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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적자 콩센터, 이용객 10배 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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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콩종합센터에서 염주초등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두부를 들어 보이고 있다. 4329㎡에 한옥 4동과 400여 개의 장독대를 갖춘 센터에선 한옥 체험도 할 수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광주시 남구 압촌동 콩종합센터는 22일 오전에도 생동감이 넘쳤다. 염주초등학교 3학년 72명이 두부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고 실제로 체험하러 온 것이다. 이다혜(10)양은 “(물에 불린 콩을 간) 콩물을 끓인 다음 간수를 넣자 물과 단백질이 나뉘어 순두부가 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각자 조그만 틀에 순두부를 받아 서서히 눌러 물을 빼 자신의 두부를 만들었다.

 콩종합센터가 인기 체험장으로 살아나고 있다.

 콩종합센터는 광주시 남구가 압촌동에 2007년 문을 열었다. 대지 4329㎡에 한옥 4동과 대형 항아리 400여 개의 장독대를 갖췄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 등이 자주 바뀌고 전문성이 떨어져 이용자가 매우 적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때문에 예산(센터 조성 사업비 약 10억원)을 낭비하고 인건비만 축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8월 저절로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저절로생협)에 위탁하고 지난달 ‘신장개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간 월 평균 100명 안팎이던 이용객이 지난달 12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번 달은 1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절로생협의 정창선 상무는 “콘텐트를 보강하고 홍보를 강화한 게 주효한 것 같다. 이용 계층이 유치원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두부 만들기 체험. 1인당 5000원을 내면, 손수 두부(약 300g)를 만들고 현장에서 먹거나 밀폐용기에 담아 갈 수 있다. 김금례 센터 팀장은 “주부 모임에서나 가족끼리 함께 와 체험한 뒤 한옥에서 시골밥상(1인당 6000원)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두부를 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한 모에 4000원이며, 우리 콩으로 만든 데다 맛까지 좋아 인기가 많다. 또 인절미 만들기와 천연염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우리 된장 담그기’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15만원을 내면 내년에 된장 10㎏과 간장 5L를 받는다. 센터가 다음 달 중순 콩을 삶아 메주를 쑨 뒤 내년 2월 20일 참가자들을 초청해 장을 담근다. 이를 센터 장독대 항아리에 넣고 주인 이름표를 붙인 다음 발효시켜 내년 7월 이후 배달해 주는 것이다. 시중 제품처럼 밀가루가 섞이지 않은, 100% 우리 콩으로 자신이 만든 된장과 간장을 먹을 수 있어 좋다. 센터 이용 문의 062-385-0455, 655-7577.

◆저절로소비자생활협동조합=광주전남불교신도회(회장 지용현·㈜토암 대표)가 지난해 8월 설립했다. 조합원은 450여 명이다. ‘저절로’는 세상사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긴다는 여자연(如自然), 자연을 중심으로 나와 이웃이 하나가 되어 돕고 살자는 조합 설립 정신을 담고 있다. 쇼핑몰(www.jcoop.co.kr)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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