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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축구 흥행 ‘수퍼 매치’에 해답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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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후반 5분 수원 오장은(가운데)이 결승골을 넣은 뒤 홈 팬들 앞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수원이 1-0으로 이겨 서울에 7연승을 거뒀다. [수원=연합뉴스]

프로야구가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의 프로 스포츠로 아성을 쌓았다. 이에 반해 국내 프로 스포츠 양대 산맥인 프로축구는 관중 증가세가 프로야구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프로축구의 히트 상품인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맞붙는 ‘수퍼 매치’는 ‘프로축구도 야구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7대 더비 매치로 선정한 양팀의 경기에는 항상 구름처럼 관중이 몰려든다. 3일 수원의 홈 구장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맞대결은 4만3352명(4만3959명 수용)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두 구단은 수퍼 매치를 앞두고 치열한 장외 대결을 펼친다. 수원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팬들에게 ‘북벌(北伐) 완장’ 1999개를 판매했다. ‘북벌’은 수원보다 북쪽에 있는 라이벌 서울을 정벌하자는 의미로 지난해 8월 처음 응원문구가 됐다. 그해 10월 수원 주장 염기훈이 착용하기 시작한 이후 수원 팬들에겐 승리의 징표가 됐다. 이번에 1999개를 제작한 건 1999년 K-리그 전관왕의 기운을 받자는 의미다. 원정팀인 서울은 지난 수원 원정경기부터 ‘승리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45인승 버스 40대에 1800여 명이 나눠 타고 이동하며 버스 안에서부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서포터스뿐만 아니라 일반 팬들도 함께 어울리며 즐기고 있다. 전재홍 서울 홍보팀장은 “거리가 멀어 이동을 꺼리는 일반 관중의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하게 수원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서울의 징크스는 이어졌다. 리그 1위 서울은 이날 수원과의 K-리그 34라운드에서 후반 5분 오장은(27)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졌다. 2010년 8월 이후 수원전 7연패(FA컵 포함)를 당한 서울은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수원은 승점 59점(17승8무9패)으로 이날 리그 경기가 없었던 울산(승점 57)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서울은 수원 징크스를 끊기 위해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간간이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오장은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슈터링’이 되는 바람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전반 20분 만에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거친 파울로 교체 아웃돼 날카로운 창 두 개를 잃었다. B그룹(하위 8개 팀) 선두를 달리고 있는 9위 인천은 수비수 이윤섭의 두 골로 대구를 2-1로 물리쳐 10경기 연속 무패(8승2무)를 이어 갔다.

수원=오명철 기자

◆프로축구 전적(3일)

▶A그룹

수원 1-0 서울 경남 0-0 제주

부산 2-2 전북

▶B그룹

인천 2-1 대구 전남 0-0 강원

광주 1-1 대전 성남 2-0 상주

※상주는 잔여경기 보이콧으로 자동 패배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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