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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빨간 국물로 반전 … 면발 울퉁불퉁해도 튀기지 않아 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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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라면은 더 이상 간편하게 한끼를 때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다. 10가지 이상의 천연 재료를 이용해 건강하게 만든 국물과 튀기지 않은 생면은 유명 식당의 면 요리 못지 않다. 건강 걱정 없이 라면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웰빙 라면이 강남 지역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글=하현정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 라면코너에서 주부들이 생라면을 고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 쇼핑 카트를 밀며 장을 보던 주부 최주연(39·서초구 방배동)씨가 라면 코너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제품 중 뭘 골라야 할까 둘러보다 하나를 집어든다.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았다는 생라면이다. 각종 야채와 해산물 함량도 높아 일명 ‘웰빙 라면’으로 불린다.

 “라면 하나도 건강을 생각해서 좋은 제품을 고르는 편이에요. 제품 포장지 뒷면에 적힌 성분 표시도 꼼꼼하게 읽어보죠. 최근엔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을 주로 구입해요. 국물이 담백하고 각종 야채와 해물 성분도 자연 그대로 사용해 라면 본래의 맛을 살리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거든요.”

국물의 변화에서 다양한 면발까지, 라면의 진화

라면은 대한민국 대표 간식이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식품이다. 라면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국물’과 ‘면’. 지난해에는 일명 ‘하얀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의 새로운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바 있다. 팔도 ‘꼬꼬면’을 시작으로 삼양 ‘나가사끼 짬뽕’ 등 닭고기나 돈골 기반 제품이 그것이다. 하지만 하얀 국물에 대한 열광도 잠시, 소비자들은 빨간 국물 특유의 얼큰한 맛을 찾아 이전에 즐겨 먹던 라면으로 눈을 돌렸다. 라면은 본래 얼큰해야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이 국물에서 멀어지자, 라면 브랜드들의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깔끔한 맛, 국물의 매운 정도 등 많은 선택 기준에 대한 고찰 끝에 주목한 것은 바로 ‘면발’. 최근에는 건강과 칼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쌀가루나·감자 전분·당면·곤약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라면이 출시되고 있다. 면발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부각되면서 면의 탄력도·제조 공정·원료 등이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의 유탕 라면과는 차별화되는 쫄깃한 식감을 지닌 생라면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연은 맛있다’는 기름에 튀기는 대신 고온에서 단시간 바람에 건조시키는 바람건조공법을 사용해 생면 그대로의 촉촉하고 탱탱한 느낌을 살린 면발이 특징이다. 100㎉ 이상 낮아진 열량과 포화지방 0%를 장점으로 내세워 라면 매니어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비싸도 건강 생각한다면 망설임 없이 구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AC닐슨의 봉지라면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라면업계의 쟁쟁한 브랜드들 사이에서 풀무원 생라면 ‘자연은 맛있다’가 지난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284%의 매출 증가를 보이며 출시 1년 반만에 8위로 뛰어올랐다.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는 생라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낮은 칼로리를 특장점으로 지난 7월 출시된 신제품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이하 ‘꽃게짬뽕’)이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에 대한 소비자의 주목을 끌어낸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시 2개월 만에 200만 개가 팔려나간 ‘꽃게짬뽕’은 농심 ‘신라면’, 삼양 ‘삼양라면’ 등 스테디셀러들이 즐비한 봉지라면 매출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산 꽃게를 비롯해 오징어·홍합·황태·바지락·굴·백합·홍게살 등 10가지 해물 재료와 파·마늘·양파·청양고추로 맛을 낸 제품이다. 분말 스프에는 국내산 꽃게가 3.88% 함유됐고 해물 건더기 스프에도 동해산 붉은 대게살이 포함됐다. 이 프리미엄급 라면은 튀기는 대신 바람에 건조시킨 면발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맛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필요를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는 ‘꽃게짬뽕’을 포함한 ‘자연은 맛있다’ 4종 시리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높다. ‘꽃게짬뽕’의 소비자가격은 1490원. 600~700원대인 일반 라면 가격의 두 배가 넘지만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부 박미경(42·강남구삼성동)씨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며 “1400원대의 생라면이 700원 정도의 일반 라면에 비해 비싼 게 사실이지만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 라면사업부의 민지현 PM은 “강남·서초·송파 지역이 타지역에 비해 SSG 푸드마켓, 올가 홀푸드 같은 프리미엄 식품 전문매장이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지역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할 때 재료의 신선도와 제조 공정 등을 깐깐하게 살피는 경향이 있다”며 “믿을 만한 품질의 제품이라면 새로운 브랜드라 하더라도 구매가 빠르고 꾸준하게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이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지역인만큼 이 지역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린다면 타지역 소비자들에게도 통한다는 것이 마케팅 업계의 정설이다. 건강에 포커스를 맞춘 라면이 강남 지역에서 단시간에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볼 때 웰빙 라면에 대한 소비자 인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건강하게 라면 즐기는 방법

1 양파와 느타리버섯으로 지방 흡수 줄이기

라면을 끓일 때 양파를 추가해보자. 양파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페쿠친’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으로 인해 라면에 양파를 넣어 끓이면 지방이 양파로 흡수돼 보다 담백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느타리버섯 또한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어 라면 조리 시 활용하면 좋다. 버섯의 쫄깃함 덕분에 식감이 더욱 다양해지는 효과도 있다.

2 양배추와 다시마로 나트륨 걱정 줄이기

양배추도 기름기를 흡수하는 채소다. 라면 물이 끓을 때 깍뚝썰기한 양배추를 넣으면 국물이 한결 부드럽고 담백해진다. 양배추의 칼륨 성분이 염분 밸런스를 맞춰주기 때문에 식사 후 체내 염분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다시마를 넣어도 좋다. 함유 성분인 ‘아르간산’이 나트륨과 콜레스테롤을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3 녹차 티백 활용해 기름기 쏙~

라면을 끓일 때 녹차 티백을 넣으면 맛이 한층 담백해진다. 녹차 티백이 라면 국물의 기름기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체내에서 활발한 지질대사를 일으켜 콜레스테롤이나 혈중 지질 수치를 낮추고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4 생라면으로 저칼로리, 포화지방 0% 라면 조리

시중에서 판매되는 라면류 중 생라면을 선택해 조리하면 보다 간편해진다. 생라면은 면발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생면을 고온에서 단시간에 바람에 건조시켜 만들기 때문에 일반 유탕면보다 칼로리가 100kcal 이상 낮다. 포화지방 또한 0%다.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국물이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나며 생면 그대로의 쫄깃함이 살아있어 식감 또한 뛰어나다. 면발에 미세한 틈이 나 있어 국물이 잘 배어들며 조리 시 첨가하는 파나 계란, 양파 등들과도 맛이 잘 조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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