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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챔피언십] 톰스, 12억짜리 3미터 퍼팅

중앙일보

입력

데이비드 톰스(34.미국)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의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컵을 움켜쥐었다.

톰스는 20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 덜루스 애틀랜타 어슬레틱 골프장의 하이랜즈 코스(파70.6천4백92m)에서 막을 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백65타로 필 미켈슨(31.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1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http://www.pgatour.com).

톰스의 2백65타는 4대 메이저대회 72홀 최저타 기록으로 199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그레그 노먼(호주), 95년 PGA챔피언십에서 스티브 엘킹턴(호주)과 콜린 몽고메리(영국)의 2백67타를 2타 줄인 것이다.

톰스는 통산 6승째를 메이저 첫승으로 신고하며 93만6천달러(약 12억1천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최경주(31.슈페리어)는 3오버파 73타로 부진, 합계 1언더파로 타이거 우즈(미국)와 공동 29위에 올랐다.

톰스의 배짱은 두둑했다. '미켈슨은 18번홀에서 절대로 버디는 못할 거야' .

17번홀까지 미켈슨에 1타 앞선 상황에서 톰스의 18번홀(파4.4백41m)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앞발쪽이 약간 높은 곳에 떨어져 세컨드샷의 구사가 다소 불안했다. 반면 미켈슨의 공은 페어웨이 한가운데 안착했다.

위기임을 간파한 톰스는 과감한 핀 공략을 포기하고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레이업(lay up)했다.

18번홀 핀 위치는 그린 앞 호수쪽으로 바짝 당겨져 있었다. 톰스의 예상대로 파온을 노린 미켈슨은 세컨드샷을 핀을 넘겨 약 9m 지점에 떨궜다. 그러자 톰스는 80m를 남긴 세번째 샷을 핀 왼쪽 약 3m 지점에 붙였다.

버디 퍼트를 겨냥하는 미켈슨의 얼굴은 잔뜩 상기됐다. 버디를 잡으면 연장전에 들어가고, 톰스가 파퍼팅을 실패하면 역전 우승도 가능했다.

미켈슨은 만감이 교차했다. 1999년 US오픈 최종일 마지막 홀이 생각났다. 당시 17번홀까지 스튜어트(미국.99년 사망)에 1타 뒤진 미켈슨은 약 7m 버디퍼팅를 남겨뒀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레이업한 스튜어트는 5m 파퍼트를 성공, 우승컵을 차지했다.

운명의 여신은 또 다시 미켈슨을 외면했다. 미켈슨의 버디 퍼팅은 홀 10㎝ 앞에 멈췄다. 역전의 부담을 던 톰스는 파퍼팅을 가볍게 홀에 넣은 뒤 두손을 번쩍 들어 메이저 첫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톰스에 2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했던 미켈슨은 두차례 동타를 이루며 선전했지만 16번홀(파4.3백97m)에서 통한의 3퍼트로 톰스에게 마지막 리드를 내준 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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