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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 에르메스 사고 싶니? 백 말고 주식

중앙일보

입력

‘에루샤’라고 부르죠.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다들 아실만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데요. 이 중에서도 요즘 주식시장에서 핫한 기업을 들여다보죠. 에르메스인터내셔널(티커 RMS).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르메스 매장. 셔터스톡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르메스 매장. 셔터스톡

사실 패션명품 대장주는 누가 뭐래도 루이비통이 속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이죠. 시가총액으로 프랑스 1위(유럽 전체로도 2위)이고요(브랜드도 엄청 다양). 구찌·입생로랑으로 유명한 케링도 프랑스에 상장돼있습니다(샤넬은 비상장).

경쟁업체보다 에르메스가 돋보이는 건 놀라운 실적 성장세 때문입니다. 3분기에 증권가 전망(전년 동기 대비 21.5% up)을 훌쩍 뛰어넘는 31%의 매출성장을 했죠. 어차피 코로나 특수 덕일 텐데 뭐 그리 특별하냐고요? 같은 기간 LVMH 매출은 20%, 케링은 12%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남다른 수치이죠.

프랑스 공방에서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었다는 에르메스 백. 셔터스톡

프랑스 공방에서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었다는 에르메스 백. 셔터스톡

에르메스란 기업, 너~무 보수적이죠. 여전히 창업자의 6대손(알렉 뒤마 회장)이 경영하는 가족 기업이고, 브랜드는 에르메스 하나뿐. 구찌처럼 NFT를 만들어 팔거나 하는 새로운 시도는 절대 없죠(최근엔 버킨백 NFT가 상표권 침해라고 발끈 중. ‘수공예를 통한 물리적 사물의 손에 잡히는 표현을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에’ NFT 시장에 진출 안 한다나). 심지어 가죽제품은 100% 프랑스 공방에서 장인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

그런데 바로 이 지독한 고집이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더 달아오르게 만듭니다. 1만 달러가 넘는 버킨백은 ‘돈 있어도 못 산다(대기하세요~)’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유럽·미국·일본·중국 할 것 없이 이 대기명단이 길어져 가고만 있는데요. 이를 두고 알파밸류의 애널리스트 지에장은 이렇게 평가했죠. “에르메스는 바위처럼 안정적이다.” 코로나와 경기침체, 심지어 중국 시진핑의 ‘공동부유론’까지도 에르메스 실적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으니까요(일본은 제외한 아시아(중국 포함) 매출은 3분기에도 32.3% 증가).

에르메스 H08. 한국 판매가격 730만원. 에르메스 홈페이지

에르메스 H08. 한국 판매가격 730만원. 에르메스 홈페이지

매출의 절반 가까이(45%)가 가방 같은 가죽제품이지만 성장세만 보면 뷰티·액세서리 쪽이 더 쏠쏠합니다. ‘에르메스 H08’이란 남성시계가 엄청 팔렸고, 스카프와 그릇 판매도 급증. 스위스 은행 라일&시에의 세드릭 오마즈만 CIO는 에르메스에 대해 “호황기의 강력하고 꾸준한 매출 성장”을 전망했죠. 수요는 폭발하는데, 생산능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요. 에르메스는 현재 51개인 공방을 2024년까지 3개 더 만들어서(물론 프랑스에)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에르메스 공방에서 교육하는 모습. 에르메스 홈페이지

에르메스 공방에서 교육하는 모습. 에르메스 홈페이지

올 초 880유로 대였던 주가는 81% 뛰어 15일 현재 1599.5유로. 특히 10, 11월 두달 간 많이 올랐는데요. 에르메스가 ‘유로스톡스50 지수’에 편입될 거란 전망 때문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유니버설 뮤직그룹을 밀어내고 에르메스가 유로스톡스50 지수에 편입(12월 20일 예정)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유로스톡스50은 유럽을 대표하는 지수인데, 이를 벤치마크로 하는 ETF 자산만 350억 유로(약 47조원)에 달하니, 들썩 거릴만 했죠.

하지만 이제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PER이 75배에 달하니까요(LVMH 38배, 케링 26배). 그래서 요즘 좀 주춤.

에르메스에 투자하는 럭셔리ETF.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에르메스에 투자하는 럭셔리ETF.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럽주식을 직접 살 수 있는 증권사는 현재는 삼성증권뿐이라서요. 에르메스에 관심 있다면 럭셔리 테마 ETF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 ETF 중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 미국 ETF 중엔 ‘엠레스 럭셔리 굿즈 ETF’가 있죠. 각각 에르메스 투자비중이 6.3%와 3.5%. 둘다 ‘럭셔리’를 표방했고 테슬라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기초지수가 달라 구성종목에 차이가 있고, 국내와 해외 상장 ETF는 세율이 다르다는 점 알아두세요.

by.앤츠랩

이 기사는 12월 1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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