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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바닥' 위기 포스코, 결국 다음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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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재계 6위 포스코가 12월 5일 초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18일 “정준양(64) 회장이 다음 달 5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열리는 ‘혁신페스티벌(IF)’ 행사에서 초비상경영을 선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에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모아 뒀던 현금마저 바닥을 보이면서 지금보다 훨씬 강도가 센 조치를 선택한 것이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영업이익(8190억원)이 지난해에 비해 25% 줄면서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빠졌다. 이로 인해 국제 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는 지난달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BBB+, A3에서 Baa1로 내렸다.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최상의 상황(S1)부터 최악의 조건(S5)까지 5단계로 구분한다. 현재는 ‘경기부진 지속’과 ‘경기부진 심화’를 가정하는 S3과 S4 중간에 맞춰져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초비상경영체제인 S5를 가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포스코는 올 들어 계열사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당시 함께 포스코그룹으로 들어온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는 중이고, 철강포장재 전문계열사인 포스코엠텍의 자회사 리코금속과 나인디지트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또 스테인리스 코일 판매 계열사인 포스코AST와 포스코NST는 내년 1월 합병하며, 플랜트 관련 계열사인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 철강업계가 엄청난 위기다. 그나마 포스코는 선방하고 있다. 신용등급도 제일 높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은 포스코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중앙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공동으로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한 24개 그룹 가운데 14개 그룹이 현재 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 중이고,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800여 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해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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