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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삼성이 버린 사양산업? 전기차 꽃길 열렸는데!

중앙일보

입력

전기차 시대이고, 전기차엔 반도체가 엄청 많이 필요하고,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가 매우 중요한데 부족해서 차를 못 만들어 난리다..란 얘기, 너무 뻔한가요? 얼마 전엔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텔레칩스를 들여다봤는데요. 이번엔 차량용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해성디에스 알아볼게요.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필요해요. 셔터스톡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필요해요. 셔터스톡

‘잠재적 적자요인을 제거했다’. 2014년 삼성테크윈이 반도체부품 사업을 떼어내자 증권사들은 잘했다고 박수쳤죠. 그 사업부를 해성그룹(‘밀크 복사지’의 한국제지가 계열사)이 인수했고, 해성디에스가 됐습니다.

해성디에스 사옥. 사진 해성디에스

해성디에스 사옥. 사진 해성디에스

그리고 반전 스토리. 보란 듯이 해성디에스는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채 아주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매출이 한번도 줄지 않았다고. 올해 들어서도 1년 전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0% 늘었죠(3분기 누적 기준).

해성디에스는 반도체용 리드프레임을 만듭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긴 부품인데, 딱 봐도 익숙한 모양이죠. 반도체칩을 부착해서 회로와 연결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해성디에스는 세계 최고 수준 도금기술(팔라듐 초박막 도금)을 보유한 리드프레임 기업(세계시장점유율 7.4%)이죠.

리드프레임. 이렇게 생겼어요. 사진 해성디에스

리드프레임. 이렇게 생겼어요. 사진 해성디에스

스마트폰 시대엔 반도체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게 중요해지면서 아예 리드프레임(구리라서 무거움)을 안 쓰는 반도체 패키지가 대세가 됐죠. ‘와, 그럼 이제 큰일 났네~’ 하시겠지만. 반도체가 스마트폰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란 말씀. 자동차용 반도체는 작고 가벼운 것보다 무조건 ‘안정성’이 중요하거든요(자동차는 공간이 많아서 작은 건 안 중요). 그래서 뭐가 꼭 필요하다? 리드프레임!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내연기관차 약 200~300개, 전기차 약 500개, 자율주행차(레벨3 이상) 약 2000개라고 하죠. 자동차용 반도체가 뜰 수밖에 이유.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요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요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자동차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 1, 2위는 각각 인피니언(독일)과 NXP(네덜란드)(한국 기업은 아직 존재감 없음...). 해성디에스는 이들 선두기업 모두에 리드프레임을 납품합니다.

주문이 밀려들어서 공장이 완전 풀가동 중이죠. 최근 증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늘어나는 건 기정사실.

리드프레임(매출의 68%) 말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매출의 32%)도 만듭니다.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D램용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죠.

아시다시피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패키지 기판도 단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럼 이 분야는 당분간 별로 좋아질 일이 없는 걸까요.

결국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따라갈 텐데요. 내년에 기대를 거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DDR5 전환.

 차세대 D램 DDR5 시대가 열릴 조짐이... 셔터스톡

차세대 D램 DDR5 시대가 열릴 조짐이... 셔터스톡

지금 D램 시장은 DDR4에서 DDR5로 넘어가려는 중인데요. 아직은 너무 초기이고. 내년 중에 DDR5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란 관측이 있죠. 그렇게 되면 D램 기판을 공급하는 해성디에스가 수혜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단, 당초 예상보다 DDR5 전환이 계속 늦어져서 이제 시장이 DDR5에 좀 심드렁해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해성디에스 주가는 5만320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4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는데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이거 일시적인 거 아니야? 이제 끝물인가?’라는 회의적 시각 때문이죠.

전기차, 자율주행차엔 더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셔터스톡

전기차, 자율주행차엔 더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셔터스톡

하지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구조적 성장기. 금세 꺾일 시장이 아닙니다. 부가가치 높은 이 분야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훌쩍 뛰게 될 겁니다(2020년 9.5%, 올해 12.9%, 내년 16.2% 전망-하이투자증권). 고로 성장은 계속되겠죠.

다만 올 들어 많이 오른 주가(88% 상승)가 부담이란 시각이 있는데요. PER(주가수익비율)은 12배(2021년 추정 실적 기준) 정도로 높지도, 낮지도 않은 편. 앞으로의 성장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지겠군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끝물? 이제 시작!

이 기사는 12월 1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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