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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히터] 기린아 드와이트 구든

중앙일보

입력

신인왕이나 사이영상은 어느 것이든 일생에 단 한번만 타도 느긋한 상들이다. 욕심 많게도 이 두 상을 한 사람이 싹쓸이한다거나, 해를 바꿔가면서 차지한다면 다른 선수들은 가슴을 칠 일이다.

페르난도 발렌주엘라는 1981년에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모두 수상했다. 이와 달리 톰 시버는 1967년에 신인왕이 된 뒤 한 해를 뛰어 넘어 1969년에 사이영상을 받았다.

발렌주엘라가 상을 탄 때는 그가 만 21년 하고도 10일이 지난 다음이었는데, 드와이트 구든은 85년에 사이영상을 탐으로써 발렌주엘라의 기록을 깨뜨려버렸다.

구든이 상을 받은 것은 만 21살 되는 생일을 3일을 앞두고니까, 발렌주엘라보다 13일이나 빨리 이상을 받은 셈이다.

이들 말고도 이 두 상을 같이 탄 선수가 두 명 더 있다. 돈 뉴컴(1949년 신인왕, 1956년 사이영상)과 릭 서클리프(1979년 신인왕, 1984년 사이영상).

구든의 수상이 빛나는 것은 최연소수상의 기록 말고도 심사위원 24명 전원이 1위로 뽑은 만장일치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120점 만점을 받고 사이영상을 탄 투수에는 '황금의 왼팔' 샌디 쿠팩스(1963년, 65년, 66년 3차례 수상), 1968년의 데니 맥클레인과 밥 깁슨과 1967, 1977년의 론 기드리, 스티브 칼튼(1972, 1977년) 등이 있다.

또한 구든은 1985년 5월 30일부터 8월 25일까지 14연승을 기록했으며 31이닝 연속 무실점, 40이닝 연속 무자책점(8월31일~10월2일)을 기록하는 등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구든의 승률 0.857은 20승투수 중 두번째로 높은 승률로 이 부문의 1위는 1956년 프레처 로우가 세운 0.880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올시즌에 구든과 같은 '기린아'가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프로야구는 이런 기린아들에 의해 기록이 살이 찌고, 관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 김창웅의 핀치히터 리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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