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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야수들의 지원 못받는 박찬호

중앙일보

입력

불운의 연속이다.

유독 박찬호가 마운드에 있을 때만 다저스 타선은 침묵을 지키며 수비 뒷받침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타선이 터진다 하더라도 박찬호가 강판당한 후 승패와 관련 없는 상황에서 터진다.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박찬호 선발경기에서 2득점만을 올린 다저스는 그날 이후 4연승을 거두었다. 4연승을 거두는 동안 다저스타선은 맹공을 퍼부었다.

27일 자이언츠전 14점을 비롯해 28일 7점,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부터 이틀 연속 7점을 거둔 다저스다. 4경기 평균 대략 9득점을 올린 셈이다.

마운드의 높이가 아닌 타선의 지원으로 팀의 상승세가 형성되어 이날 경기에서도 다득점을 기대했었다. 더욱이 상대는 시즌 4승 7패, 방어율 5.51로 평범한 기록을 보유한 투수였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다.

1회초 출발은 좋았다. 2사 1,2루에서 에릭 캐로스가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계속되는 찬스에서 이때까지 6연타수 안타를 기록한 애드리안 벨트레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서 안타가 터지지 않은 것이다.

2회에도 채드 크루터의 2루타로 만든 1사 2루의 찬스가 무산됐다.

박찬호가 6회말 수비전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동안 다저스는 평범한 상대투수로부터 2점만을 뽑아내는 허약한 공격력을 보였다.

8회 숀 그린이 역전 솔로홈런을 쳐내 3-2로 앞서가 승리를 따내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수비지원이 뒤따르지 못해 승리를 놓쳤다.

박찬호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2사 만루에서 필 네빈의 원바운드돼 높이 튀는 타구를 3루수 벨트레가 맨손으로 잡으려다 떨어트려 동점을 허용했다. 네빈의 발이 빠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제대로만 잡아서 던졌어도 아웃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1일 애리조나전에서 중견수 톰 굿윈이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3실점을 허용했던 부분과 연관돼 더욱 아쉽다.

3-3 동점으로 박선수로부터 9승이 날라가자 다저스 타선은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9회초 다저스는 예상외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으로부터 4점을 뽑아냈다. 이런 득점력이 이번에도 박선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 지원되지 못한 것이다.

박선수는 이날 7과 1/3동안 3실점을 하면서 14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이어나갔다. 그렉 매덕스의 16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에 이제 2경기 만을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14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나가는 동안 박선수가 올린 승수는 고작 6승(4패). 호투를 하고도 반타작의 승리도 못 올린 셈이다. 올시즌 박선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 다저스는 1할대의 빈공을 보였고 유독 박찬호 선발때만 야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즌 20승을 향해 롱런을 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야수들의 지원은 너무나도 절실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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