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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긴장…조화…

중앙일보

입력

미술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각각 유용하고 필수적인 표현수단으로 공존하고 있다.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디아나의 노래' 전은 미래 예술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자는 기획전이다(29일까지) .

출품작가는 강용면.강홍구.김종구.노상균.김아타.양주혜.육근병.이순종.임영길.정동암.코디최.홍명섭.홍승혜.황인기씨 등 14명. 디지털시대를 사는 아날로그 세대인 40대가 주류를 차지한다.

이들의 설치.영상.디지털사진.컴퓨터그래픽.가상현실 작품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의 긴장과 교류를 보여준다.

정동암씨는 2층 전시장 입구 계단에 가상현실 작업을 설치했다. 스크린에는 역사적 희생자의 영상이 비치고 관람객이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이 센서를 통해 희생자를 밟는 행동으로 전환된다.

왼쪽 암실에선 육근병의 비디오 'Breath' 가 상영 중이다. 종군위안부 할머니, 억울한 옥살이를 한 노동자 등 세상의 장벽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고있는 사람들의 숨소리를 들려준다.

목제 평상 위엔 거대한 놋쇠 밥그릇이 올려져 있다. 강용면의 '온고이지신-2001' 은 놋그릇 안에 담긴 쌀 위로 밥.꽃과 무속이미지들이 번갈아 비춰지며 민중의 삶과 애환을 노래한다.

임영길은 '12지신 2001' 에서 목판화와 이를 토대로 만든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여준다.

사진작가 아타김의 '뮤지엄 프로젝트' 는 나체의 남녀와 어린이를 통해 밀교(密敎) 적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

오른쪽 암실에는 이순종의 비디오 '실뜨개 놀이' 가 상영 중이다. 부모와 아이의 손만을 확대한 작품은 전통과 여성성,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코디최의 데이터베이스 회화가 기다린다. 건축설계 데이터에 사람을 합성해 출력한 새로운 회화방식이다.

홍승혜씨는 사각형 격자가 기하학적으로 이동하고 소멸하는 첫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품을 내놨다. 바닥에는 홍명섭의 '동충하초' 연작이 놓여있다.

인조가죽으로 감싼 징그러운 덩어리 위에 핀 꽃들은 이질적이고 유전공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25일 작가와의 대화엔 김종구.양주혜씨가 나온다. 02-760-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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