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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미애 샤론코치&멘토링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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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오지랖 넓은 강남 아줌마(?)에 불과했다. ‘조카 용돈을 얼마 줄 지’ ‘시댁 명절선물로 무엇을 해야 할지’와 같은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고민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땐 그게 컨설턴트의 길에 들어선 것인지 몰랐다. 하지만 그의 자녀가 2년 동안의 캐나다 조기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2003년, 사람들은 ‘자녀 교육’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탁월한 영어실력을 뽐냈던 그의 자녀들 덕분이었다. 이제는 ‘대치동 샤론코치’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샤론코치&멘토링 연구소 이미애(50·사진) 대표 이야기다.

이 대표의 아들은 현재 명문대에 재학 중이고, 딸은 특목고를 졸업했다. 그에게 “자녀 교육에 성공한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되물었다. “강남에 사는 모든 아이가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어 해답을 제시했다. “엄마 욕심으로 무리하게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켜 어릴 때 이미 공부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죠.” 

-실제 본인도 ‘극성’ 엄마였을 것 같습니다.

“극성이요?(웃음) 마음먹은 일이 있으면 바로 실행하는 성격이긴 해요. 아이들이 캐나다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사우나에서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났어요. ‘대치동에서 대청중학교가 가장 좋으니 딸아이를 그곳에 보내라’고 하더군요. 그날로 바로 부동산에 갔어요. 대청중학교에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선경아파트를 계약했죠.”

-자녀 교육에 성공한 비결이 있다면요.

“책을 정말 열심히 읽혔어요. 아이들이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빼놓지 않고 청계천에 갔어요. 중고 도서를 사기 위해서였죠. 몇 년 지나지 않아 30평대 아파트 모든 벽면이 책장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당시 한국에 나온 아이 대상 책은 모두 읽혔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강남 엄마로 20여 년 살면서 느낀 대치동의 장점이 궁금해요.

“가장 큰 장점은 텃세가 없다는 거예요. 대부분 사람들이 이주민이다 보니 가능한 일이죠. 동네 자체가 교육열이 높다보니 학생의 학습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요. ‘우리 아이 공부하니 피아노 치지 마세요’ ‘시험기간에 인테리어 공사는 안 됩니다’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동네입니다.”

-그렇다면 단점은 뭔가요.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학부모들은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 자녀 교육에 실패하기 쉬워요. 상위권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에 보내면 자녀 성적이 무조건 오른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세학습’이란 부작용을 낳죠. 선행학습에만 치중한 나머지 실력도 갖추지 않은 채 진도만 빨리 나가는 거예요. 아이들을 학원에 가두고 선행학습을 시키지만, 절대 성적은 오르지 않죠. 복습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저장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합니다.”

-강남 학부모들만이 가진 문제점도 있나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다른 존재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지역의 경우 학부모 상당수가 명문대를 나왔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해 있다 보니 자녀들에게 ‘나는 학원도 한 번 안 다니고 서울대 합격해 의사가 됐는데, 너는 학원 보내고, 과외 시켜주는데도 이 정도 밖에 안되냐’며 다그치죠. 하지만 강남 학부모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아이들 성적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성적과 가정의 화목함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TV 보지 말아라’ ‘민수는 이번에 1등 했는데, 너는 뭐니’ 등 잔소리가 이어지면 학생들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지겠죠. 대치동에 학원과 병원, 금융기관 다음으로 많은 게 PC방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집이 불행한 아이들이 도피하는 장소죠. 온라인게임에 한 번 맛들인 아이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나요.

 “학생들이 부모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서운했는지,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 지 등 마음속에 담아놨던 이야기를 쏟아내게 유도하죠. 자녀 얘기를 듣고 충격 받는 부모들이 많아요. 자신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자녀에게 큰 상처가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죠.”

-선배 엄마로서 전해줄 말이 있다면요.

 “부모들도 자신의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를 믿고 기다릴 수 있는 힘도 생겨요. 학생·학부모의 최종목표는 명문대 입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유명학원 입학시험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예요. ‘입시는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글=전민희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알림] 자녀 교육 고민 해결해 드립니다

중앙일보 ‘강남 서초 송파&’이 샤론코치&멘토링 연구소 이미애 대표와 함께 자녀 교육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자녀의 학습 문제점, 사교육 선택법 등 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e-메일(skymini1710@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 학년, 성적, 현재 받고 있는 사교육, 학부모 연락처 등을 상세히 적어주세요. 컨설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익명으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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