에서 갖고 오기도 한답니다.

경북 포항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준공식. 사진 포스코케미칼

경북 포항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준공식. 사진 포스코케미칼

그러니까 양극재 음극재 생산뿐 아니라 그룹 자산을 활용해 그 원재료 생산까지 해서 ‘수직 계열화’를 이뤘기 때문에 원가 절감도 되고 투자 효율도 생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를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올 초 1조27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양·음극재의 원재료까지 '수직 계열화' 추진

2012년 포스코ESM 설립으로 양극재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후발주자 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또 설립 초기부터 니켈 함량이 80%가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을 공략했다고 자부합니다. 니켈이 많이 들어가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서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거든요. 다만 차에 불이 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데, 그래서 또 알루미늄을 섞어 안전성도 높였다고 합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물류 사태 영향으로 전기차 생산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양극재고 음극재고 그렇게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같은 금속 가격이 급등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음극재도 지난 분기 수준 매출을 유지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당분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비슷하거나 3분기보다 조금 나은 실적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사진 포스코케미칼

지금 오미크론 때문에 난리지만 내년에는 전기차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GM과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고 있는데 포스코케미칼은 LG에 양극재를 공급하면서 뭔가 다 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죠.

포스코케미칼은 내년에 북미 진출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LG에너지솔루션과 추가 대규모 계약 가능성도 있습니다. 작년 1월 공시한 1조8500억원 계약이 내년 말까지인데 올해 말까지 55% 이상이 매출로 잡혔다는 데서 기인한 계산입니다.

2차전지소재 부문 이외에 내화물 부문(아까 말한 축로!)은 임금인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화학소재 부문은 철강 생산량 증가와 유가 상승으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출처: 포스코케미칼

출처: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은 대기업 자본력을 무기로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생산, 흑연사업 진출, 음극재 코팅소재 생산 등으로 투자와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음극재·양극재 공장도 계속 증설 중이고, 중국에 합작법인도 만들고 바쁩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당장의 주가 흐름은 별로 안 좋은 편인데요.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실적이 확 뛰지 않았다는 점, 배터리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대신 음극재로 어필하고 다른 소재주에 비해 사업이 다각화돼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고요. 다만 공매도 비율 증가나 니켈·코발트 가격 하락 등의 변수, 거창한 계획들이 생산 능력으로 제때 이어지는지 여부 등이 때때로 주가 조정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언젠가 오르겠지만 쉬어가는 구간이 길어지네

※이 기사는 12월 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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