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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석 달 새 –32%…돈 잘 버는 페이팔에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써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다 아는 기업이죠. 페이팔(PayPal).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이고, 나스닥에 페이팔 홀딩스(PYPL)로 상장돼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덕에 승승장구하며(온라인 쇼핑 결제 급증) 1년 만에 200% 넘게 뛰었던 페이팔 주가가 최근 석달새 32%나 급락했습니다(개미들 비명 T.T). 그래서 syp***@hu*******.com 독자님이 게시판에 페이팔에 대해 물어봐주셨네요. 주가가 왜 떨어졌는지를 알면 답이 좀 보이겠죠? 크게 두가지인데요.

페이팔. 셔터스톡

페이팔. 셔터스톡

실적 성장세가 기대만 못합니다

페이팔은 빠르게 성장해온 기업이고, 특히 작년엔 코로나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결제금액·건수 모두 껑충 뛰었죠. 그래서 시장에선 페이팔이 올해와 내년에도 연 20% 씩 매출이 늘거라고 기대했었는데요. 그게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페이팔이 내년 매출 성장률을 ‘10%대 후반’으로 제시한 거죠. 그래서 대실망 분위기.

페이팔 실적 부진에 한몫 한 건 이베이입니다. 한때 페이팔 모회사였던 이베이가 올 상반기부터 판매자에 줄 돈을 페이팔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은행계좌로 넣어주도록 바꿨는데요. 한마디로 이베이가 ‘너 이제 필요 없어, 나가’라고 쫓아낸 것(단, 구매자는 계속 페이팔로 결제 가능). 2015년 페이팔이 독립하면서 남남이 됐으니, 언젠간 이렇게 될 줄 알았죠. 그래도 충격은 좀 있습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경쟁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닙니다

온라인 결제할 때마다 2% 넘는 수수료를 따박따박 떼는 이 노다지 시장을 남들이 그냥 둘 리 없죠. 이미 핀테크업체로는 스퀘어(Square)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고요(잭 도시 트위터 CEO가 스퀘어 CEO). 거대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까지 ‘숍페이(Shop Pay)’라는 자체 결제플랫폼을 출시하며 뛰어들었습니다. 어펌(Affirm)처럼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BNPL·Buy Now Pay Later)로 치고 올라오는 핀테크 업체도 있고요. 이 때문에 얼마 전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페이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페이팔이 경쟁 위험에 직면했다”는 이유.

물론 페이팔이 넋놓고 있는 건 아니죠. 일본의 AI 기반 후불결제 사업자 페이디(Paidy)를 27억 달러(약 3조1000억원)에 인수하면서 MZ세대에 핫한 ‘선구매 후결제’ 시장 공략을 강화했고요(신용카드 없이 무이자 할부 됩니다~). 내년엔 페이팔의 자회사 벤모(Venmo, 미국판 ‘토스’)가 아마존에 결제수단으로 채택될 예정입니다(이게 잘 되면 좀 대박일 거란 전망도).

페이팔. 셔터스톡

페이팔. 셔터스톡

아울러 ‘슈퍼앱’이 되겠다는 원대한 구상까지 내놨죠. 페이팔앱을 금융·결제·쇼핑·SNS·암호화폐를 모두 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업그레이드 중(중국 ‘위챗’이 롤 모델?).

이런 페이팔의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렇다보니 주식 투자 면에선 당분간 좀 답답할 수 있겠다 싶은데요. 투자한다면 장기로 보는 게 낫겠습니다.

무엇보다 페이팔은 워낙 돈 많고(보유 현금 133억 달러=15조8000억원) 돈 잘 버는 회사니까요. 지금까지처럼 적극적인 M&A로 돌파구를 찾을지도?(‘핀터레스트 인수설’은 살짝 이상했지만) 적어도 중국처럼 결제회사에 ‘기업 쪼개고 일부는 국유화’하라고 하거나, 한국처럼 정부가 결제 수수료를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위험은 없다는 건 다행.

by.앤츠랩

이 기사는 11월 2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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