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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SK표 반도체·ICT 테마형ETF…끌리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이 드디어 두 회사로 쪼개진 것 아시죠? SK텔레콤과 SK스퀘어, 둘로 회사를 나누고(인적분할) 지난달 29일 다시 상장을 했는데요. 상장 직후 사흘 연속 SK스퀘어 주가가 곤두박질(8만2000원→6만2700원, -23%)치면서 주주들 멘붕. 다행히 2일 주가가 다시 9.57% 뛰었지만 3일 다시 -3.93%(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네...). 도대체 SK스퀘어는 어떤 회사이길래.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함께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함께 있다. 연합뉴스

SK스퀘어는 기존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투자형 지주회사’입니다. 자체 사업이 있는 게 아니라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M&A와 투자,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회사죠. 섹터는 ‘금융업’(통신 아님).

SK스퀘어는 다들 아실 만한 쟁쟁한 기업들을 자회사로 둡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20.07%)와 온라인쇼핑몰 11번가(80.3%), 옛 ADT캡스인 SK쉴더스(62.6%), T맵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티맵모빌리티(66.3%)가 대표적이죠(괄호 안은 SK스퀘어의 보유 지분율). 여기에 원스토어(국내 토종 앱마켓), 콘텐츠웨이브(토종 OTT), 드림어스컴퍼니(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등.

 SK스퀘어의 총 관리자산 구성(2021년 1분기 기준). SK스퀘어 홈페이지

SK스퀘어의 총 관리자산 구성(2021년 1분기 기준). SK스퀘어 홈페이지

보통 기업의 적정주가를 계산할 땐 그 기업이 앞으로 얼마를 벌겠는지(주당순이익)를 추정한 다음 여기에 몇배의 PER(주가수익비율) 줄지를 정해 계산하죠. 그런데 이건 사업회사 얘기고, 지주회사는 달라요. 지주회사 가치를 계산할 땐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가 기준이 됩니다. 지주회사가 들고 있는 자회사 지분가치에서 순차입금을 빼면 순자산가치입니다.

 자회사 지분가치를 합쳐서 순차입금을 빼면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 셔터스톡

자회사 지분가치를 합쳐서 순차입금을 빼면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 셔터스톡

SK스퀘어는? 현재 순자산가치가 26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데요. 그럼 SK스퀘어 적정 시총도 26조원? 그건 절대 아니죠. 지주회사(특히 한국의 지주회사) 가치는 순자산가치에서 많이 할인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SK스퀘어 현재 시총이 9.3조원이니까 65%나 할인됐군요. 보통 할인율이 30~40%이고, 50% 넘으면 ‘저평가’라는 말이 나오건만.

그럼 SK스퀘어 시총은 왜 9.3조원 밖에 안 될까요. 여기서 잠깐 하나 말씀드리자면 SK스퀘어는 재상장일(11월 29일) 당시 기준주가(분할 전 SK텔레콤 주가로 정한)는 6만19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32% 높은 8만2000원이었습니다(SK텔레콤은 시초가가 5만3400원). 그만큼 초반에 ‘분할 뒤 SK스퀘어가 더 유망’할 거란 기대가 컸던 거죠. 시초가가 워낙 높게 책정됐던 바람에 최근 주가 하락률이 더 커보입니다.

그간 주가 하락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 ①SK하이닉스 비중이 매우 큰데, 요즘 메모리 반도체 쪽이 D램 가격 하락 때문에 지지부진하고요 ②배당을 보고 SK텔레콤에 투자했던 기존 주주 입장에선 SK스퀘어 매력이 떨어졌을 수도(고배당주는 SKS말고 SKT!).

그래도 할인율 65%는 좀 과하니까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올라야? 이론은 그런데, 주가가 꼭 이론대로 가는 건 아니죠. 관건은 SK스퀘어가 얼마나 얘기 되는 신사업에 투자를 하고, 자회사 IPO로 대박을 내느냐인데요. 바로 이 부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 중.

 IPO로 자회사 지분가치 뛰면 SK스퀘어 순자산가치도 뛰면서 주가가 슝~? 셔터스톡

IPO로 자회사 지분가치 뛰면 SK스퀘어 순자산가치도 뛰면서 주가가 슝~? 셔터스톡

SK스퀘어는 주요 비상장 자회사가 줄줄이 IPO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1번 타자는 ‘원스토어’(내년 1분기 상장 예정). 구글·애플에 치일 줄 알았던 원스토어는 의외로 선전(구글플레이 71.9%〉원스토어 14.5%〉 애플앱스토어 13.6%) 중인데요. 3분기 누적 매출(1568억원)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매출이 성장세입니다. 원스토어 IPO가 흥행에 성공하느냐, 여기에 일단 SK스퀘어의 첫 성적표가 달려있습니다.

원스토어 로고

원스토어 로고

이어서 2022년 SK쉴더스(회사 이름이 ‘Shield’+’us’), 2023년 11번가·웨이브, 2025년쯤 티맵모빌리티가 IPO에 나설 전망입니다. 그래서 “플랫폼 자회사의 순차적 상장 과정에서 SK스퀘어 기업가치가 계단식으로 제고될 것”(현대차증권)이란 낙관론도 나오죠.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게 있죠. 이들 자회사들 중엔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은 없다는 점. SK쉴더스는 보안업계 2위이긴 하지만 1위 에스원과 격차가 꽤 크고요(물리보안 시장 기준 에스원 60%, SK쉴더스 약 30% 추정). 11번가는 온라인쇼핑 거래액 기준 4위(점유율 6%, 2020년 기준)로 고전 중. 웨이브는 OTT 시장 2위이지만 1위 넷플릭스에 한참 뒤지고요.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1위지만, 정작 돈이 되는 택시호출에선 카카오T에 한참 밀리죠.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공략을 강화한 11번가. 중앙포토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공략을 강화한 11번가. 중앙포토

자고로 플랫폼 시장은 ‘승자 독식’. 따라서 이들 자회사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미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시장을 공략하느라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고요.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지만 그렇게 투자해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SK텔레콤의 과거 플랫폼 사업 실패사례(예-싸이월드, 네이트온)를 떠올리면 불안감이 엄습. ㄷㄷ

SK스퀘어는 상장일인 지난달 29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2대 주주가 된다고(900억원 투자) 밝혔는데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 관심을 끌려는 전략이었을 텐데, 주가 면에선 큰 효과는 못 봤네요. 아직 이프랜드가 썩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 얼마나 클지 긴가민가합니다.

 SK스퀘어가 코빗의 2대 주주가 된 건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연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SK스퀘어가 코빗의 2대 주주가 된 건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의 연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결국 SK스퀘어가 시장의 주목을 확 끌려면 반도체 관련 한방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단 이번 인적분할로 SK하이닉스가 전보다 M&A에 나서기 쉬워졌기 때문에 기대해봅니다.(예전엔 SK(주)의 손자회사라 M&A를 하려면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는데, 이젠 SK스퀘어 자회사라 100% 의무 사라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주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SK스퀘어 홈페이지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주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SK스퀘어 홈페이지

수급 측면에서 기대할 것도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통신업이라 외국인 지분한도(49%)가 있었는데요. SK스퀘어는 그게 사라졌거든요. 잘하면 내년 2월 MSCI 분기리뷰 때 비중확대 가능성도 있겠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하필 반도체가 썰물이긴 하지만 잠재력은 크다!

이 기사는 12월 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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