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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출신 평균 임금 4년제의 67% … “격차 줄여야 인력 확보 쉬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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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재의 전문대학 체제는 1979년 시작됐다. 5년짜리 실업고등전문학교, 2~3년 과정의 전문학교, 2년제의 초급대 등 여러 직업교육기관이 전문대학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미국의 2년제 주니어 칼리지나 커뮤니티 칼리지를 모델로 했다.

 전성기는 80~90년대, 우리 경제가 빠른 성장을 하던 때였다. 고교 졸업자 출신의 단순 기능공과 4년제 대학 출신의 사무직 관리자 사이에서 전문대 졸업자는 숙련 기술을 갖춘 중간관리자 역할을 했다. 조리학과·안경광학과·피부미용학과 등 이색 학과들은 취업이 잘돼 고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지원했다. 90년에는 전문대가 117곳으로 4년제(107곳)보다 많았다. 그러나 96년 정부가 대학 설립 기준(준칙주의)을 도입해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이 급증했다. 2000년 전문대는 158곳, 4년제는 161곳으로 늘었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8%까지 치솟았다.

 대졸자가 급증하면서 취업난이 심화하자 일부 4년제 대학은 전문대를 모방했다. 전문대 특화 학과들을 개설한 것이다. 전문대 특성화 학과였던 임상병리과는 4년제 대학 중 21곳에 신설돼 전문대(23곳)와 비슷해졌다. 안경광학과·피부미용과·방사선과 등도 그랬다.

 현재 전문대는 전국 141곳, 입학정원은 20만8993명이다. 4년제와 전문대를 합한 전체 고등교육기관 중 학교 수의 41%, 입학정원의 37.5%를 차지한다. 대학생 5명 중 2명은 전문대생이다.

 하지만 전문대 출신의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다. 전문대를 나온 근로자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일반대 졸업자는 150이다. 전문대 출신 임금이 4년제의 66.7% 수준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00대 134다.

 최재혁 경북전문대 총장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졸업생 간의 임금격차를 줄여나가지 않으면 한국은 조만간 심각한 중견 기술자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섭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전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 교육 수준과 소득은 대체로 낮은 편”이라며 “이들을 교육시켜 직업인으로 만드는 것이 최고의 보편적 복지 정책이자 중산층 확대 방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성시윤·천인성·윤석만·이한길·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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