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생체인식 기술, 빠르게 생활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조이'' 는 스스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쓰레기와 먼지를 쓸어담는 가정용 심부름 로봇이다.

키 60㎝.몸무게 15㎏으로 진공청소기만한 조이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가 하면 집안에 아무도 없을 때는 보안경비를 담당하고 가족간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역할도 한다.

조이의 자랑거리는 가족을 알아보고 그들의 지시에만 반응할 뿐 다른 사람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는 점.

얼굴인식 기능이 내장돼 있어 미리 입력해놓은 가족의 얼굴과 비교, 판단하는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조이는 국내 로봇전문업체 조이메카(http://www.joymecha.com)와 얼굴인식 전문업체

블루닉스(http://www.bluenics.com)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로봇으로 올해 말에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람의 몸을 ''열쇠'' 로 이용하는 생체인식기술이 생활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가려내 보안장치의 열쇠로 활용하는 생체인식 기술은 복잡한 암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고 분실이나 위.변조의 위험도 없다는 게 장점.

얼굴을 비롯해 지문.눈동자.손.혈관 인식은 이미 실용화된 상태고, 음성.서명.망막.DNA.체온.귀.냄새에 이르기까지 인식 기술이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 얼굴=은행 대여금고의 열쇠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은 영화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하지만 앞으론 본인이 아니면 대여금고를 열 수 없는 시대가 온다.

생체인식기술 개발업체 ㈜비전인터랙티브(http://www.vi21.co.kr)는 신진금고와 함께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은행 대여금고를 개발하고 있다.

얼굴인식은 눈.코.입 등 얼굴 특징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인증하는데, 예전에는 얼굴의 각도.표정.나이.조명.화장 등에 따라 오차가 있어 실용화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머리 모양이 변하거나 안경을 착용해도 구분해내는 것은 물론 쌍둥이도 분별이 가능할 정도다.

◇ 지문=보안이 생명인 군대에서 네트워크가 연결된 PC는 골칫거리다. 최근 육.해.공군 정보화교육장과 공군 인터넷교육장은 비밀번호 대신

휴노테크놀로지(http://www.hunno.com)의 지문인식시스템 1천3백여대를 설치했다.

지문인식기는 자동차 열쇠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생체인식 시스템은 비를 맞으면 고장나기 때문에 밖에 둘 수 없어 용도가 제한적이었지만, 아이에프키(http://www.ifkey.com)는 지문인식 센서가 부착된 무선열쇠를 휴대용으로 개발해 자동차.오토바이 등의 시동키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 눈동자=인터넷 쇼핑이 활성화된 지 오래지만 보안문제는 아직도 심각하다. 자신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중간에 누가 가로채는 건 아닌지 늘 불안하다.

하지만 세넥스테크놀로지(http://senextech.com)가 최근 개발한 홍채인식 시스템인 ''트루아이'' 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준다. 자신의 PC에 트루아이를 연결해 눈동자만 갖다 대면 2초 만에 본인임을 확인시킬 수 있다. 안경.렌즈를 꼈거나 밤이라도 문제없이 홍채(눈동자 중 붉은 부분)의 고유한 패턴을 추출해낸다.

홍채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마약 복용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아이리텍(http://www.iritech.com)이 개발한 마약 진단 시스템은 동공의 반응을 측정해 마약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기존의 혈액.모발.소변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 혈관.손=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등에 푸르게 보이는 정맥의 모양새도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 점에 착안해 만든 넥스턴(http://www.nextern.com)의 정맥인식 시스템은 적외선 카메라로 손등의 정맥 패턴을 인식해 작동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부 접촉이 없어 거부감이 적다. 이 때문에 국가정보원.하나로통신.해양경찰청 등 출입통제가 엄격한 기관이나 업체에서 출입통제 시스템으로 많이 채택하고 있다.

손의 형태를 3차원으로 인식하는 출입통제 시스템도 나와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대한항공 직원들은 출.퇴근 때나 식사할 때 손바닥을 올려놓는다.

핸디콤(http://www.handycomkorea.com)이 설치한 이 시스템은 손의 모양.길이.두께 등을 0.02초 만에 인식해 본인 여부를 판단하다.

원낙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