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편파해설] 승리 줬는데도 두산이 못 먹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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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롯데가 ‘드십쇼’ 했는데 두산이 못 받아 먹었다.

 양 팀이 혈전을 치렀다. 롯데가 자멸하는 분위기였지만 두산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송승준의 컨디션이 좋았다. 롯데는 상대 전적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니퍼트를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5회에 역대 플레이오프 한 이닝 최다실책(3개) 타이를 기록하며 역전을 허용해 스스로 무너졌다. 그러나 3-5로 뒤진 상황에서 박준서의 대타 홈런은 단순한 동점 홈런이 아니었다. 역전한 것처럼 분위기를 확 끌어왔다.

 불펜 싸움에서 역시 롯데가 두산보다 강했다. 롯데 불펜은 두산 타선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하지만 두산은 기대했던 홍상삼이 무너진 뒤 주르르 미끄러졌다. 한 번 기세가 오른 롯데는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연장 10회 초 황재균이 역전 2루타를 때려낸 뒤 손아섭의 스퀴즈 번트 때 투수 김강률과 1루수 오재일이 부딪치는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그 전에 5-5 동점이던 9회 말 1사 1, 2루에서 김현수의 타구를 잡은 박종윤의 수비는 대단했다.

 또한 벤치 싸움에서도 롯데가 앞섰다. 롯데가 제 타이밍에 투수 교체를 한 반면 두산은 ‘한 타자 더 보고 바꾸겠다’는 식의 늦은 투수 교체를 해 패배를 불렀다.

 롯데는 부상 당한 강민호의 2차전 출전 여부가 중요하다. 용덕한이 투·타에서 맹활약했지만 롯데의 주전 포수는 분명 강민호다. 2차전에서도 두산은 롯데의 분위기와 상승세를 꺾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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