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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새미 소사, “내가 간다 배리 본즈”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를 불러 들인 홈 경기에서 시카고 컵스는 5-14로 대패했다.

그러나 이날 리글리 필드 구장의 관중들은 ‘큰 것’을 앞세워 홈런 레이스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힌 새미 소사의 출사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으며, 그간 부진을 보인 소사의 회복은 팀으로서도 반가운 일이였다.

9일 경기에서 소사는 3회, 5회, 7회에 각각 38, 39, 40호를 쏘아 올림으로써 당시 49개를 기록하고 있는 배리 본즈에 9개 차로 한 자릿수 차이로 다가섰다.

이후 파죽지세의 홈런포 가동을 멈추지 않은 소사는 15일 현재 8개 차이로 여차하면 뒤집을 태세다.

소사는 지난 4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날린 홈런을 시작으로 최근 10경기 동안 8개의 홈런을 날려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4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며, 루이스 곤잘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물론이고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도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소사가 이렇게 시즌 막판 매서운 타격을 선보이는 것은 컵스가 전력 보강을 이유로 영입한 프레드 맥그리프의 가세와 때를 같이 한다.

올시즌 소사는 다른 해보다도 많은 볼넷을 얻어냈다. 아직 40경기 이상이 남았음에도 지난 시즌의 91개에 육박하는 87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선구안 향상이라기보다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시즌 컵스의 타선은 상대팀에게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다. 만일 소사만 피해간다면 어렵지 않은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소사의 홈런 수가 적은 이유도 이에 있다. 그러나 맥그리프가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마크 그레이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빈자리를 메워주길 바라고 영입했던 맥그리프는 소사와 컵스 모두에게 ‘상승효과’를 주게 된 것이다.

이후 소사는 전보다 더 적극적인 타격을 할 수 있게 됐으며 홈런 수의 증가는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에서 그의 장기인 몰아치기를 기대해 본다면 8개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마크 맥과이어와의 홈런 레이스를 펼쳤던 98년, 30일 동안 무려 21개의 홈런을 몰아쳐 홈런 레이스에 불을 당겼던 것과 한 시즌 동안 한 경기 2개 이상의 홈런을 가장 많이 날린 선수 중에 하나라는 점을 볼 때, 현재의 페이스에서 홈런 몰아치기가 무리는 아니다.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은 홈런 수의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만약 98년 소사가 없었다면 맥과이어의 기록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올시즌 역시 소사의 가세는 세 선수가 벌이는 경쟁이라는 점에서 메이저리그의 홈런사를 다시 쓰게 할 충분한 기폭제가 될 것이며, 중계 아나운서들의 ‘새미 스프링 소사’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수록 올시즌 내셔날리그 홈런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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