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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외국기업들 신제품 입소문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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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그들의 노하우>
■"먼저 써보세요" 체험기회 제공
■"매니어들이 품질 인정" 홍보 활용

‘전문가의 입을 빌리면 브랜드가 뜬다.’

주한외국기업들이 ‘전문가 검증 마케팅’에 관심을 쏟고 있다.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본격적인 시판에 앞서 관련 전문가들의 지식이나 입소문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이다.

토종업체들보다 인지도나 영업망이 취약한 부문을 전문성을 갖춘,오피니언 리더들을 통해 만회하는 전략이다.

까다로운 전문가들의 취향을 제품에 반영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좀더 완벽한 제품을 내놓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가 뛰면 매출도 뛴다=미국계 생활용품 메이커인 한국P&G는 요즘 아기 기저귀 브랜드인 큐티를 팔면서 '전문가들의 입'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엉덩이 짓무름 방지 기능을 넣은 기저귀,'큐티 드림골드'를 내놓은 것과 때맞춰 유명 소아과 전문의들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통해 기저귀의 엉덩이 짓무름 증상을 크게 부각시킨 것.

큐티 브랜드 매니저인 박민규 과장은 "아기의 건강과 피부에 큰 관심을 쏟는 주부들에게 어필하면서 전문가 마케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이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한국 시장에 미니 노트북 '에어웍스'를 출시한 JVC코리아도 제품을 내놓기 직전 PC전문가와 매니어층을 상대로 제품 체험 마케팅을 펼쳤다.

이 회사 이훈 노트북 영업팀장은 "전문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가장 큰 소득은 가전이나 IT신제품이 출시되면 으레 쏟아지는 근거없는 불만이나 불평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고 만족해 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상륙한 미국계 영상편집 솔류션 업체인 피나클 코리아는 이달 말로 예정된 '영상 강좌'개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가 준비 중인 강좌는 인터넷 영상 커뮤니티와 대학의 영상 동호회,단편 영화 제작자 등을 한자리에 모아 영상 편집 등을 가르치는 행사다.

피나클 코리아 이진환 상무는 "일반 캠코더 등으로 촬영한 영상을 손쉽게 PC에서 편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주력 상품이지만 국내에선 생소한 제품이어서 영상 전문가들이 사용하고 입소문을 내주는 것이 한국 시장 안착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집단을 키운다=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마케팅은 특히 정보기술(IT)관련 외국기업들 사이에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HP의 경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새로운 디지털 제품들을 선보일 때마다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이나 전문가들에게 먼저 사용해 보게 하는 것을 규정처럼 지키고 있다.

이 회사 퍼스널시스템 사업부 이홍구 전무는 "전문가들이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계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국오라클은 한발 더 나아가 전문가 집단을 직접 만들고 또 지원해 준다.

국내 IT전공의 대학 교수 등이 주축이 된 '오라클 아카데미 이니시어티브(OAI)'와 지난해 말 회원수 10만여명을 넘어선 '오라클 사용자 모임(OTN)'이 대표적인 지원단체들. 이 회사는 특히 OTN을 지원하기 위해 사내 e마케팅 팀에 전담 인원을 따로 두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신제품이 나올 경우 미리 사용해 볼 수 있게 모든 OTN 회원에 제품 샘플을 보내고 반응을 살핀다.또 오라클의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이들을 상대로 매달 무료 정기 기술 세미나도 열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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