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군 1명 “상관 사살 후 귀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91호 01면

북한군 병사(하전사) 1명이 6일 낮 상관을 살해하고 남북을 잇는 경의선 도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북측 지역에서 낮 12시를 전후해 6발의 총성이 울렸다”며 “12시6분쯤 북한군 하전사 1명이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의 MDL을 넘어서 뛰어오며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성기를 통해 북한 병사의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12시10분쯤 귀순을 유도해 신병을 안전하게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의선 도로 군사분계선 넘어… 총 맞은 2명 생사 몰라

귀순 북한군 병사는 “북측 경비초소에서 경계 근무를 하던 중 소대장과 분대장을 사살하고 귀순했다”고 밝혔다. 10대 후반의 귀순 병사는 총을 버리고 비무장 상태로 우리 군 초소로 뛰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 과정에서 우리 군과 북한군 간의 무력 충돌은 없었다. 사건 직후 북측 초소 인근에선 쓰러진 북한군 2명을 옮기는 모습이 관측됐으나 피격당한 두 명의 북한 군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귀순 병사를 상대로 귀순 사유 등에 대한 합동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귀순 경로는 파주와 개성의 남북 출입사무소를 연결하는 아스팔트 도로다. MDL상엔 아무런 장애물이 없고, 남과 북의 초소는 MDL을 사이에 두고 500m 떨어져 있다. 양측 초소는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남측 차량과 인원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군 귀순 사건이 발생한 뒤 우리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남측으로의 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도라 OP 등 인근 안보 관광 지역의 관광객 방문도 평상시처럼 진행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체류하던 300명 안팎의 우리 측 기업 관계자들은 당초 예정대로 오후 2시와 2시30분에 각각 남측으로 들어왔다. 다만, 오후 2시쯤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던 2명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개성공단 입·출경은 끝났고, 월요일인 7일 재개된다. 개성공단의 체류 인원은 현재 3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휴전선을 통해 귀순한 것은 2010년 3월 2일 북한군 하전사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의 MDL을 넘어온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군 병사가 상관을 살해하고 귀순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 군은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해당 부대는 물론, 국방부와 합참이 비상(위기)조치반을 소집했다”며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도 지휘통제실에서 귀순 사건과 관련한 처리 과정을 지휘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