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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들 고금리 상품 '해지 권유'

중앙일보

입력

회사원 李모(41)씨는 최근 보험모집인으로부터 저축성 보험을 해약할 것을 권유받았다.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더 좋은 보장성 상품이 있으니 바꿔 가입하라는 것.

이 보험모집인은 "사실 최근 금리가 낮아 자산을 굴리기 힘들고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고객에게 이렇게 권한다" 면서 "저축성보험을 한건 해약하면 2만원씩 수당을 받는다" 고 말했다고 李씨는 전했다.

◇ 역마진 고통을 고객에 전가(?)=금융감독원(http://www.fss.or.kr)은 최근 일부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확정이율이 높은 고금리 상품을 해지토록 한 보험모집인에게 근무 평점을 올려주는 것으로 파악했다.

계약해지 실적이 높은 영업소에 운영비를 추가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곳도 있다는 것. 생보사들은 특히 종신보험의 이점을 부각하며 고금리 상품의 해지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가 계약해지에까지 나서는 것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투자해 올리는 수익률이 예정이율(보험가입 당시에 정해진 이자율)에 못미치는 역마진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기 어려워지자 그동안 고금리를 약속하며 치중해온 저축성보험 계약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금리형과 금리연동형 상품의 비중은 64대 36으로 확정금리형이 많다.

◇ 부당한 권유는 분명하게 거절해야=금감원은 이같은 생보사의 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 실태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대형 생보사 임원들을 불러 점검 내용을 설명하고 일단 자체 조사를 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고 말했다.

그는 "당장 월 보험료를 적게 내고 보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기존 고금리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있다" 면서 "조건을 잘 알아보고 부당한 해지 권유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정선구 기자 su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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