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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공세 힘들었나 신아람 전국체전 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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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신아람

12일 대구 정화여고 체육관. 제93회 전국체육대회 펜싱 경기가 한창인 이곳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한산하던 체육관 입구에 수백 명의 학생이 몰려들었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 촬영을 하는가 하면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려도 교실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달려드는 학생들도 있었다. 누가 온 것일까.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펜싱 스타는 신아람(26·계룡시청)이었다. 신아람은 이날 학생들의 저돌적인 애정공세에 연신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아람은 첫 경기인 16강전 참가 직전까지 사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부담 때문이었을까.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신아람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여자 에페 개인전 4강에서 정효정(28·부산시청)에게 6-15로 져 공동 동메달에 그쳤다. 정효정은 신아람과 함께 런던 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사이다. 신아람은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두화정(인천 중구청)을 15-7로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8강전 주은혜(대전시청)를 상대로 15-13으로 가까스로 이기며 힘이 빠졌다.

 신아람은 경기 전 “이번 대회는 꼭 우승하겠다”고도 했다. 그만큼 간절했다. 그는 지난 8월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승 진출을 놓쳤다. 대신 피스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같은 아픔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그에게 전국체전 우승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신아람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올림픽 후 여러 행사 등 스케줄이 빡빡해 훈련이 부족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고에서 처음 경기를 했는데 갑작스러운 팬들의 응원 분위기가 적응이 안 돼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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