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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국민 원하면 이겨서 완주” … 단일화 참여 첫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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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19일 강원도 대관령파출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난기류에 싸인 듯하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9일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에 종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강원도 강릉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끝까지 가야죠”라며 대선 완주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어 “‘끝까지’라는 것이 단일화를 포함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만약에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다. 아니면, 아닌 대로”라고 답변했다.

 ‘국민이 원한다면’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가능성을 비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는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대통령도 국민이 뽑으시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만약 단일화를 할 경우 담판 형식 대신 경선을 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안 후보는 출마선언 당시 자신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정치개혁에 대해 “이 정도면 정치쇄신이 됐다, 또는 확실히 될 것 같다는 희망을 다 포함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에는 여전히 “내가 단일화 논의에 응할 수 있게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한 셈이다. 안 후보는 ‘아니면, 아닌 대로’라면서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렇지만 민주통합당에선 대선이 두 달(20일로 D-60일) 남은 상황인 만큼 안 후보가 서서히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통합당 주변에선 단일화 논의의 결론이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이전에 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기호 문제를 포함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투표용지에 두 사람 이름이 동시에 새겨지기 때문에 단일화를 해도 사표(死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점엔 안 후보 참모들도 동의한다.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고 경선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한 달 남짓이다.

 문재인 후보도 단일화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나선 양상이다.

 문 후보는 이날 민주통합당 소속 시·도지사들과 정책협의회를 열어 기초자치단체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에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기초자치단체 의원만이라도 정당 공천을 배제시키는 공약을 내세워달라”고 하자 “저도 공감한다”고 한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에 대한 정당 공천 제외는 안 후보가 주장해온 정치개혁의 과제 중 하나다. 안 후보는 8일 대구대 강연에서 “시·군·구 의회는 최소한 정당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며 “이를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기득권 때문”이라고 했었다.

 문 후보는 다만 “정당 공천이 폐지되면 여성 의원들을 일정비율 이상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초의원들을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으로 나누어서 지역구 의원에 대해선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이어 “재정 분권까지 제대로 이루는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를 만들어 지방 분권이 본격화되는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균형 발전을 계속할 세력과 역행하는 세력 간의 대결”이라는 말도 했다. 앞서 안 후보는 대구대 특강에서 “지방 분권이 제대로 돼야 한다”며 “예산권도 가장 효과적인 것부터 순차적으로 이양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통합당 내 인적 쇄신 문제에 대해선 아직 양측의 입장에 시각차가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제가 말씀 드린 최소한 세 가지(협치, 직접민주주의, 특권 포기) 정치개혁을 위해 인적 쇄신이 필요한지는 정당 내에서 판단하실 몫”이라면서도 “국민들도 지켜보면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은근히 인적 쇄신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지역과 계파를 초월한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혁신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별도의 인적 쇄신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문 후보 측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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