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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포커스 (5) 예비 FA들의 설레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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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에 FA가 가능한 선수들은 15명선에 이를 전망이다. 포수만빼고 전포지션에 골고루 분포되어있어 이들만 영입해도 하나의 팀을 만들 수 있을정도다.

이승엽·마해영·이숭용, 여기에 철벽 내야를 자랑하는 이종민·박종호가 가세하고, 외야에서는 장원진·정수근·김재현이 시장에 나온다.

투수진도 이름값에서는 만만치 않다. 국내최고의 마무리 진필중이 시장에 나오고, 미들맨 조웅천과 선발투수 안병원도 FA조건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이름값이 높은 선수들인 만큼 풀어야할 숙제들도 많다. 8개구단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해외진출을 원하는 선수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과 진필중은 2003시즌이 끝나면, 어떤방식으로든 해외진출을 이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3수생이 되어버린 진필중은 올 시즌 더욱 피나는 훈련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넘겠다는 생각이고, 이승엽도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쓰이 히데키(요미우리 자이언츠)등 일본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들에게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연봉이다. 내년 시즌 FA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구단들이 토해내야 할 액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속구단은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안겨주면서 붙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승엽, 마해영은 0순위. 여기에 두산은 진필중, 현대는 박종호에게 연봉에 대한 관심을 많이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연봉은 그만큼 이적료에 대한 부담이 커져 사실상 영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그동안 FA선수들의 연봉중 최고는 박경완이 2억8천만원이었던 지난 시즌이었다. 양준혁보다 1천만원 많은 연봉.

하지만, 이미 마해영은 4억원선을 이승엽은 5억을 넘어 6억대에 육박하는 연봉이 확실시 된다는 점에서 삼성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은 모두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히려 준척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을 위한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현행 FA규정상 타구단 선수를 2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는 조건(FA해당 선수가 10명이상일 경우)을 생각한다면, 박종호와 유지현을 삼성에서 눈독 들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진필중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구원투수가 취약한 팀들의 영입가능성이 제기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연봉을 받기위해서는 성적이 최우선이다. 지난 시즌 FA선수들이 계약과정에서 고전했던 원인은, 무엇보다 평년 수준의 성적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구단들에게 "한물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함은 필수 조건이고, 그에 따라 예비 FA선수들은 성적을 끌어올려야하는 우선과제가 생겼다.

비싼 몸값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아서 이른바 FA먹튀를 양산하는 한국 프로야구. 하지만, 구단들은 먹튀라는 생각보다 검증된 경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올 스토브리그에서 이들의 몸값 높이기 위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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