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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황금심] 올바른 예술의 길 깨우쳐 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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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초 당시 77세였던 황금심씨가 KBS '가요무대' 출연을 하루 앞두고 아들 고병준씨에게 기타 반주를 부탁했다. 황씨의 히트곡인 '알뜰한 당신' 을 쳐 달라는 것이었다.

"아니, 어머니. 60년 동안 불러 온 노래를 뭘 다시 연습합니까?" 라는 아들의 질문에 황씨는 "인생은 늘 준비해야 하는 것" 이라는 선문답 같은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이 말은 그때부터 고씨의 인생에도 하나의 좌우명으로 자리잡았다.

고씨에게 어머니 황씨는 스승이나 다름없었다. 음악을 제대로 시작하게 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었고, 올바른 자세를 배운 것도 어머니로부터였다. 그가 만든 드라마 음악에 대해서도 황씨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고씨는 어머니를 '만능 엔터테이너' 로 기억하고 있다. 노래 뿐 아니라 어렸을 적에는 디스코.탱고.지루박 등 갖가지 춤을 황씨에게 배웠다고 한다.

고씨의 집안을 들여다 보면 누구나 놀라게 된다. 그야말로 가수 집합소다.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년에 청춘만 늙어…. "

언제 들어도 가슴 저리는 '타향살이' 를 부른 아버지 고복수(72년 작고) 씨와 어머니 황씨.

'정에 약한 남자' 를 부른 큰형 고영준씨. 가톨릭 가스펠 서울대교구 음악부장으로 있는 둘째형 고영민(44) 씨, 둘째 형수는 강변가요제에서 '이름없는 새' 로 대상을 받은 손현희(39) 씨다. 오는 9월 3일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고씨는 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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