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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신문 활용법 ② 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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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데 ….” 자녀가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학부모들은 NIE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신문을 활용해 읽고 쓰는 훈련, 시사적인 이슈로 대화를 나누고 논리적인 사고력까지 기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학부모의 바람과 달리 아이들은 신문을 지루하고 재미없게 여긴다. 신문을 활용해 엄마와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쓰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왼쪽) 서울 월촌초 1학년 김채린양. (오른쪽) 서울 월촌초 1학년 송정아양. [사진=김경록 기자]

아이가 학교에서 글짓기 한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A4 용지 한 면을 가득 채웠는데 내용이 ‘무한 반복’이더군요. ‘어제 할머니 집에 갔다’로 시작해서 ‘강아지를 봤다. 상추를 봤다. 지렁이를 봤다 …’처럼 같은 문장이 죽 이어지더니 마지막에 ‘재미있었다’라고 소감 한마디 적은 게 끝이었어요. 일기나 독서기록장을 쓸 때도 이런 식입니다. 글쓰기 지도 중 아이와 다툴 때가 많은데, 엄마가 어떤 식으로 도와줘야 하나요. -진미영(37·경기도 용인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쓴 글을 읽다 보면 화가 난다는 부모가 적지 않다. ‘○○을 먹었다’ ‘친구 ○○랑 놀았다’처럼 주변에서 일어난 사실만 단답형으로 적을 뿐이고, 느낀 점이나 생각을 표현한 문장을 찾기 힘들어서다. 초2 아들을 둔 조민아(40·서울 강남구)씨는 “아이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어서 제주도 수련회까지 보내줬는데, 일기에 ‘어묵 반찬이 맛있었다’는 식의 내용뿐이더라”며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러는 건지,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정말 궁금하다”고 얘기했다.

『일기 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의 저자 윤태규(대구 동평초) 교장은 “글이 단조로운 이유는 생각을 열고 펼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에 대한 아무 단서 없이 혼자서 빈 종이를 가득 채워야 한다는 막막함에 글감도 떠오르지 않고 글쓰기에 대한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윤 교장은 부모의 역할은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한정했다. 아이의 서툰 표현이 답답해 글을 대신 써준다거나 빨간 펜을 들고 맞춤법을 교정해 주는 일은 금물이다. 아이에게 ‘글쓰기에는 어른들이 원하는 답이 있다’는 오해를 심어줘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빼앗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생각에 물꼬를 틔워주는 방법으로는 대화와 편지를 권했다. 엄마가 먼저 자신이 하루 동안 겪은 일이나 느낀 점을 아이에게 솔직하게 얘기해 보라는 의미다. “엄마가 아침에 삼촌을 만났는데, 전보다 살이 빠진 것 같아서 속상했단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 뒤 아이의 이야기를 유도해 내는 식이다.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교환 일기’를 쓰며 간단한 편지를 주고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 오늘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반찬 만들어 놨어. 맛있게 먹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적어두면 아이가 엄마에게 답장을 쓰듯 일기를 완성해 보는 것이다. 윤 교장은 “생각이 다양하게 뻗어나갈수록 글의 내용도 풍부해진다”며 “부모와의 소통이 아이의 생각을 열어 주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ow To NIE …쓰기 능력 높이려면

이정연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은 쓰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NIE 방법으로 ‘사진 편지 쓰기’와 ‘기사 제목 활용한 짧은 글 짓기’를 꼽았다. 신문에 쓰인 다양한 사진 중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 골라 엄마의 생각을 담은 편지를 남기는 것이다. 파란 하늘 아래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풍경 사진을 골랐다면 ‘벌써 가을이 됐구나. 엄마는 가을이 되면 여행을 가고 싶더라. ○○도 그런 마음이 드니?’라는 식으로 질문으로 끝나는 편지를 써놓으면 아이가 곰곰이 생각한 뒤 답장을 남기게 된다.

 이 연구위원은 “그림 일기를 쓸 때도 신문 사진이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말했다. 사진 속의 상황을 보고 나머지 공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도화지에 신문에 실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치인의 얼굴 사진’을 오려 붙여 놓으면, 아이는 ‘먹기 싫은 음식이 앞에 놓여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떠올려 그려 넣으면 된다.

 기사 제목에 쓰인 어려운 어휘의 낱말 뜻을 찾아보고, 이를 활용해 짧은 글을 지어 보면 문장력과 어휘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신문 제목에는 한자어나 축약어처럼 함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고급 어휘가 많이 사용된다”며 “이런 단어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사고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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