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10시30분쯤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10대 여성 3명이 함께 뛰어내렸다.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A(16·중3 중퇴)·B(17·고3)·C양(19·재수생)이었다. 이들은 아파트 옆 상가 5층 옥상에서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옥상에는 소주병 3개와 가방 등 소지품이 남아 있었으나 유서는 없었다. 대전과 광주에 살고 있던 B·C양은 27일 집을 나와 부산에서 A양을 만났다. 이들은 하루 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불꽃축제를 함께 본 뒤 며칠간 함께 돌아다니다 사건 발생 3시간여 전인 이날 오후 7시20분쯤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 중 A양은 지난 6월 27일에도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다른 일행 3명과 부산의 한 여관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한 명이 마음을 돌려 경찰에 신고하면서 목숨은 구했었으나 결국 다시 자살을 택했다.
사건 발생 4시간여 만인 31일 오전 2시41분. 한 포털사이트의 지식 공유 게시판에 들어가 봤더니 “같이 동반 자살하실 분 쪽지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자신을 20대 대학생이라 소개한 글쓴이는 “1명이라도 좋다. 자살할 분 쪽지 달라. 진심이다”라며 “바보 같은 생각이다, 이런 말은 쓰지 마라. 같이 이 세상을 떠나자”고 했다. 한나절이 지난 이날 오후 2시가 넘도록 이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그 사이 9명의 네티즌들이 “같이 갑시다. 쪽지 주세요” 등 동조 댓글을 남겼다.
인터넷 공간에서 자살 관련 유해 정보가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 ▶동반 자살자 모집 정보 ▶구체적 자살 방법 정보 ▶자살 또는 자해 장면이 구체적으로 담긴 이미지 ▶독극물 구매 관련 정보 등이다.
이전에 ‘자살커뮤니티’가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 지식 검색 서비스나 블로그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관계자는 “개인 블로그나 게시판에서 하루 10~20건 정도 자살 관련 정보가 발견된다”고 밝혔다.
부산=위성욱 기자, 이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