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종 학생도 "독도는 한국땅"

미주중앙

입력

친구들과 함께 5개 국어로 된 독도 안내서를 발간한 김치영·이세영·선샤인 델라오·나지 세바스찬·이주환·김신의(왼쪽부터) 군이 9일 본사 앞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중국어와 러시아를 번역한 셀리나 판양과 마이클 바이스맨 군은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최근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타인종을 위한 독도 안내서를 발행한 기특한 고교생들이 있다.

1.5세와 2세 한인들과 타인종 고등학생 9명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 조사한 독도에 대한 자료를 한국어와 영어 외에 스패니시와 중국어 프랑스어 러시아어까지 5개 언어로 번역한 뒤 이를 안내 책자로 만들어냈다.

이를 주도한 학생은 노스할리우드고교에 다니는 김치영(17)군. 중앙일보 학생기자이기도 한 김군은 작년 8월 LA에서 열린 이상태 박사의 독도 강연회 통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책자발간에 나섰다.

그는 "독도가 당연히 한국 땅이라는 증거가 분명한데도 국제적 이슈가 되는 게 답답했다"며 "정확한 독도의 역사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학교 친구들과 주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자료를 번역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인 학생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한국어와 영어로 정리하면 타인종 친구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이를 번역했다. 책자 커버는 이세영(LECES 12학년)군이 디자인 실력을 발휘했다.

책 인쇄비도 김군이 지난 8월 남가주부동산협회에서 받은 장학금 500달러와 다른 친구들이 조금씩 보탠 돈을 모아 마련했다. 이들은 200권을 인쇄해 재학중인 학교와 인근 지역 도서관 커뮤니티 단체 등에 찾아가 나눠줬다.

스패니시를 번역하고 중국어 번역에 참여한 선샤인 델라오(EIE 10학년) 양은 "가끔 언론이나 한인 학생들을 통해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솔직히 무엇 때문에 이슈가 되는지 몰랐다"며 "번역하면서 독도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영어 에디터로 참여한 이주환(세라노고교 12학년)군과 한국어를 번역한 김신의(노스할리우드고교 11학년)군은 "한국에서 온 사람도 독도의 역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 책자가 인종을 떠나 미국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사실을 전해주는 도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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