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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몇 안 남은 '승계주'...주가가 올라야 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2021.11.30 07:00

앤츠랩 구독자 luken**@naver.com님의 의뢰로 현대차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4월 현대엠엔소프트(내비게이션)와 현대오트론(차량용 소프트웨어) 일부 사업부를 합병해 새롭게 출범했는데요. (입지가 강화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인 커넥티드카.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인 커넥티드카.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현대오토에버 하면 우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립니다. 정의선 회장이 꽤 비중있는 지분(7.33%)을 갖고 있거든요.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남아있습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회장이 아니라 현대모비스(21.43%) 입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현대차가 기아,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뱅글뱅글 순환) 구조입니다. 순환출자는 아주 작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지배하고, 한 계열사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흔들린다는 단점 때문에 정부는 지주회사 체제를 선호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런저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23.29%)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자는 계획이었는데…. 모비스가 워낙 비싸다보니 모비스의 모듈∙AS 부문을 떼어다가 글로비스에 붙이는 안을 함께 추진했습니다. (사야하는 모비스는 작게, 팔아치울 글로비스는 크게..)

그랬더니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나타나서 “총수일가에 유리하고 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며 반대를 했고, 글로벌 자문사들도 속속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무산됐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글로비스 이외에 현대엔지니어링(11.72%)과 현대오토에버(7.33%)가 있습니다. 어떤 개편안이든 이 회사들의 가치를 높여 모비스 지분 확보에 써야 하는데..

폴 싱어 엘리엇 회장

폴 싱어 엘리엇 회장

현대차그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지배구조 개편을 할 거라는 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초 상장을 앞두고 있고 ▶내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개정 공정거래법(총수일가 20% 이상 보유 자회사)이 시행되면서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이 30%에 육박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0%쯤 팔아야한다는 점 때문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금은 2018년(feat. 김상조)처럼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거세지 않고, ▶전기차 전환 등 글로벌 자동차산업 격변기로 미래 모빌리티 투자가 시급한 시점에 지배구조 개편보다 투자에 역량을 쏟을 시기라는 점에서 대선 이후 추이를 보며 결정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많습니다.

독일 브레머하펜 항에 기항 중인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크라운’호. 사진 현대글로비스

독일 브레머하펜 항에 기항 중인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크라운’호. 사진 현대글로비스

물류회사 글로비스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고, 건설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가치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이런 게 들어가는 현대오토에버가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mobilgene)’을 만드는데, 아이폰의 iOS 같은 운영체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일부 편의기능에만 적용하고 있는 이 모빌진을 앞으로 엔진, 샤시, 바디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 일부 차종에만 들어가고 있는데 2024년까지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 전 차종에 심을 거라고 하네요. (매출 증대)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 서비스 개념도. 현대오토에버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 서비스 개념도. 현대오토에버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서비스도 만듭니다. 스마트폰으로 멀리서 차에 시동 걸고, AI스피커로 차 안에 히터 미리 켜 두고 그런 것부터, 부품이 고장 나면 바로 근처의 서비스센터에 재고가 있는지 알려준다든지, 하여간 온갖 ‘개인화’ 서비스를 고객-차량-서비스가 하나가 되게 운영하는 것이죠. 테슬라처럼(스마트폰처럼)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해요.

여기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갖고도 별도의 사업이 가능합니다. 내비게이션도 저는 다들 카카오맵을 쓰는 줄 알았더니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의외의 캐시카우라고 하네요. 특히 북미나 유럽 같은 경우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비율이 30~40%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 고급차종 판매가 늘면서 내비게이션 매출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자율주행 기능 확산으로 AI기반 정밀지도 서비스도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제네시스 전기차 GV60와 디지털 키를 적용한 삼성 갤럭시Z 폴드3(오른쪽). 사진 제네시스·삼성전자

제네시스 전기차 GV60와 디지털 키를 적용한 삼성 갤럭시Z 폴드3(오른쪽). 사진 제네시스·삼성전자

그러니까 현대오토에버는 성장성 하나는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모빌진을 앞으로 계속 확대 적용할 거고, 현대차그룹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 그 e커머스 플랫폼을 현대오토에버가 만들 거고, 해외공장(지금 짓고 있는 인도네시아라든가 싱가포르 혁신센터라든가) IT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연결된 차) 기능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이런 각종 솔루션 공급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돈을 내야하는 구독 모델로 제공하고…. (현재 구독 매출 3000억원)

올해 3분기 매출은 이런 사업들이 가시화하면서 작년 3분기보다 39.4% 늘어난 5535억원이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에 그쳤는데요(컨센서스 하회). 개발자 등 연구소 인력 대거 충원 때문이라고 하니, 투자로 봐야겠죠? (올해에만 개발자를 500명이나 뽑았다고)

이렇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출 구조로 내년 영업이익은 1500억원(작년 89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감을 가질 만합니다.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비중이 작년 400만대에서 내후년 13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기아 전기차 EV6 GT LIne 내부. 셔터스톡

기아 전기차 EV6 GT LIne 내부. 셔터스톡

다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현대기아차 판매 추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그 자체로 단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면서 신차 수요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현대차그룹도 때에 따라 IT 투자의 강약을 조절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금이야 회사 가치를 키울 필요성 때문에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하면 승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면서 단기적인 주가 하락도 감수해야 합니다. 또 글로비스 정도는 아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일단은 가치가 올라야만 하는 회사

※이 기사는 11월 29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모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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