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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스타들은 불행하다?

중앙일보

입력

헐리우드 스타들은 불행하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지는 몰라도 상당수의 헐리우드 스타들이 신경쇠약과 조울증, 약물중독등 다양한 고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부와 명성을 거머쥔 탓인지 나이 지긋한 스타들보다는 젊디젊은 배우나 인기 가수들이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하게 보인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 '진주만'의 주인공 벤 애플렉(28).

지난 98년 영화 'Good Will Hunting'으로 친구 맷 데이먼과 함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하룻밤만에 스타덤에 오른 애플렉은 갑자기 얻은 명성을 주체하지 못한 듯 술과 파티에 탐닉했다.

당시 데이먼도 약물에 의존하는 등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애플렉은 이보다 훨씬 과격해 밤마다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때로는 라스 베가스의 카지노에서 종업원에게 수천불의 팁을 쥐어주며 도박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애플렉의 폭음과 줄담배는 얼마전 개봉했던 영화 '진주만'으로 더욱 심각해졌다.

애플렉이 본격적인 액션 스타로의 변신을 꿈꾸며 촬영했던 '진주만'의 결과가 평론가들의 혹평과 실망스러운 흥행기록으로 나타나자 애플렉은 더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갑작스레 올라선 스타덤에서 기대했던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가뜩이나 불안정한 애플렉의 절제는 파탄상태로 빠져들어 결국 스스로 재활센터에 등록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애플렉은 약물이나 알콜 중독증세를 보이는 헐리우드 스타들이 주로 찾는 재활센터인 'Promises Malibu'에 지난달 9일 제발로 찾아 들어갔다.

한달을 예정으로 알콜중독 증세를 치료할 계획인 애플렉은 이달말까지 특급 호텔같은 'Promises'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룹 '앤 싱크('N Sync)'와 함께 Boy Band로서 천하를 양분하고 있는 백스트릿 보이스(Back Street Boys)의 AJ 맥클린도 우울증을 겪다 알콜중독에 빠져든 경우.

지난달 7일 보스턴의 플릿센터에서 관중들을 열광케 했던 콘서트 이후 백스트릿 보이스는 이틀 후인 9일 MTV의 프로그램 'Total Request Live'에서 맥클린의 재활센터 '입학'을 발표했다.

또한 이미 계획이 잡혀있던 17개 북미지역 순회 콘서트가 모조리 취소돼 그룹의 앞날까지 불투명한 상황이 돼버렸다.

온몸에 가득한 문신과 얼굴 곳곳에 구멍을 뚫은 피어싱으로 유명한 맥클린이 우울증에 빠져든 것은 불우한 가정사 때문.

4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의 손에 자란 맥클린이 가수로서 성공하자 보이지도 않던 아버지 로버트 맥클린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아들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 맥클린을 혼란스럽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4월 어머니나 다름없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맥클린은 급격히 자기제어를 잃고 알콜에 중독된 것.

한편, 이같이 약물이나 알콜 중독에 시달리는 스타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만을 겨냥한 최고급 재활센터들은 늘어나는 특급 고객들로 즐거운 미소를 감추느라 애쓰고 있다.

'Promises' 이외에 미네소타의 센터 시티에 있는 헤이즐든에는 '기타의 신' 에릭 클랩턴을 비롯, 멜라니 그리피스, 에어로 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 매튜 페리등이 '투숙'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의 마리나 델 레이에 있는 대니얼 프리맨 병원에는 니르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로버트 다우니, 멜라니 그리피스등이 '졸업생'이다.

또한 아리조나 투산의 시에라 투산에는 비틀즈의 링고 스타와 영화 '고스트'의 패트릭 스웨이지가, 캘리포니아 랜초 미라지의 베티 포드 센터에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드루 베리모어등이 치료를 받았다.

반전과 저항으로 가득찼던 지난 60년대 젊은이들의 영원한 우상이었던 짐 모리슨(도어스)과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공교롭게 모두 J!)등이 20대의 젊은 나이에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이래 스타들이 중독증세에 유행처럼 빠져들어 수많은 '중독자'들이 헐리우드 주변에서 양산되면서 엉뚱한 사람들만 돈을 벌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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