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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인맥지도] 1. 지방대교수 싱크탱크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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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盧武鉉)시대에는 정권 주류층의 '인맥지도'가 크게 뒤바뀔 조짐이다. 盧당선자가 스스로 고른 첫 인사작품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를 상징하고 있다. 인수위 인선의 큰 특징은 지방대 교수의 부상(浮上)이다.

인수위는 임채정(林采正)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25명의 인수위원으로 구성됐다. 25명 가운데 교수는 모두 13명인데, 이중 8명이 지방대 교수다. 전체 인수위원 중의 40%가 지방대 교수이며, 교수 가운데는 약 62%가 지방대 소속이다.

반면 서울대, 연세.고려대 소속 교수는 외교통일분과위 간사를 맡고 있는 윤영관(尹永寬) 서울대 교수, 정무분과위원인 윤성식(尹聖植) 고려대 교수뿐이다. 연세대 교수는 한 명도 없다.

종래와는 전혀 다른 분포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어떤 위원회든 지방대 교수 비율이 서울지역 교수 비율보다 이렇게 많았던 적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8명의 지방대 교수들은 지역적으로 고르게 안배돼 있다. ▶대구.경북=이정우(李廷雨.경제1분과위 간사) 경북대 교수, 이종오(李鍾旿.국민참여센터본부장) 계명대 교수, 권기홍(權奇洪.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 영남대 교수 ▶부산.경남=허성관(許成寬.경제1분과위원) 동아대 교수 ▶전남=박기영(朴基榮.경제2분과위원) 순천대 교수 ▶경기=김대환(金大煥.경제2분과위 간사) 인하대 교수 ▶강원=성경륭(成炅隆.기획조정분과위원) 한림대 교수, 서동만(徐東晩.외교통일분과위원) 상지대 교수 등이다.

충청권에선 교수 대신 현직 충북도 여성정책관인 정영애(鄭英愛)씨가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5일 확정된 인수위 전문위원단에도 2명(부경대 이성호.한국해양대 김용일 교수)의 지방대 교수가 포함됐다.

盧당선자가 이렇게 지방대 교수 또는 지방 출신을 중용한 것은 다분히 의식적인 듯하다. 지방화에 대한 자신의 강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인수위가 확정한 10대 국정 어젠다의 둘째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다.

盧당선자는 지방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지방대를 지역의 '기획본부화'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 연구.개발(R&D)투자의 상당부분을 지방대 육성과 연계시켜 지방대를 그 지역의 발전전략을 주도해 나갈 컨트롤 타워로 삼겠다는 것이다.

발탁된 지방대 교수 가운데는 순수 연구활동에 주력해 온 학자들보다 지역의 사회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지역문제를 관심있게 파악해온 참여교수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예컨대 권기홍 교수는 '대구사회 연구소'이사로 있고, 이정우.이종오 교수 등도 이 연구소에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륭 교수는 '춘천리포트'란 지역단체에서 지역문제 등을 연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엔 소수파 또는 소외돼온 계층의 하나였던 지방대 교수들이 새 정부의 각종 인사에선 주요 인재풀이 될 전망이다.

강민석.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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