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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콜로라도, 부진의 끝은 어디인가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작년 시즌 지구우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지구 2위를 차지한 LA 다저스, 그리고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많은 힘을 쏟았던 콜로라도 로키스등이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 많은 언론들과 팬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적중되지 않았다. 최근 서부지구는 애리조나의 독주속에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애리조나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샌디에고와 콜로라도는 일찌감치 지구 선두권에서 벗어나며 3강 2약으로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고는 언론과 팬들의 예상에서 근접할 수 있는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유독 콜로라도 로키스만이 지구 최하위의 부진의 늪에 빠지며 그 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현재 콜로라도의 부진은 타선보다 팀이 창단 되었을 때 부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 받아왔던 투수진에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고 콜로라도가 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 스토브리그에서 메츠의 에이스인 마이크 햄튼과 양키스의 좌완투수인 데니 네이글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햄튼과 네이글, 두 투수들과 장기계약을 위해 1억7천만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정도로 그 동안 타격의 팀으로 불리어져 왔던 팀을 투, 타 조화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는 현재 지구 최하위이다. 분명 팀 타선의 문제는 아니다. 토드 헬튼 - 래리 워커의 좌완 콤비는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후안 페에르와 네이피 페레즈는 가장 강력한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제프 시릴로, 토드 워커 같은 중거리 타자들도 중심타선을 잘 뒷받침 해주고 있어 타선 어느 부분이나 문제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정확한 답이 바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투수진의 부진이다. 이런 투수진의 부진은 선발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부진에 빠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팀의 에이스인 마이크 햄튼은 4월에 3승과 2.97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시작했고, 5월에는 4승 2패, 2.45의 방어율로 4월보다 더욱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햄튼의 이런 페이스는 그가 사이영상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났던 것이 사실이고, 덩달아 콜로라도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승세는 5월까지가 전부였다. 6월에는 2승 2패와 6.37의 방어율을 보이며 부진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7월이 들어서는 3패와 9.00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햄튼의 부진과 엇갈려 팀 성적 역시 추락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콜로라도는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가 아닌 지구 최하위 후보가 되고 말았다.

햄튼을 뒷받침 해주어야 할 데니 네이글과 페드로 아스타시오 역시 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어 사실상 최근 콜로라도의 선발진은 거의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선발진에만 국한된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 불펜진 역시 마이크 마이어스를 제외하고는 제몫을 해내고 있는 투수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작년 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로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었던 호세 히메네즈는 작년 만큼의 구위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이런 투수들의 부진은 환경적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 콜로라도의 홈 구장인 쿠어스 필드가 투수들에게 가장 불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그리고 구장의 영향 이외에도 기후 역시 많이 작용했다.

콜로라도는 고지대임과 동시에 기후가 온난하고 건조하다. 6월 이후 많은 투수들이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점점 더워지는 날씨로 인해 투수들이 체력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콜로라도가 이런 부진의 늪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투수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선발투수, 불펜투수, 마무리투수등 모두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투구해야 할 것이다.

과연 콜로라도가 최악의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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