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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아끼고 운전 집중력 높여주고 … 수동 재미 쏠쏠하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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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지난 17일 경기도 안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코란도C M/T 드라이빙 스쿨’ 행사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선정된 운전자들이 수동변속기 운행을 즐기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수동변속기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 17일 환경부와 함께 경기도 안산의 안산스피드웨이에서 ‘코란도C M/T(매뉴얼 트랜스미션) 드라이빙 스쿨’을 열고 자동변속기로 기대하기 힘든 수동 운전 특유의 재미와 빼어난 경제성을 널리 알렸다. 이번 행사엔 쌍용차의 페이스북 공개 모집에 응모해 선정된 45명의 운전자가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교육과 실습으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먼저 수동변속기 차의 특성에 대한 이론교육을 받고 코스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스피드웨이 내에 마련된 ‘수동변속기 트레이닝 존’과 ‘서킷 트레이닝 존’에서 다양한 운전기술을 익혔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수동 운전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원하는 기어를 선택해 출력을 효율적으로 쓰는 즐거움에도 눈을 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승용차의 자동변속기 선택비율은 95% 이상이다. 반면 수동변속기 비율은 나날이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다. 2008년 5%, 2009년 3.9%, 2010년 2.2%로 빠르게 줄고 있다. 반면 유럽은 수동변속기 천국이다. 판매되는 차의 절반 이상이 수동이다. 소형차의 경우 수동의 비중이 80~90%에 달한다. 수동 운전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능숙하게 수동변속기를 다루는 여성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자동변속기보다 수고가 뒤따른다. 클러치를 밟고 떼야 한다. 기어 레버를 휘젓느라 오른손도 바쁘다. 그럼에도 수동을 선호하는 덴 이유가 있다.

장점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가령 연비는 운전습관에 따라 최대 30% 높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으니 친환경적이다. 또한 변속기의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때문에 고장 날 염려도 적다. 나아가 오랫동안 써도 연결감이 헐거워지지 않는다. 차 가격도 자동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최근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급발진 우려로부터도 자유롭다.

무엇보다 변속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차를 의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의 판단에 기대지 않고 상황에 맞는 기어를 스스로 고르는 재미가 있다. 엔진 브레이크의 효과도 한층 빠르고 강하다. 변속에 늘 신경쓰는 만큼 운전 집중도도 높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환경부는 수동변속기 차 소유자에게 혜택을 줘 보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4월 코란도C 시크(Chic)의 수동변속기 모델을 출시했다. 그런데 인기가 기대 이상이다. 기존 쌍용차의 수동변속기 선택비율은 차종에 따라 2~4%였다. 하지만 코란도C 시크 수동 출시 이후 이 비율이 16%까지 늘어났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효율이 뛰어난 수동변속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난 덕분이다.

쌍용 코란도C 시크는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앞바퀴 굴림을 짝지었다. 공인연비가 20.1㎞/L로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최고다. 쌍용차는 지난 8월 코란도스포츠에 수동변속기를 조합한 매니어 모델도 출시했다. 그 결과 코란도스포츠의 수동비율도 기존의 1~2%에서 7%까지 치솟았다. 쌍용차는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를 통해 수동변속기 모델의 장점을 알릴 계획이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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