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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김주찬 톱타자 체질

중앙일보

입력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재목감인데…. "

야구인 백인천씨는 그를 볼 때마다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했다. "삼성이 그를 내준 건 인재를 못 알아본 것이다. 분명히 후회할 날이 올 것" 이라고 장담했다.

그 재목감 김주찬(20.롯데.사진)이 지금 펄펄 날고 있다.

김주찬은 최근 롯데 1번타자에 기용되자 물을 만난 고기처럼 경쾌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해태전부터 발목 부상으로 빠진 박현승을 대신해 톱타자로 나선 김선수는 최근 네경기에서 17타수 9안타(0.529)의 맹타다. 시즌 타율은 0.333.

1m83㎝의 훤칠한 키, 1백m를 11초대로 주파하는 빠른 발과 경기를 읽는 센스 등 김선수는 어릴 때부터 대형 선수로 클 만한 자질을 갖고 있었다. 충암고를 졸업한 지난해 곧바로 삼성에 입단, 백업 유격수로 경기에 출장하면서 경험을 쌓아갔다.

문제는 수비력.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으로 경기를 망칠 때면 어김없이 김선수가 끼어있었다. 당시 삼성 김용희 감독은 "타격은 재질이 있으나 수비가 불안하다" 며 못내 아쉬워했다.

어린 데다 성격도 내성적인 김선수는 이를 훌훌 털어버리지 못한 채 자꾸만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그러다 시즌이 끝나고, 삼성은 마해영을 받는 조건으로 김주찬을 이계성과 함께 롯데로 전격 트레이드했다. 첫 시련이었다.

김선수는 팀을 옮긴 후 이를 악물었다. 무엇보다 부족한 수비 훈련에 집중하면서 체력을 강화시키는 데 온 힘을 쏟고 기회를 기다렸다. 그가 돋보이는 건 빠른 발. 올시즌 4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도루는 16개나 성공시켜 도루부문 8위에 올라 있다. 도루 실패는 단 한번. 무려 94%의 알짜배기 도루 성공률이다.

우용득 롯데 감독대행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다. 최대한 기회를 줄 것" 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한편 1일 벌어질 예정이던 롯데 - LG전은 비로 연기됐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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