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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미래세력과 연대” … 안철수를 차기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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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안철수 지지층’의 흡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가장 큰 숙제다. 25일 후보등록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는 ‘민주화 세력과 미래세력, 나아가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함께하는 통합의 진용’을 국민연대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과 함께 미래를 바꾸는 국민연대를 이루겠다”고 말하면서다.

 안철수 세력을 ‘미래세력’이라 발언한 게 눈에 띈다. 안씨가 9월 19일 출마선언을 하며 미래세력과 과거세력의 대결을 분명히 한 것을 이어받아 ‘혁신을 상징하는 세력’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차기’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총리 역할 분담’은 이미 문 후보가 부정한 상황에서, 안씨가 차기를 노린다면 문 후보가 지원해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 아니냐는 얘기다.

 문 후보는 연대의 대상에 ‘합리적 보수세력’도 포함시켰다. 문 후보는 회견에서 “안 후보 측과 실무 합의한 ‘경제·복지 정책 공동선언’과 ‘새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의 구체적 실행 계획도 ‘국민연대의 틀’ 속에서 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가 연대의 틀 안에 들어온 보수세력을 포용하는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문 후보는 등록 후 첫 방문 지역으로 충청을 택했다. 현재 충청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박 후보에 비해 열세다.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충청은 호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26일 충청을 방문한 뒤 5·18민주화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로 향한다. 야권 지지층의 핵심 지역에 대한 예우다. 선거운동 첫날(27일) 첫 유세지역으로는 부산을 선택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올 대선의 승부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안철수 세력을 아우르는 ‘대통합 선거대책위원회’의 발족이다. 문 후보 캠프에선 통합 선대위를 구성하기 위해 24일 공동선대위원장 총사퇴를 결의했다. 문 후보는 “국민연대란 표현을 했지만 그 중심이 되는 것은 담쟁이캠프(문 후보 측)와 진심캠프(안철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른 시일 내 예의를 갖춰 연락을 취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회견에서 올 대선의 프레임을 ‘귀족후보 대 서민후보의 대결’로 규정했다. ‘과거세력과 미래세력의 대결,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재벌과 특권층을 비호하는 세력에 맞서 복지와 민생을 지키는 세력을 선택해 달라. 불통하고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에 맞서 소통하고 동행하는 ‘겸손한 대통령’을 선택해 달라”고도 했다.

 안씨의 후보 사퇴로 중도·무당파층과 일부 보수층, 심지어는 야권 지지자들까지 기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문 후보는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문 후보는 투표 시간 연장 공세도 재개할 계획이다. 그는 회견에서 “11월 안에만 투표 시간 연장 법안이 개정되면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박 후보에게 많은 국민들이 투표하게 해달라고 호소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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