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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단일화 보완 위해 … 문·안 이르면 오늘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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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26일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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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회동’이 이르면 27일 이뤄질 전망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두 사람의 담판이 열렸던 22일 이후 닷새 만이다. 만나자는 제안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먼저 했다.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두 사람의 회동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안철수씨의 후보직 일방적 사퇴로 생긴 야권 단일화 과정의 흠집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에서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6일 “섣불리 회동 사실을 알리면 자칫 안씨 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했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27일 회동 가능성에 대비해 이날 저녁 일정을 비워놨다. 오후 6시30분 광화문 유세에서 조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룰 협상 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라 회동 일정이 막판에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초 27일 예정된 안씨의 캠프 해단식도 연기됐다.

 문 후보 측이 이번 회동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건 안씨의 사퇴 이후 ‘단일화 효과’가 아직 미지근하다는 판단에서다. 주말께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였다. 특히 안철수 지지층인 중도·무당파층 가운데 절반 정도가 문 후보에게 이동하고 나머지는 박 후보 지지나 부동층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으로선 안씨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문 후보 본인도 안씨를 의식하는 모습이다. 이날 광주 5·18묘역에서 지역 원로들과 만난 그는 “단일화가 완전하게 됐다고 하기엔 여러 가지 모자람이 있다”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상처, 상실감을 충분히 씻어드리지 못한 상태이고 안 전 후보가 불러일으킨 새 정치에 대한 믿음도 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민적인 ‘새정치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새 정치를 연결고리로 안씨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문 후보 측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안씨 측은 신중한 반응이다. 사퇴 선언문에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밝혔듯 꼭 필요한 회동에는 응하겠지만 선대위 통합 등 ‘플러스 알파’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씨 측 핵심 관계자는 “거의 모든 게 안철수 전 후보의 의중에 달린 것”이라며 “우리도 그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다양한 ‘당근’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친정인 민주당과 각을 세웠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등 안씨 측 핵심 인사들을 공동선대위원장 등에 영입하는 방안을 저울질 중이다. 범여권과 진보진영을 포함하는 통합 선대위 구성도 한 예다.

 사퇴 선언 다음날인 24일 휴식차 지방에 내려갔던 안씨는 26일 서울로 돌아왔다.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를 찾은 뒤 해남 땅끝마을, 본가가 있는 부산을 돌았다고 한다. 안씨 측이 27일의 서울 종로 캠프 해단식을 미룬 것은 26일 오후 2시께 캠프 주변 빌딩 옥상에서 한 지지자가 “문재인 후보는 사퇴하라” “안철수 후보는 돌아오라”며 1시간40여분 동안 자살소동을 벌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유민영 대변인은 “후보직 사퇴로 지지자들의 감정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캠프 해단식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문재인 지지하며 사퇴=문 후보는 또 마지막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했던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이날 자신에게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것과 관련해 “함께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도 했다. 심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저의 사퇴가 사실상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대통령 후보로서 저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만, 노동권 강화와 정치개혁을 향한 저와 진보정의당의 노력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한 정책연대를 통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민주통합당의 당내 대선 후보 경선 패배 후 두 달여간 칩거해온 손학규 상임고문도 문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 저녁 문 후보 등 당내 인사들이 총집결하는 가운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집중유세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선거지원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손 고문의 한 측근 인사가 전했다.

양원보.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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