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폭발적입니다. 다들 ‘테슬라 같은 주식’을 찾나봅니다. 11월 서학개미들이 많이 산 종목 리스트를 보니, 테슬라가 단연 1위이고, 새내기주 리비안(3위)·루시드(7위)도 상위권이네요. 그리고 지난 10월 1일 상장한 이 종목이 바로 5위에 올랐죠. 아이온Q(IONQ).
그래서 이제 아이온Q가 어떤 기업인지를 설명해드릴 텐데...(어렵다고 도망가지 않기!) 바로 양자컴퓨터를 만듭니다! 구글도, IBM도 양자컴퓨터를 만들지만 아이온Q는 최초로 상장된 ‘순수’ 양자컴퓨팅 회사이죠. 2015년 설립된 직원 수 63명짜리 회사.

양자컴퓨팅 이미지. 셔터스톡

여기까지 보시고 ‘아, 양자컴퓨터라는 걸 미국에선 데스크탑처럼 지금 팔고 있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아니요. 양자컴퓨터는 아직 실험실 단계에 있습니다. 아주 약간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미미하고요. ‘상용화 됐다’고 표현하려면 몇 년 남았죠(아마 4-5년?). 사실 기업들이 이걸 ‘어디에 쓸지’ 용도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이온Q가 핫한 건 양자컴퓨터의 무지막지한 잠재력 때문이죠. 어렵지만 양자컴퓨터 개념을 소개하자면 ‘‘얽힘’과 ‘중첩’이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입니다. 무슨 외계어 같죠?
일단 지금의 컴퓨터와는 정보단위·계산방식이 달라요. 현재 컴퓨터는 ‘비트(bit)’라는 정보단위를 쓰죠. 비트는 0 또는 1 중 하나.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정보가 ‘큐비트(qubit)'로 존재하는데, 이건 0과 1이 동시에 존재해요(0도 아니고 1도 아니고 0이 될 수도 있고 1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비트와 큐비트. 비트는 0 아니면 1, 둘 중 하나.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 셔터스톡
그럼 뭐가 좋냐. 연산속도가 훨씬 빠르죠. 많이 쓰는 ‘미로’ 비유를 들어볼게요. 미로찾기를 할 때, 현재 컴퓨터는 한사람이 이쪽 갈림길을 가보고, 다시 돌아나와서 저쪽 갈림길도 또 가보고, 이렇게 반복해서 답을 찾아요(순차성).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한꺼번에 여러사람이 갈림길마다 경우의 수로 쪼개져서 길을 찾죠(동시성).

오, 그거 좋네, 싶지만 상용화 안 된 데는 이유가 있겠죠. 일단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슈퍼컴퓨터 성능을 넘어섰냐’를 두고 아직 왈가왈부가 있습니다. (구글이 2019년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니까 IBM이 그거 아니라고 반박하고 난리도 아님.) 크기도 문제인데요. 큐비트는 극단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보통 초저온(영하 –273도)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 냉장고가 엄청 큽니다.

보통 양자컴퓨터는 큰 냉장고 안에 들어가있음. 셔터스톡
여기서 아이온Q가 돋보이는 건 상온에서 사용가능한 양자컴퓨터 칩을 개발한다는 점이죠. 아이온Q 공동창업자들(듀크대 크리스토퍼 먼로 교수와 김정상 교수, 김 교수는 서울대 나온 한국분!)이 개발한 이온트랩(전자기장으로 이온을 잡아둠) 기술을 쓴다는군요.
기술 아닌 사업 측면에서 중요한 건 모든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아마존·MS·구글)에 현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건데요(아마 IBM 견제의 반사효과?). 한국기업 중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투자한 걸로도 유명하죠.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업계 선두주자 중 하나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럼 더 뜨기 전에 지금 당장 몰빵? 아니, 실적과 전망부터 체크하셔야죠. 아이온Q는 3분기에 엄청난 영업손실(1480만 달러)을 기록했습니다(매출은 고작 22만 달러). 아이온Q 스스로 최소 2026년까지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을 것(잉여 현금 흐름 마이너스)으로 보고 있다는군요. 한마디로 돈 벌려면 아주 멀~었다. 다행히 IPO 덕분에 현금은 넉넉합니다(5억8700만 달러 현금 보유).

아이온Q가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 중앙포토
골드만삭스는 아이온Q에 대해 ‘중립’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8달러를 제시했는데요. “양자컴퓨팅이 광범위하게 채택될지, 어떤 형태의 양자컴퓨터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지가 불확실하다”는 게 그 이유. 선뜻 투자하기엔 너무 위험해보인다는 거죠. 상장 초기 아마존이나 테슬라보다 더더 불확실!
지금은 ‘상장발’인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또 언제 이 열기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릴지 모릅니다. 생각보다 평탄하게 가지 않을 수도. 진짜 장기 중에서도 초장기(3년 이상)로 바라봐야 할 종목이지 싶습니다. 투자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업의 미션(좀 멋짐)에 베팅하는 셈. by. 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